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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가 영국 고객들에게 : '차 값 10% 더 내야 할지도 모른다'

브렉시트 때문이다.

  • 허완
  • 입력 2019.02.18 15:28
  • 수정 2019.02.18 15:30
ⓒDavid M. Benett via Getty Images

포르쉐가 영국 소비자들에게 ‘차 값의 최대 10%를 더 부담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넣고 있다. 브렉시트 때문이다.

BBC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포르쉐 영국 법인은 차량이 인도되는 시점에 최대 10%의 관세가 부가될 수 있다고 고객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이론상 영국이 유럽연합(EU)과 아무런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no deal) 브렉시트가 벌어지면 영국으로 수입되는 승용차에는 10%의 관세가 붙게 된다. 포르쉐는 영국에 생산 공장을 두지 않고 있다.

포르쉐는 브렉시트 협상이 원활하게 매듭지어지지 않을 경우 ”(브렉시트 날짜인) 3월29일 이후 영국으로 수입되는 차량에 최대 10%의 관세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1월17일 이후에 차량을 주문한 고객들에게 이같은 ”예방적 조치”가 적용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는 브렉시트 이후에 차량을 인도 받게 될 가능성이 높은 고객들에게 이같은 관세의 영향이 있을 수 있음을 안내하기로 했다. 차량이 판매되는 시점에 이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원할 경우 고객들이 그에 따라 주문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포르쉐는 ”다른 산업 분야와 마찬가지로, 영국과 EU의 향후 관계에 대한 포괄적인 명확성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좀처럼 결말이 보이지 않는 브렉시트 협상이 어느 쪽으로든 빨리 매듭지어져야 한다는 얘기다.

ⓒMike Kemp via Getty Images

 

‘제2의 전성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영국 자동차 산업은 브렉시트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분야 중 하나로 거론된다. 브렉시트 이후 관세장벽이 부활하면 촘촘히 얽혀있는 완성차 및 자동차 부품의 생산과 수출·수입 네트워크에 거대한 혼란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럽자동차제조협회(ACEA) 자료에 따르면, 영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 10대 중 8대는 해외로 수출되며 그 중 54%는 EU 시장으로 향한다. 영국이 수입하는 완성차의 82%, 수입 자동차부품의 약 79%는 EU산이다.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일례로 가디언은 ”브렉시트와 관세의 위협이 영국 자동차 산업에 제기하는 문제들을 간결하게 설명하는 단 하나의 일화가 있다면 바로 이것”이라며 독일 BMW그룹 산하 미니(MINI)의 사례를 소개한 적이 있다.

미니의 엔진에 들어가는 부품 중 하나인 크랭크축은 영국 공장의 조립라인에서 차와 한 몸이 되기 전까지 세 번 바다를 건너며 총 2000마일(약 3220km)을 이동한다. 

이런 식이다. 프랑스에 위치한 협력업체는 크랭크축의 주형을 만든 다음 영국으로 넘긴다. 워릭셔의 햄스홀에 위치한 BMW 공장에서는 이걸 깎고 다듬은 다음 독일 뮌헨으로 보낸다. 뮌헨 공장에서는 이걸 다른 부품들과 함께 조립해 엔진을 완성한 다음, 다시 영국 옥스포드에 있는 미니 공장으로 보낸다. 

ⓒChristopher Furlong via Getty Images

 

영국에 생산시설을 둔 재규어랜드로버(JLR)를 비롯해 폭스바겐, BMW, 닛산, 혼다 같은 주요 자동차 업체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들은 일본에서 유래된 ‘적기생산방식(just-in-time)’을 채택하고 있다. 부품을 대거 창고에 쌓아두는 대신 최소 ‘몇 시간 분량’의 부품 재고만들 마련해두는 것이다.

이 업체들은 브렉시트 충격에 대비해 부품 재고를 미리 확보하거나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그럼에도 완전한 대비는 불가능하다.

만약 브렉시트 이후 EU와의 관세장벽이 부활하거나 통관 절차가 조금이라도 지연되면 영국 자동차 업체들은 그에 따르는 모든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 차량 가격을 인상하거나 아예 생산라인을 영국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포르쉐의 모기업인 폭스바겐은 아우디 등 산하 다른 브랜드 차량에도 이같은 조치를 적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고 BBC는 전했다. ”우리는 (영국-EU 협상) 진행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이것이 미칠 영향들을 모든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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