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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무역전쟁·남중국해 : 미국과 중국이 뮌헨에서 설전을 벌였다

메르켈 독일 총리는 트럼프 정부의 외교정책을 비판했다.

  • 허완
  • 입력 2019.02.18 10:02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제55차 뮌헨안보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제55차 뮌헨안보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THOMAS KIENZLE via Getty Images

미국과 중국이 16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무역전쟁과 화웨이 사태, 남중국해 문제를 놓고 한판 설전을 벌였다. 날로 확대되는 양국 갈등이 세계 평화를 도모하는 국제 무대도 아랑곳하지 않고 전면적으로 번져가는 모양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중국 법은 화웨이 등 통신기업의 기기나 망을 거치는 모든 데이터에 자국의 다양한 보안 기구들이 접근할 수 있도록 요구한다”며 “우리의 안보 파트너들은 이들의 위협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미국의 동맹국들은 중요한 통신 인프라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펜스 부통령의 발언은 미국을 중심으로 한 앵글로색슨 계통의 정보 협력 체제인 ‘파이브 아이즈’(미국·영국·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와 일본 등이 5세대(5G) 이동통신 사업에서 중국 기업 화웨이를 배제하거나 배제를 계획 중인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독일 등도 화웨이 배제를 검토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중국 배제’의 흐름이 완전히 자리잡도록 동맹국들을 다시금 재촉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 정부를 대표해 연설에 나선 양제츠 중국공산당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중국 정부를 대표해 연설에 나선 양제츠 중국공산당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THOMAS KIENZLE via Getty Images

 

뒤이어 연설에 나선 양제츠 중국공산당 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은 적극 반박했다. 양 주임은 “중국은 기술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데올로기의 편견을 버리고 제로섬 게임과 승자독식의 철 지난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중국의 법은 ‘백도어’(무단 정보 유출)나 정보 수집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는 유럽 국가들과 4차 산업혁명을 위해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고 했다.

펜스 부통령과 양 주임은 무역 협상을 놓고도 날카롭게 대립했다. 14~15일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협상이 타결을 보지 못한 채 다음주 워싱턴에서 협상을 이어가기로 한 가운데, 펜스 부통령은 “협상은 단지 무역 불균형에 관한 것이 아니다. 중국은 지식재산권 절취와 강제 기술 이전 등 미국과 다른 나라 경제에 부담을 주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자유롭고,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이 이뤄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양 주임은 다자주의와 호혜를 강조하며 미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면서도, 미국의 남중국해 ‘항행의 자유’ 훈련을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중국은 영토 주권과 이익을 굳게 보호할 것이며, 우리는 ‘항행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이뤄지는 주권 침해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란 핵협정 탈퇴 등 미국 트럼프 정부의 외교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란 핵협정 탈퇴 등 미국 트럼프 정부의 외교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CHRISTOF STACHE via Getty Images

 

각국 정상 및 외교·안보 지도자들이 참여하는 연례 행사인 올해 뮌헨안보회의에서 이란 핵협정 탈퇴 등을 둘러싼 미국과 독일의 대립도 눈에 띄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연설에서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에 대해 “매우 실망했다. 협정 탈퇴로 이미 힘겨운 이란의 개발을 제재하는 게 나은가, 아니면 작으나마 닻을 지키고 다른 분야를 압박하는 게 나은가”라고 비판했다. 반면 펜스 부통령은 이란을 “세계 테러의 주요 후원국”이라고 부르며 “우리의 유럽 파트너들도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펜스 부통령은 러시아~독일 천연가스관 사업인 ‘노르트 스트림2’를 비판하며 “우리는 정치적 개입과 에너지 사용을 통해 우리 동맹을 분열시키는 노력에 저항해왔다”며 노골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메르켈 총리는 “미국의 우려는 유럽의 전략적 위치를 약화시킨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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