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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맥주의 영원한 라이벌: West Coast VS East Coast

맥주 칼럼니스트가 들려주는 맥주 이야기

바이럴 :

평양냉면 vs 함흥냉면, 혹은 부먹 vs 찍먹을 보는 것처럼 맥주애호가이 이 둘의 스타일 중에서 어느 한편을 지지하며 서로 비교하며 즐기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 김주현

미국의 동부맥주와 서부맥주는 묘한 경쟁관계다

맥주 칼럼니스트가 들려주는 맥주 이야기

ⓒhuffpost

수메르인에 의해 시작된 맥주의 탄생

다른 많은 문화가 그렇듯이 맥주 역시 그 기원을 정확히 고증하기 어렵다. 하지만 기원전 4000여년 전에 수메르인에 의해 태동되었다는 가설이 현재 정설로 받아지는 편이다. 현재의 이라크 남부지역에 살던 수메르인이 곡물로 만든 빵을 잘게 부수어 맥아와 물을 부어 발효시켜서 맥주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수메르인에 의해 시작된 맥주는 중세 유럽으로 넓게 퍼졌고 여러가지 갈래로 발전됐다. 중세 유럽의 맥주들은 오락용으로 소비되기도 했지만 종교적인 의미가 부여되어 이후 ‘트라피스트 맥주‘로 정의되는 이른바 ‘수도원 맥주’의 원형이 되기도 했다.

맥주는 제국주의의 광풍으로 인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수탈하는 국가와 수탈당하는 국가가 혼란스럽게 섞인 가운데 맥주를 비롯한 많은 식품 물자들이 나라와 나라를 오가며 서로 이동을 하게 되었다. 당시 대부분의 국가간 물자 운송수단이 선박을 이용한 방법이다 보니 맥주의 보존과 유통간의 편의성을 위한 변화가 일어나게 되면서 새로운 맥주의 장르들이 태어났다.

영국에서 시작된 맥주의 산업혁명

제국주의가 휩쓸던 시절, 영국에서 생산된 페일 에일이 식민지인 인도로 운반되는 과정에서 변질되는 일이 빈번하자 보존성을 높이기 위해 홉(Hop)을 많이 넣은 새로운 맥주양조가 시도되었고, 맥주의 양조과정에서 쓴 맛을 이끌어내는 재료인 홉(Hop)의 비율이 높아져 ‘쌉쌀하고 경쾌한 맛’이 특징인 IPA라는 장르가 태동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19세기에 역시나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세계로 퍼졌고, 맥주 역시도 큰 변화를 겪는다.

제임스 와트(James Watt)가 발명한 증기기관은 맥주의 재료는 물론 완성된 맥주의 운송능력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켰고, 1879년에는 독일인 카를 폰 린데(Carl Von Linde)에 의해 가정용 냉장고가 발명되고 전파되며 맥주시장의 혁명을 견인했다. 덴마크에서 개발된 효모배양기술의 혁신도 큰 몫을 차지했다.

가장 늦게 태어났지만 가장 화려한 꽃을 피운 미국맥주

20세기에 이르러 미국맥주는 암흑기를 맞는다. 미국 농촌지역의 개신교 세력들은 ‘금주십자군(Crusaders)’을 조직하여 미국 맥주시장을 전방위로 압박했다. 결국 알코올도수 0.5%이상의 모든 술을 불법으로 규정하는 금주법안의 통과로 금주의 시대, 즉 Prohibition Era를 맞게된다.

1933에 이르러 드디어 미국의 금주법이 해제된다. 리부팅에 가까울 정도로 초기화된 시장에는 버드, 밀러등 막강한 대기업을 선두로 미국의 맥주시장이 새롭게 시작된 셈이다.

중세 유럽부터 발전해온 맥주시장과는 다른 형태로 발전한 미국 맥주는 지미 카터 대통령이 자가맥주양조를 공식적으로 승인하면서 한층 더 발전했다.

1980년에 80여개에 불과했던 양조장은 30년 후인 2009년에는 1500곳이 넘게 생겨나며 유럽과는 다른 형태로,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맥주시장을 형성하게 되었다.

미국의 맥주전쟁 : West Coast VS East Coast

미국의 동부맥주와 서부맥주는 서로 묘한 경쟁관계이다. 시장의 문화 자체도 라이벌 구도를 이룬다. 소위 ‘맥덕’이라고 지칭되는 맥주애호가들이 이 둘의 스타일 중에서 어느 한 편을 지지하며 서로 비교하며 즐기는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예를들면 평양냉면 vs 함흥냉면, 혹은 부먹 vs 찍먹과도 같은 묘한 경쟁관계의 즐거움은 맥주 본연을 즐기는 즐거움과는 다르게 또다른 재미를 준다.

오늘은 일반적으로 동부맥주에 비해 짙으며 씁쓸한 맛이 강력해서 와일드한 매력을 뽐내는 서부맥주 브루어리에 대한 소개를 하려 한다. 대형마트나 바틀샵, 시중의 펍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높은 접근성을 가진 브루어리를 우선으로 소개한다.

1.발라스트 포인트 (Ballast Point)

캘리포니아 남부도시인 샌디에고(San Diego)에 위치한 브루어리이다.

서부맥주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영원한 클래식인 스테디셀러 ‘스컬핀(Sculpin)’은 많은 맥주애호가들의 아련한 추억이라고 할 수 있다. 발라스트 포인트의 다양한 맥주들로 맥주의 멋과 맛에 입문한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종류의 다양성과 접근성,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이 맥주들은 맥주 초심자들에게 가장 강력하게 추천되는 맥주라고 생각한다. 비록 생선을 모티브로 한 라벨들은 생소하지만.

2. 시에라 네바다 (Sierra Nevada)

미국 서부 페일 에일의 교과서라고 불리우는 ‘Sierra Nevada Pale Ale’을 만드는 캘리포니아의 브루어리이다. 혁신을 바탕으로 한 도전정신과 퀄러티 컨트롤은 설립된지 3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최고의 페일에일을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3. 파이어스톤 워커 (Firestone Walker)

파이어스톤 워커(Firestone Walker) 브루어리는 형제인 아담 파이어스톤(Adam Firestone)과 데이비드 워커(David Walker)가 자신들의 이름을 따서 1996년 설립한 브루어리다.

파이어스톤 워커 브루어리는 전 세계에서 오크 배럴 에이징 맥주를 만드는 노하우가 가장 깊고 견고하다는 극찬을 받고 있으며, 배럴 에이징의 ‘장인’으로 불린다.

4. 뉴 벨지움 (New Belgium)

이름만 들으면 벨기에 맥주 같지만 미국의 맥주 브루어리이다.

서정적이고 아기자기한 라벨 디자인이 인상적이며, 맛 또한 무난하게 많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장 손꼽히는 인기 브루어리중 하나이지만 국내에서는 그리 많은 종류를 마실 수는 없다는 점이 아쉽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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