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2월 15일 16시 41분 KST

영국 메이 총리가 브렉시트 표결에서 또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브렉시트 D-43, 영국 정치인들은 아직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ASSOCIATED PRESS
메이 총리의 리더십에 신뢰는 거의 바닥으로 향하는 분위기다.

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가 하원에서 또 한 번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여당 의원들의 집단 기권 속에 자신의 브렉시트 ‘플랜 B’가 부결된 것이다. 정부가 유럽연합(EU)과 재협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메이 총리의 리더십에 신뢰는 거의 바닥으로 향하는 분위기다.

영국 하원은 14일 정부의 브렉시트 계획안을 반대 303표, 찬성 258표로 부결시켰다. 노동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 대부분이 반대표를 던진 가운데 보수당 의원 67명이 대거 기권한 게 결정적이었다. 보수당 의원 5명은 아예 반대표를 던졌다.

이날 투표는 브렉시트 합의안 공식 인준을 위한 승인 투표(meaningful vote)와는 별도로 정부가 의회의 뜻을 묻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의원들은 2주 전에 열린 비슷한 투표에서 메이 총리의 재협상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SOPA Images via Getty Images
2차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주장하는 시민들이 눈가리개를 한 채 영국 런던의 의사당 앞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19년 2월14일.

 

‘반란‘을 주도한 건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파들이었다. 강경파 모임 ‘유럽연구그룹(ERG)’ 소속 의원들은 메이 총리가 노딜(no deal) 브렉시트를 옵션에서 제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거 기권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또 메이 총리가 ‘아일랜드 백스톱’ 조항을 수정하기 위한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아일랜드섬에 물리적 국경이 부활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마련된 이 장치가 영국을 EU에 묶어놓는 ‘덫’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보수당 내 친(親)EU 의원들 중 일부도 기권 대열에 합류했다. 캐롤린 스펠만 의원은 합의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노딜 브렉시트가 벌어질 수 있다고 언급한 스티브 바클레이 브렉시트부 장관을 비판하며 정부가 의회를 ”우습게 보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Hannah Mckay / Reuters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의 인형을 실은 트럭이 영국 런던의 의사당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19년 2월1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한 각료는 ”완전 난장판이다”라는 말로 현재의 상황을 간략하게 요약했다. 또다른 정부 관계자는 이날 표결로 ”우리가 여기 통제권을 잃어버렸고, 우리가 어떤 것도 이 하원에서 통과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EU에 보냈다”고 평가했다.

메이 총리는 EU와 재협상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2월 말까지 수정된 브렉시트 합의안을 가져오거나, 만약 그렇지 못할 경우 또 한 번의 표결을 진행해 의원들의 의견을 묻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메이 총리가 자신이 이끄는 당의 의원들에게조차 단합된 지지를 끌어내지 못한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드러난 만큼, EU가 선뜻 재협상에 응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는 평가다.

최악의 경우에는 노딜 브렉시트, 그렇지 않으면 브렉시트 연기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게 됐다는 뜻이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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