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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르브론 제임스도 한국에서 뛸 수 있다

외국인 신장 제한 폐지

  • 박세회
  • 입력 2019.02.14 11:35
  • 수정 2019.02.14 11:38
ⓒ뉴스1

다리를 굽히지 못하도록 한 명이 꽉 잡고 신장을 측정한다. 키가 작다는 사실에 기뻐하며 환호한다. 한국프로농구 외국인 선수 신장 측정에서 펼쳐진 기이한 광경이다. 

지난 3월부터 한국프로농구에서는 외국인 선수의 키의 상한을 장신 200㎝, 단신 186㎝로 규정하고 이를 넘으면 국내 코트에서 뛸 수 없도록 했다. 국내 선수 보호를 목적으로 한 팀당 외국인 보유 가능 선수를 2명으로 제한한 것으로도 모자라 이 2명을 장단신으로 나눠 신장제한을 둔 것이다.  

이 때문에 나온 말이 ”르브론 제임스는 한국에서 뛸 수 없다”는 농담이다. 르브론 제임스의 키가 203㎝라 신장 제한을 초과하기 때문이다. 

자료사진. 지난 2015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데저트 오아시스고등학교에서 열린 한국프로농구연맹(KBL) 2015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및 드래프트에서 포웰이 신장측정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지난 2015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데저트 오아시스고등학교에서 열린 한국프로농구연맹(KBL) 2015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및 드래프트에서 포웰이 신장측정을 하고 있다. ⓒ뉴스1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전주 KCC의 빅카드인 찰스 로드의 등록 신장은 200.1㎝. 한국에서 계속 뛰려면 로드는 키를 줄여야 했다. 

당시 상황을 전한 연합뉴스를 보면 직원은 로드의 자세가 구부정하다며 여러 차례 교정을 요구했고 로드는 ”최대한 쫙 편 것”이라고 항변했고, 결국 로드가 한 차례 측정기 아래로 내려섰다가 다시 올라서 직원이 직접 몸을 붙잡아 고정시킨 후에야 측정이 이뤄졌다.

199.2㎝로 키 검사를 통과한 로드는 ”선수 생활 전체에서 가장 떨리는 키재기였다”고 밝혀 쓴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지난 11일 열린 한국프로농구 이사회는 2019∼2020시즌부터 이번 시즌 외국인 선수에 적용됐던 장신 선수 200㎝, 단신 선수는 186㎝의 신장제한 규정을 폐지했다.

이제 르브론 제임스는 공식적으로 한국에서 뛸 수 있다. 물론 물어보지는 않았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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