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2월 13일 18시 00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2월 14일 10시 14분 KST

트럼프가 크게 쪼그라든 국경장벽 예산을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여야 합의안이 불만족스럽다면서도 "셧다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Bloomberg via Getty Image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을 일으키는 대신 여야가 합의한 예산안을 수용할 뜻을 내비쳤다. 자신이 요구했던 남부 ‘국경장벽’ 예산에 크게 못 미치는 금액에 불만을 드러내긴 했지만, 두 달 가까이 이어져 온 대치 상황은 곧 종료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각료회의에서 ”셧다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여야가 합의한 예산안에 서명하겠다고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이를 승인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나는 첫 번째 셧다운을 받아들였고, 우리가 이룬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그 셧다운 기간 동안 사람들은 남부 국경 문제를 잘 알게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말이다. 

 

전날 공화당과 민주당 상·하원 지도자들은 예산안 원칙에 합의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한 발씩 양보한 결과물이다. 공화당은 국경장벽 예산 축소를 수용했고, 민주당은 ‘1달러도 줄 수 없다’는 입장에서 물러섰다. 이민 문제에 있어서도 타협이 이뤄졌다.

가장 큰 관심을 모았던 국경장벽 건설 예산은 13억7500만달러(약 1조5400억원)으로 잠정 합의됐다. 새로 장벽이 지어지는 구간은 약 55마일(약 89km)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00마일에 걸쳐 장벽을 짓겠다고 공언해왔다.  

잠정 합의안에 반영된 국경장벽 예산은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해왔던 57억달러에서 크게 줄어든 것이다. 12월 말 셧다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을 거부했던 민주당의 타협안(16억달러)과 비교해도 축소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야의 잠정 합의안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음에 든다는 말은 못하겠다. 신난다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그러면서도 그는 ”어쨌거나 장벽은 지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지금 얘기하고 있는 것(예산안) 말고도 다른 것들을 할 거니까 상관 없다.” 의회의 승인 없이 예산 조정을 통해 부족한 장벽 건설 비용을 충당하겠다는 얘기다.

″이 모든 일은 진행될 것이다. 우리는 아름답고, 크고, 강력한 장벽을 지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은 국경장벽 예산을 놓고 지난해 12월부터 두 달 가까이 대치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장벽 예산이 빠진 예산안에 대한 승인을 거부하는 바람에 미국 역사상 최장 기간 셧다운이 이어졌다.

이후 여야가 임시 준예산 편성에 합의함에 따라 2월15일까지 3주 동안 일시적으로 셧다운이 해제됐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셧다운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협상을 계속한 끝에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여야는 합의된 내용을 법안으로 만들 예정이다. 상·하원에서 예산안이 통과되고 대통령이 서명하는 일련의 절차가 15일까지 모두 완료되면 셧다운은 완전히 해소된다. 국경장벽을 둘러싼 지난 두 달 간의 대치 상태가 일단 종료되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거뒀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평가다. 국경장벽 예산이 크게 줄어든 데다 ‘타협은 결코 없다’는 입장에서도 물러나는 것이어서다. 지지자들을 실망시킬 수 있는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가비상사태 선포’라는 옵션이 남아있긴 하지만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공화당 지도부에서조차 회의적인 의견이 지배적이다. 법정 다툼으로 넘어갈 게 명백한 데다 앞으로 다른 문제를 놓고 의회의 협조를 구해야 하는 상황에서 야당과의 대치가 길어져서 좋을 게 없기 때문이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몇 개월 동안 이어진 셧다운 정치를 끝내야 한다”며 ”대통령은 이 예산안에 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