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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말이 많은 문희상 국회의장의 "일왕 사죄" 발언 녹음을 들어보자

″일본을 대표하는 왕, 난 왕이 했으면 좋겠어요"

  • 박세회
  • 입력 2019.02.13 12:27
  • 수정 2019.02.13 12:29
ⓒ뉴스1

지난 2월 8일(현지시각)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인터뷰에서 일왕을 “전쟁범죄 주범의 아들”이라고 표현하며 “그런 사람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손을 잡고 ‘정말로 미안하다’고 한다면 그 한 마디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언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외무성 국장급을 비롯 주한 일본 대사, 외무성 장관, 관방장관, 급기야 총리까지 발언에 대한 유감을 표하며 사과를 촉구했다.

흥미로운 건 양국 언론의 보도다. 스가 장관은 정례기자회견에서 일본 자국 내 언론 측에 “문 의장 측이 ‘양국 관계를 중시하고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아가길 바란다(는 취지였다).’는 보도자료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 정부도 ‘양국 관계가 조기에 개선되기를 바란다는 게 본래 취지이며, 보도된 내용이 본래 뜻이 아니다’라는 설명을 해왔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이 말이 ‘한국 정부의 해명’으로 크게 보도됐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일본 관방장관이 받았다는 보도자료가 크게 보도되지 않았다. 

일본 언론에서 가장 크게 문제 삼은 것은 ‘전쟁범죄‘라는 단어와 ‘주범’이라는 단어다. 일본 쪽 언론에서는 블룸버그의 기사가 나간 이후 문희상 국회의장이 ”전쟁 시 일본 국왕의 아들이라는 뜻이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이 해명 역시 국내 언론에는 크게 보도되지 않았다.

몇몇 신문에는 ”국회 측이 이와 관련해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에 ‘문 의장이 ‘전쟁범죄’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전쟁 당시 일왕의 아들’이라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고만 보도됐다. 이 발언은 잘 찾기가 힘든데, 예를 들어 세계일보의 기사 중 이런 내용이 있는 기사의 제목은 ”‘文의장 일왕 발언’ 물고 늘어지는 日”이다.  

일본의 일부 언론은 또 이걸 가지고 또 ”(원본을 들어 보면) 전범 주범의 아들이라고 했다”며 반박했는데, 그 제목은 ”폐하 사과 요구한 한국 국회의장 블룸버그 인터뷰 공개”다. 

서로 각자의 취향에 맞는 발언만 부각해 보도하고 있는 셈이다. 그럼 원래 문 의장이 한 발언의 원안은 어떤 것일까? 블룸버그는 지난 8일 첫 보도부터 쭉 문희상 국회의장의 발언 녹취 파일을 공개하고 있다. 이 녹취 파일의 ‘분위기’를 좀 더 알기 쉽게 정확하게 풀어 쓰자면 이렇다. (어법에 맞지 않는 것 역시 그대로 쓴다)

″일본을 대표하는 왕, 난 왕이 했으면 좋겠어요. 그분은 얼마 (안 있어) 이제 곧 퇴임하신다고 하니까 그분은 전범의 주범의 아드님 아니세요? 그러니까 그런 양반이 할머니 한번 손잡고 ‘정말 잘못했어요’ 그 말 한마디가 탁 퍼지는 거예요.” 

영상이 재생되지 않는다면, 블룸버그가 공개한 짧은 녹취파일은 여기서 들을 수 있다. 

*박세회 sehoi.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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