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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2월 12일 15시 08분 KST

자유한국당이 '5·18 망언'에 대해 뒤늦게 고개를 숙였다

여야 4당이 여기서 물러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1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2일 일부 당내 인사의 ‘5·18 망언’과 관련해 뒤늦게 사과했다. ‘5·18 진상규명 공청회’에서 부적절한 발언을 한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에 대한 당 윤리위원회 회부 방침도 밝혔다. 하지만 5·18 망언 사태가 불거진 시점이 이미 나흘 전이어서, 당 지도부가 여론에 떠밀려 뒤늦게 사과를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김병준 위원장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난주 당 일부 의원들이 주최한 5·18 공청회 문제로 깊은 상처를 입은 5·18 희생자, 유가족과 광주시민들께 당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김 위원장은 ”조사 결과 (5·18 공청회) 행사에서 발표된 내용이 심각했다. 특히 발제된 내용이 일반적인 역사해석에서 있을 수 있는 견해의 차이 수준을 넘어 이미 입증된 사실에 대한 허위 주장임이 명백했다”며 ”이는 결국 민주화운동으로서의 5.18의 성격을 폄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은 물론 자신의 관리 책임에 대해서도 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다뤄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발제 내용 중에는 헌정질서 문란 행위자를 옹호하는 대목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아울러 이 행사에 참여한 우리 당 의원들의 발언도 부적절했다”며 ”이에 저는 이 문제를 중앙윤리위에서 엄중히 다뤄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 요청대로 당 윤리위가 ”신속하게 입장을 정리”한다면, 그 결과에 따라 2·27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출마한 김진태 의원의 후보 자격이 박탈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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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부터),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 김종철 정의당 원내대표 비서실장 등 여야 4당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5.18 망언 발언과 관련해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한 징계안 제출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이날 사과로 5·18 망언 사태가 가라앉을지는 미지수다. 먼저 김 위원장의 사과는 5·18 망언 사태가 불거진 지 나흘 만에 나온 ‘뒷북 사과’인데다, 애초 자신의 입장과도 배치되기 때문이다.

그는 일부 자유한국당 의원이 주최한 5·18 공청회가 논란이 된 직후인 지난 10일 ”정당 안에 다양한 스펙트럼과 의견이 존재할 수 있다”며 ”우리 당의 문제니까 다른 당은 (우리) 당내 문제에 너무 신경쓰지 않았으면 한다”고 버텼다.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논리로 망언 사태를 피해가려 하다가, 불길이 더욱 거세지자 뒤늦게 사과를 내놓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종명 의원 등 망언의 당사자가 여전히 논란을 키우고 있는 것도 문제다. 한겨레에 따르면 이 의원은 이날 ‘사퇴 입장문’을 발표하며 ‘5·18 당시 북한군 개입 여부에 대한 검증’을 또다시 요구했다.

이 의원은 이날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키고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는 매우 송구하다”면서도 “다만 다양한 의견 수렴은 국회의원으로서의 기본 임무”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 위원장이 기자회견에서 문제로 지적한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이미 입증된 사실에 대한 허위 주장’을 ”다양한 의견 수렴”이라는 명목으로 다시 한번 되짚은 것이다.

5·18 망언 사태 직후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제명을 요구해온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도 쉽게 물러서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 정당은 이날 김 의원 등 세 명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제명 의지를 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