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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주지사가 국경에 파견됐던 주 방위군을 철수시킨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국경 ‘비상 사태’는 꾸며낸 위기"라고 말했다.

  • 허완
  • 입력 2019.02.12 11:32
개빈 뉴섬(민주당)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11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남부 국경에 파견됐던 주 방위군 병력을 대부분 철수시키기로 한 결정을 설명하고 있다. 2019년 2월11일.
개빈 뉴섬(민주당)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11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남부 국경에 파견됐던 주 방위군 병력을 대부분 철수시키기로 한 결정을 설명하고 있다. 2019년 2월11일. ⓒASSOCIATED PRESS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민주당)이 남부 멕시코 국경에 파견됐던 주 방위군 병력 360여명을 철수시킬 것이라고 11일(현지시각) 밝혔다. 이민자들의 불법 입국을 최대 국가 안보 위기로 규정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반기를 든 셈이다.

뉴욕타임스(NYT)AP, NPR 등에 따르면, 뉴섬 주지사가 서명할 ‘일반 명령(general order)’에 의해 주 방위군 110명은 주 소방당국으로 전환 배치된다. 또 뉴섬 주지사는 국방부와 협의해 캘리포니아 주 방위군의 마약 범죄 단속 태스크포스를 150여명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나머지 100명은 국제 마약 범죄를 겨냥한 주 차원의 ”첩보 활동”에 전념하게 된다. 이 중 일부가 멕시코 국경 지역에 배치되긴 하지만 국경 안보 강화를 위한 병력 규모는 크게 축소되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전임 제리 브라운 주지사(민주당)는 트럼프 정부의 요청에 따라 주 방위군 병력 400명을 국경 지역에 추가 배치한 바 있다. 

″(트럼프 정부가 주장하는) 국경 ‘비상 사태’는 꾸며낸 위기이며, 캘리포니아는 이 정치적 연극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다.” 12일 주 의회 국정연설(State of the State)을 앞두고 일부 내용이 미리 공개된 연설문에 나오는 뉴섬 주지사의 발언이다.

그는 중앙 아메리카에서 이민자들이 계속 미국으로 유입되는 배경 중 하나는 이 지역에서 국제 범죄 조직들이 횡행하기 때문이며, 따라서 캘리포니아 주 방위군 병력이 이 분야에 집중하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할 예정이다.

개빈 뉴섬(민주당)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11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남부 국경에 파견됐던 주 방위군 병력을 대부분 철수시키기로 한 결정을 설명하고 있다. 2019년 2월11일.
개빈 뉴섬(민주당)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11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남부 국경에 파견됐던 주 방위군 병력을 대부분 철수시키기로 한 결정을 설명하고 있다. 2019년 2월11일. ⓒASSOCIATED PRESS

팩트는 이렇다 :

→ 현지 태생 시민들보다 이민자들의 범죄율이 더 낮다

→ 불법으로 국경을 넘은 건수는 1971년 이래 가장 낮다 

→ 미등록 이민자 인구는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우리의 주 방위군을 정치적 소품으로 쓰는 것을 멈출 때다.

 

브라운 전 주지사도 지난해 주 방위군 추가 파견을 승인할 당시 이 병력이 범죄 조직, 마약 밀수범 단속 등에 투입될 뿐 트럼프 정부의 이민 정책 집행에 활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이건 새로운 장벽을 짓는 임무가 아닐 것이다. 이건 여성과 어린이를 체포하거나 폭력에서 탈출해 더 나은 삶을 추구하려는 이들을 잡아 가두는 임무가 아닐 것이다. (...) 캘리포니아로 쏟아져 들어오는 대규모 이민자 행렬은 없다. 지난해 국경에서 체포된 전체 건수는 지난 50년 가까이 그랬던 것처럼 낮은 수준이었다.” 

지난해 4월 전까지 캘리포니아에는 250여명의 주 방위군 병력이 있었고, 그 중 55명이 국경에 배치됐었다고 NYT는 전했다. 브라운 전 주지사가 승인했던 주 방위군 국경 파견 조치는 3월31일부로 종료될 예정이었다.

앞서 미셸 루한 그리셤(민주당) 뉴멕시코 주지사도 멕시코 국경에 파견됐던 주 방위군을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전임 주지사인 수사나 마르티네스(공화당)가 트럼프 정부의 요청에 따라 승인한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미국-멕시코 국경에 파견된 한 미국 군인의 모습.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2018년 11월16일.
미국-멕시코 국경에 파견된 한 미국 군인의 모습.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 2018년 11월16일. ⓒASSOCIATED PRESS

 

다만 국경에 배치되는 전체 병력 규모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가 다음달 3750명의 군 병력을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기존 병력 2300여명을 포함하면 모두 6000여명에 달한다. 멕시코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텍사스, 애리조나의 주 방위군 병력도 국경 지역에 계속 배치된다.

현역 군 병력은 각 주의 방위군 병력들과 마찬가지로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관세국경보호청(CBP) 요원들을 보조하는 임무를 수행해왔다. 현역 군 병력을 국내 법 집행(단속, 검거 등)에 동원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는 탓이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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