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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공주의 총리 출마가 "지각 변동"이라 불리는 이유를 아주 쉽게 설명해봤다

아주 쉽게 설명해봤다

  • 박세회
  • 입력 2019.02.08 15:58
  • 수정 2019.02.08 16:27
ⓒ위키미디어

태국 국왕 마하 와치랄롱꼰(라마 10세)의 누나가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계 정당’의 후보로 총리직 도전에 나선다. 3월 24일로 예정된 총선에 거대한 지각 변동이 생기고 있다. 

8일 해외 도피 중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지지 정당 중 하나인 타이락사차트 당은 우본랏타나 라자칸야 공주(67)를 총리 후보로 공식 지명했다. 

왕권과 군부 세력이 섞인 태국의 정치는 무척 복잡하다.  

현재 태국의 정치 구도를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도시 빈민과 농민들의 지지를 등에 업은 탁신계와 군부 세력을 지지하는 반탁신계의 다툼으로 정리할 수 있다.

정치 평론가들은 고(故) 푸미폰 국왕의 열혈 지지 세력인 반 탁신계를 주로 중산층과 엘리트 층으로 파악하며 이들이 쿠데타를 사주하는 경우가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쁘라윳 짠-오차 총리 역시 육군 참모총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5월 반탁신계의 요청을 받아 쿠데타를 일으켰다.

쁘라윳 총리가 권좌에서 끌어내린 인물이 바로 탁신 전 총리의 동생인 잉락 친나왓이다.

탁신이 처음 집권한 때부터 따지면 탁신 집권(2001년)-군부 쿠데타(2006년), 탁신계 잉락 집권(2011년)-군부 쿠데타(2014년)로 순환의 고리가 돌고 있는 셈이다.  

우본랏타나 공주가 총선에서 맞붙을 상대는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후 ”평화와 질서를 지키기 위해” 재선에 도전하는 쁘라윳 총리다.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되어 해외에서 도망 중인 탁신 친나왓은 아직 굳건한 지지 세력을 기반으로 자신의 당인 푸어타이(‘태국을 위하여’라는 의미)당을 지배하고 있다.

이번에 라칸차야 공주를 총선 후보로 지명한 타이락사차트 당은 사실상 이 푸어타이당과 같은 혈통이다. 

태국은 동남아시아 권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중 하나로 1932년부터 도입된 입헌군주제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도입 이후에도 19차례나 군부 쿠데타가 발생할 만큼 현실 정치는 혼란스럽게 돌아가고 있다.

이번에 친 탁신계로 총선에 나서는 우본랏타나 공주는 서거 이후에도 태국 국민이 거의 신처럼 모시는 고 푸미폰 아둔야뎃 전 국왕의 장녀이며, 현재 국왕인 마하 와치랄롱꼰의 누나다.

가디언에 따르면 우본랏타나 공주는 1972년 외국인과의 혼인으로 공식적으로는 왕족의 자리에서 물러났으나, 여전히 국민들의 마음 속에는 공주님으로 남아 있다.

왕족으로는 처음으로 총리직 선거에 나서는 만큼 현지에서는 이를 ”지각 변동”이라 평한다. 우본랏타나 공주가 집권한다면 반탁신 세력의 군부 쿠데타가 그리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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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태국 #태국정치 #탁신 친나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