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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2월 07일 14시 54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2월 07일 14시 54분 KST

인공지능, ‘머릿속 생각'도 알아낸다

중국 학생 1만명이 수업시간에 AI 헤어밴드를 착용했다.

huffpost

30년 전인 1988년 8월 4일 밤, MBC <뉴스데스크>에서 유례없는 방송 사고가 발생해, 시청자들이 놀라는 일이 발생했다. 앵커(강성구)가 지하철 요금 인상 소식을 전하는 순간, 스튜디오에 난입한 청년이 카메라를 향해 “내 귓속에 도청장치가 들어 있습니다. 여러분.”고 외친 뒤 보안요원들에게 끌려나간 일이었다. 생방송으로 전국에 중계된 이 사건은 나중에 난입자의 정신질환 때문으로 밝혀지며 해프닝이 됐다.


기술은 스마트폰과 피시에 손쉽게 도감청 프로그램을 심는 수준을 넘어, 방송사고에서처럼 누군가의 머릿속의 생각을 읽어내는 기계장치에 도전하고 있다. 최근 뇌과학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는 연구와 상업화 수준을 소개한다.

1988년 8월4일 저녁 뉴스데스크 방송중 한 청년이 난입해 "내 귀에 도청장치가 심어져 있다"고 말하는 장면이 전국에 생생하게 송출되는 방송사고가 일어났다.

머릿속 생각을 읽어내 음성으로 표현한다

“뇌파를 바로 음성으로 출력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달 29일 발간된 <네이처>에 실린 미국 컬럼비아대학 저커먼연구소 소속 마인드정신행동연구소의 수석연구원인 니마 메스가라니 박사팀의 연구논문 결과(Towards reconstructing intelligible speech from the human auditory cortex)다.

메스가라니 박사팀은 간질을 앓고 있는 환자들의 뇌에 전극을 삽입해, 피험자들이 귀로 듣고 있는 내용을 인공지능 음성인식 소프트웨어가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피험자들은 0부터 9까지 40차례 숫자를 들었다. 뇌에 심은 전극과 연결된 인공지능은 이를 인지하고 음성으로 재현했는데, 인공지능은 75%의 정확도를 보였다. 간질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발작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알기 위해 일시적으로 뇌에 전극을 꽂는 경우가 있다.

이는 청각 장애인이나 발성능력을 잃어버린 장애인들이 손쉽게 자신의 생각을 음성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술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스티븐 호킹 박사처럼 음성 합성 장치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음성이나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기술이 있지만, 절차가 복잡하고 생각하는 대로 바로 말하는 것에 비해 효율성이 낮다.

언어청각 장애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기대받고 있지만, 동시에 잘못 사용될 경우 이 기술은 누군가의 머릿속 생각을 읽어내는 도구로 악용될 가능성도 함께 갖고 있다.

‘지금 딴 생각중’ 헤어밴드 실험 결과 “성적 10% 향상”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브레인코(BrainCo)는 최근 중국에서 초중고 학생 1만명을 대상으로, 자사의 ‘포커스 헤어밴드’ 테스트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21일 동안 수업시간에 뇌파 측정 장치가 들어 있는 헤드셋(포커스 헤어밴드)을 쓰도록 요구받았는데, 헤드셋은 학생이 학습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에 관한 신호를 모니터링한다.

뇌의 고주파 베타 뇌파는 우리가 무엇엔가 집중할 때 강해지고, 저주파 알파 뇌파와 세타 뇌파는 긴장을 풀 때 신호가 강해지는 특성을 지닌다. 뇌파 또는 뇌전도(EEG, electroencephalography)는 뇌신경 사이 신호가 전달될 때 생기는 전기 흐름으로, 두피에 부착한 전극을 통해 뇌 활동 상황을 측정할 수 있다.

머리띠 모양의 포커스 헤어밴드는 앞쪽에 조명 장치가 있어도 착용자가 현재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에 따라, 다른 색상을 표시한다.

<뉴사이언티스트>에 따르면, 브레인코 창업자 비쳉 한(Bicheng Han)은 “특별 지도가 필요한 학생들을 찾아내고 교사 교수법을 수정할 수 있게 도와주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험 참가 학생들의 성적이 10% 올랐고, 숙제에 들이는 시간도 줄어들었다고 효과를 설명했다.

 

사생활 침해 인권 침해...효과도 ‘플라시보’

하지만 학생들의 주의력 정도를 표시하는 헤어밴드를 착용하게 한 실험은 사생활과 인권 침해에 대한 우려만이 아니라 실제 효과에 대한 우려도 낳고 있다.

버지니아 커먼웰스대학의 러셀 바클리는 이러한 주의력 훈련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할 과학적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종종 개선이 보고되지만 이는 플라시보 효과일뿐이라고 말했다. 텍사스 A&M 대학의 브라이언 앤더슨은 학생들의 주의력을 측정하는 일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만약 학생들이 매우 똑똑해 이해하기 위해 많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 없는 상태라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이다.

* 한겨레 신문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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