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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 카펫 취소' 리암 니슨을 둘러싼 인종 차별 논란 총정리

기대작 개봉을 앞둔 대형 참사다

  • 박세회
  • 입력 2019.02.07 11:31
  • 수정 2019.02.07 11:39
ⓒzz/Patricia Schlein/STAR MAX/IPx

할리우드 영화배우 리암 니슨의 ”흑인을 죽이기 위해 거리를 배회했다”는 발언의 후폭풍이 커지고 있다. 

니슨은 지난 4일 공개된 인디펜던트지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복수심에 사로잡혀 불특정의 ‘흑인 새끼’(black bastard)를 죽이기 위해 몽둥이를 들고 거리를 배회한 적이 있다는 고백을 했다.

그는 복수심에 사로잡힌 자신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지만, 영화계를 중심으로 비판적인 목소리가 불거졌다. 신작 홍보를 위한 각종 행사가 취소됐으며, 일부 유명 인사들이 그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 만으로도 비난을 받고 있다.

그가 한 문제의 발언은 과거 자신과 매우 가까운 한 여성이 강간을 당한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나왔다. 아래는 니슨이 이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녀는 놀라울 만큼 그 상황에 잘 대처를 하고 있었지만 나는 즉각적으로 ‘범인이 누군지 아느냐?‘고 물었다. 그녀는 ‘모른다‘고 대답했다. 이어 ‘피부색이 뭐냐‘고 묻자 그녀가 ‘흑인이었다’라고 대답했다.”

″나는 곤봉을 들고 그 지역을 돌아다녔다. 그 누군가와 마주치기를 바라면서. 이 말을 하는 지금도 부끄럽다. 아마 한 주 동안 그러고 다녔을 거다. 어떤 ‘흑인 새끼’가 펍에서 나와서 나한테 시비를 걸어주기를 바라며. 그래서 내가 그 사람을 죽일 수 있게 말이다.”

″그녀가 ‘어디 가냐‘고 물으면 ‘그냥 좀 걸으려고‘라고 대답했다. ‘무슨 일 있어?‘라고 물으면 ‘아무 일 없어. 괜찮아’라고 대답했다.” -인디펜던트(2월 4일)

니슨이 곤봉을 들고 죽이고 싶었던 누군가가 지인을 강간한 ‘그 흑인‘이 아니며 특정하지 않은 ‘흑인 새끼 누군가‘(some ‘black bastard’)라는 점이 크게 논란이 됐다. 복수의 대상이 가해자가 아니라 특정 인종이라는 점에서 인종 차별적이라는 것.

*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리암의 인터뷰에서 ‘흑인‘을 ‘아시아계’ 또는 ‘한국인’으로 바꿔서 생각해보기 바란다.)

다만 그는 자신이 그런 생각을 했다는 사실에 대해 ”끔찍하고 끔찍한 일이었다”라며 ”그 이후로 이걸 공언한 적이 없는데, 지금 기자에게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몇몇 저널리스트들은 그가 ‘뉘우쳤다’는 점을 두둔했다. 데일리미러의 잰 모이어는 BBC에 ”중요한 것은 그가 자기 생각이 잘못됐고 무책임하다는 점을 깨달았다는 것이다”라며 ”니슨은 그때도 지금도 자신이 느낀 감정에 충격을 느꼈고 부끄러워했다”고 밝혔다.

영국의 전설적인 축구 선수였고, 현재는 방송인인 존 반스는 ”자신의 과오를 솔직하게 인정한 데 대해 메달이라도 줘야 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그는 한 명의 흑인이 그 여성을 강간했다고 해서 모든 흑인이 강간범이라고 생각했던 자기 자신의 관점을 인정한 것”이라며 ”정말 무서운 것은 사람들이 자신이 느낀 바를 솔직하게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존 반스는 1980~90년대에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한 흑인 선수로 여러 차례 인종 차별에 시달려야 했다. 

그러나 가디언의 게리 영은 BBC에 보낸 코멘트에서 ”우리는 모두 후회할 행동을 하고 연약하다. 우리가 가장 부끄러워하는 일을 고백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라면서도 ”(그러나) 마음을 바꿔 먹었다고 한들 인종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사람을 죽이려고 마음먹은 적이 있다는 고백까지 칭찬하는 게 가당한가”라고 반문했다.

미러는 이 인터뷰를 가리켜 ”(영화배우로서의) 커리어를 끝내는 인터뷰”라 표현하며 비판에 나섰다.

이 인터뷰가 나간 다음 날 니슨은 ABC의 ‘굿모닝 아메리카’에 출연해 ”나는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는 해당 인터뷰에서 ”내 나라(영국)나 미국이나 우리는 자신이 정치적으로 올바르다고 여긴다”라며 ”그러나 가끔 그 속을 까보면 이런 종류의 인종적 차별과 편견을 발견하게 된다”고 밝혔다.

지난 5일 그의 신작 ‘콜드 체이싱’의 뉴욕 레드 카펫 행사는 취소되었으며 논란은 아직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한편 리암 니슨의 신작 ‘콜드 체이싱’(‘Cold Pursuit’)은 로튼 토마토 지수 83%를 기록하며 큰 기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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