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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후유증, 알고 보면 ‘코르티솔’ 때문?

명절후유증의 치료방법을 소개한다.

ⓒWitthaya Prasongsin via Getty Images
ⓒhuffpost

‘명절증후군’은 우리나라에만 있는 말이다. 그만큼 한국 사람들이 명절에 받는 스트레스가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전에서는 이를 ‘명절 스트레스로 발생하는 정신적, 육체적 현상’이라고 칭한다. 공식 질병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극심한 피로감과 부담감이 몸과 마음을 괴롭게 하는 증세다.

명절증후군은 일종의 ‘화병’과도 비슷하다. 화병 역시 미국신경정신의학회에 대한민국에만 있는 문화증후군으로 등록돼 있다.

명절증후근의 근원은 ‘스트레스’다. 예컨대 화병이 심해지면 답답함과 가슴통증이 협심증,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질환으로 발전되고, 스트레스가 심하면 몸에 염증과 병이 나는 심신증으로 이어지는 까닭이다. 그러면 이런 명절증후군과 명절 화병도 치료방법이 있을까?

 

첫째, 테이퍼링을 지켜라

테이퍼링(tapering)이란 ‘점점 가늘어지다’라는 의미로 뭔가를 조금씩 줄여간다는 뜻이다. 갑자기 변화를 주는 것이 아니라 단계에 따라 조금씩 달리하는 것이다. 휴식을 취하는 것도 테이퍼링이 중요하다. 명절이나 휴가를 긴장된 상태로 보내고 나서 갑자기 잠을 몰아 자거나 아무것도 안 하면서 쉬는 게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얘기다.

명절증후군이 나타나는 원인은 한꺼번에 많은 변화에 적응해야하기 때문이다. 장거리 운전부터 제사 음식 준비, 시골집 묵기, 기름진 음식 섭취, 음주, 다양한 인간관계, 수면부족 등 모든 상황이 긴장된 상황에 놓인다. 이럴 때 우리 몸은 코르티솔 호르몬을 과다 분비한다. 코르티솔은 콩팥 옆 부신에서 분비되는데, 몸이 스트레스에 잘 버티도록 도와주는 호르몬이다.

코르티솔은 비상사태(?)에 혈당과 맥박, 혈압을 높여 짧은 시간 안에 우리 몸이 큰 힘을 발휘하도록 도와주지만, 만성적인 스트레스에는 오히려 면역을 떨어뜨리고 염증을 일으킨다. 때문에 문제는 명절이 끝난 다음에 일어난다. 집으로 돌아오면 긴장이 확 풀리면서 코르티솔 분비가 중단돼 체내 염증 수치가 올라가 몸이 나른하고 찌뿌듯하면서 두통, 근육통, 잇몸질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꼭 명절이 아니라도, 주말이나 쉬는 날마다 아픈 경우가 이 때문이다.

 

둘째, 카페인 대신 소염진통제를 먹어라

몸이 피곤할 때 가장 많이 찾는 것이 커피다. 커피 속에 함유된 카페인이 짧은 시간 정신을 맑게 해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페인 음료는 코르티솔 호르몬과 다를 바 없다. 카페인의 효력이 떨어지면 더욱 심한 피곤이 몰려온다.

소염진통제는 말 그대로 통증이나 염증을 가라앉히는 기능을 한다. 소염진통제에는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 등 신진대사를 주관하는 주요 물질들이 들어 있어 교란상태에 빠진 우리 몸을 바로 잡아준다. 컴퓨터로 보면 프로그램이 다운됐을 때 재부팅을 해주는 격이다.

따라서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몸살 기운이 있을 때는 카페인을 끊고 소염진통제를 한두 알 복용하는 게 좋다.

 

셋째, 채소・과일・종합비타민을 섭취하라

비타민에는 신진대사 기능과 면역력을 높이는 성분이 풍부하다. 비타민 A・C・E는 항산화 작용을, 비타민B군은 항피로 작용을 돕는다. 채소・과일의 짙은 색소에는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이라는 항암성분도 들어 있다. 따라서 몸이 피곤할 때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는 것이 좋다. 하루 5접시 정도 먹으면 적당하다.

만일 음식으로 섭취하기가 어렵다면 종합비타민제를 먹어도 상관없다. 종합비타민제는 채소와 과일에 들어 있는 수분과 섬유소를 날리고 중요한 성분만 모아둔 것이기 때문이다. 하루 1~2알 정도만 먹어도 도움이 된다.

실제로 미국 하버드대학에서는 채소, 과일을 매일 먹는 것이 여의치 않을 때는 종합비타민제를 하루 1알 복용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넷째, 스트레스 상황에 적극 대처하라

화병(hwabyung)은 스트레스가 장기적으로 누적돼 생기는 병이다. 속상하고 억울하고 분한 감정이 ‘우울, 불안, 불면, 소화장애, 두통, 신체적 통증’ 등으로 나타나는 질환이 화병이다. 다음 몇 가지 증상이 오랫동안 나타난다면 의심해볼 수 있다.

밤에 잠을 못 잔다 / 사소한 일에 짜증이 난다 / 두통이 잦다 / 자주 소화가 안 된다 / 숨이 차거나 가슴이 두근거린다 / 몸이나 얼굴에 열이 오른다 / 의욕이 없고 자주 피로하다

만일 이런 증세가 지속된다면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하다. 상담을 통해 인지치료나 항우울제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일시적인 증상이라면, 가벼운 운동이나 취미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이 좋다. 몸이 피로해 움직이기가 어렵다면 친구나 지인을 만나 대화를 나누거나, 천천히 걷는 것도 도움이 된다.

평소 화를 자연스럽게 표출하는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화를 꾹꾹 참다가 폭발하듯이 화를 내는 것은 더욱 큰 스트레스를 일으킬 뿐이다. 자신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에서 그때그때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 의학전문채널 비온뒤 홈페이지에 게재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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