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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투스크 의장이 '지옥' 발언으로 영국 브렉시트 강경파들을 자극했다

브렉시트 교착상태가 이어지는 가운데 영국과 EU의 감정싸움이 격해지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9.02.07 11:37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 없이 이를 주장하는 브렉시트 강경파들을 위한 ‘특별한 자리’가 지옥에 있을 것이라고 도날드 투스크 EU 상임의장이 6일(현지시각) 말했다. 

투스크 의장의 폭발적인 이 발언은 영국 내각의 장관들과 총리실의 격렬한 반발을 불렀다.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자신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지지하도록 보수당 내 EU 탈퇴론자들을 설득하려 시도하고 있는 중대한 시점에 나온 발언이기도 하다.

또한 투스크 의장은 브렉시트 강경파들이 반대하고 있는 ‘아일랜드 백스톱’ 조항을 기존 합의안에서 제거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두가 노딜(no deal) 브렉시트의 ”대실패(fiasco)”에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는 이것을 어떻게 안전하게 이행할지에 대한 계획의 밑그림조차 없이 브렉시트를 조장한 이들을 위한 지옥의 특별한 자리가 어떤 모습일지 생각해왔다.” 투스크 의장의 말이다.

EU에서의 이 이례적인 기자회견을 마무리하던 순간,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는 투스크 의장에게 그가 이 발언 때문에 영국으로부터 ”끔찍한 문제”를 겪게될 것이라고 농담을 건넸다. 이 대화는 아직 켜져있던 마이크를 통해 흘러나왔다. 

 

버라드커 총리가 예견했듯, 브렉시트 찬성파인 안드레아 리드섬 하원 보수당 원내총무는 곧바로 투스크 의장을 비판했다.

″이 사람은 매너가 없다. 극히 유감스러운 발언이고,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BBC 폴리틱스라이브에 출연한 리드섬이 말했다.

보건장관 맷 핸콕도 가세했다. “EU 지도자들의 이런 발언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식의 오만이 EU에 대한 반감을 초래하는 것이다.”

″우리는 민주적인 투표 결과를 받드는 국가다. 우리의 EU 파트너들은 그걸 존중할 필요가 있다.”

북아일랜드의 민주연합당(DUP) 대변인 새미 윌슨은 투스크 의장의 발언을 ”사악한, 삼지창을 휘두르는 유럽의 미치광이”라고 규정했다.

메이 총리의 대변인은 ”그런 식의 언어를 사용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는지는 도날드 투스크가 답해야 할 문제”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Yves Herman / Reuters

 

그러나 이날 회견에서 투스크 의장은 메이 총리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기도 했다. 브렉시트 교착상태를 해소하기 위한 ”공동의 해법”은 가능하며, ”이를 찾는 데 내 권한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EU 회원국 지도자들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왔던 투스크 의장은 또한 브렉시트 합의안의 ”교착상태를 어떻게 끝낼 것인지에 대한 현실적인 제안”을 제시해 줄 것을 메이 총리에게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메이 총리가 모색하고 있는 옵션들 중 하나인 아일랜드 백스톱 ‘종료 시한’ 명문화는 받아들일 수 없음을 시사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는 (아일랜드섬의) 평화 또는 (아일랜드 백스톱) 중재안에 유통기한을 매기는 일에 도박을 걸지 않을 것이다. 이게 바로 우리가 백스톱을 주장하는 이유다.”

아일랜드 총리와의 회담 직후 나온 투스크 의장의 발언은 백스톱을 수정하자는 메이 총리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EU가 회원국인 아일랜드의 요구를 외면하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반면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아일랜드 백스톱 조항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Yves Herman / Reuters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는 영국 정부와 ”추가 논의”를 벌일 준비가 되어있다면서도 지난달 영국 하원에서 230표차로 부결된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이 ”가능한 최선의 합의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런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최근 몇 주 간 영국 정치의 불안정”은 아일랜드 백스톱 조항이 필요한 이유를 ”정확히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버라드커 총리는 오는 금요일(8일) 더블린에서 메이 총리와 만나 추가 논의를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아일랜드 백스톱 조항에 대한 재협상을 기대하며 7일 투스크 의장,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회담할 예정인 메이 총리는 그에 앞서 6일 북아일랜드를 방문해 북아일랜드의 5개 정당을 모두 만났다.

이 자리에서 메이 총리는 백스톱 조항을 브렉시트 합의안에서 완전히 제거하는 대신 내용을 수정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태도 변화는 이미 보수당 내 강경파들의 반발을 불렀다. 강경파들은 지난주 메이 총리가 EU와 맺은 합의안에 담긴 백스톱 조항을 ”대안적 방식들”로 대체하도록 한다는 수정안에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 허프포스트UK의 There’s A ‘Special Place In Hell’ For Brexiteer Leaders, EU’s Donald Tusk Say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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