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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국정연설] 임신중단에 대한 트럼프의 터무니 없는 묘사

트럼프는 후기 임신중단(낙태) 금지법 통과를 촉구했다.

  • 허완
  • 입력 2019.02.06 17:46
ⓒASSOCIATED PRES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 SOTU)에서 임신중단 관련 법안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실제로 진행될 임신중단(낙태) 절차와는 동떨어진 자극적 묘사를 동원했다. 

그는 여성의 임신중단권을 지지하는 최근의 법안과 관련 발언들을 ”으스스한 표현들”로 규정했다.

″뉴욕의 의원들은 태어나기 직전 아기를 엄마의 자궁에서 떼어내도록 허용할 법안 통과에 환호했다.” 트럼프가 말했다. ”이들은 살아있고, 감정이 있는, 자신들의 사랑과 꿈을 세계와 나눌 기회를 갖지 못할 아름다운 아기들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달 뉴욕주지사 앤드류 쿠오모가 서명한 낙태권리법(Reproductive Health Act)을 지칭한 것이다. 그러나 그의 묘사와는 달리, 이 법안은 자궁 바깥에서 생존할 가능성이 없는 태아를 밴 임신 24주가 지난 여성들에게도 임신중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전까지 임신중단 절차는 산모의 건강이 위험할 때에 한해 허용됐었다.

 

법안 통과를 위해 활동했던 이들은 트럼프가 묘사한 상황이 터무니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다시 한 번 버지니아주 주지사인 민주당 랄프 노덤이 추진하고 있는 임신중단 권리 법안을 공격했다. 이 법안은 생존 가능성이 없는 태아를 가진 여성에게 임신 후기에라도 임신중단을 허용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버지니아 주지사는 기본적으로 태어난 아기를 사형시키겠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다. 소아신경과 전문의인 노덤 주지사의 발언을 왜곡한 보수 진영의 주장에 가담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어 의회가 ”엄마의 자궁에서 고통을 느낄 아기들에 대한 후기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반면 대부분의 민주당 의원들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ASSOCIATED PRESS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그 어느 때보다 임신중단권이 불투명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보수 성향인 브렛 캐버노 대법관이 임명됨에 따라 연방대법원이 더 오른쪽으로 기울어진 영향이 크다. 

트럼프 정부의 정책에 힘입은 미국 각 지역 주 정부들은 여성의 임신중단권을 처음으로 인정한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을 위협하는 법안들을 연달아 통과시키고 있다. 빠르면 6주 만에도 나타나는 태아의 심장박동이 감지되면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이후 법원이 폐기를 명령함), 낙태를 하려는 임신부에게 초음파 검사를 받도록 의무화하는 법안, 임신 중기 낙태에 흔히 사용되는 자궁소파술을 금지하는 법안 등이다.

그러나 2018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거둔 성적 덕분에 임신중단권 지지 단체들은 기대를 걸고 있다. ‘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 Federation of America)’의 회장 리나 웽 박사는 임신중단권을 지지하는 주지사와 입법기관이 각각 25명, 19개주에 달한다고 복스에 말했다.

 

* 허프포스트US의 Trump Turns To Absurd Abortion Imagery In State Of The Union Speech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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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여성 #도널드 트럼프 #임신중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