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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니 샌더스가 상속세를 최대 77%로 올리자고 제안했다

샌더스는 '99.8%를 위한 법'이라고 설명했다.

  • 허완
  • 입력 2019.02.01 16:13
2020년 대선 재도전을 노리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 버몬트)은 상속세 최고세율을 77%로 높이자고 제안한다.
2020년 대선 재도전을 노리고 있는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 버몬트)은 상속세 최고세율을 77%로 높이자고 제안한다. ⓒWin McNamee via Getty Images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 버몬트)이 상속세를 크게 높일 것을 제안했다. 미국 최고의 부자들이 수세대 동안 부를 유지할 수 있게 했던 수십 년간의 감세 흐름을 뒤집자는 주장이다.

샌더스는 억만장자가 사망했을 때 부과되는 상속세의 최고세율을 77%까지 높이자고 제안했는데, 이는 현재 세율에 비해 엄청나게 높은 수준이다. 그는 1월31일에 이같은 내용을 담은 ‘99.8% 위한 법’을 발의했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상속세를 대거 철폐하길 원한다고 발표한 것이 불과 며칠 전이었다.

샌더스는 이 법이 시행되면 미국 억만장자 500명 이상으로부터 2조2000억 달러(약 2460조원)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대선을 노리는 민주당 후보들은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부유층으로부터 공정한 몫을 분담시키기 위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샌더스는 2020년 대선 출마를 곧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법안은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가문들의 상속세를 크게 늘리고 재산의 불평등을 극적으로 줄임으로써 미국인들이 원하는 바를 행한다.” 샌더스가 보도자료에서 밝혔다. ”극소수가 극히 많은 것을 가지고 대다수가 너무나 적게 가진다면, 도덕적, 경제적, 정치적 관점에서 우리 나라는 번창할 수 없다.”

ⓒWin McNamee via Getty Images

 

공화당은 여러 해 동안 상속세에 반대하며 ‘사망세’라고 불러왔다. 조지 W. 부시 정권 때 상속세는 크게 낮아졌다. 2010년에는 잠시 사라지기까지 했으며, 최근의 공화당 세제 개편에서 다시 깎였다. 28일 공화당의 미치 맥코널(켄터키), 척 그래슬리(아이오와), 존 춘(사우스다코다) 상원의원들은 한 발 더 나아가 연방 상속세를 영구히 없애자는 법안을 제안했다.

현재 1140만 달러 이상의 자산에는 최고 40%의 세율이 적용된다. 1976년만 해도 현재 가치로 1000만 달러 이상에 해당하는 자산에는 77%의 세율이 적용되었다.

샌더스는 그 시절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샌더스의 제안에 따르면 350만~1000만 달러의 유산에는 45%의 상속세율이, 1000만~5000만 달러에는 50%가, 5000만~10억 달러에는 55%의 세율이 적용된다.

샌더스는 그 이상의 자산에는 77%의 세율을 붙이자며, 이는 가장 부유한 0.2%에게만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2020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엘리자베스 워렌 민주당 상원의원은 자산이 5000만 달러 이상인 사람들에게 매년 2%의 재산세를 부과하자고 제안했다. 이들이 생전에 ‘초부유세’를 내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초선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민주당-뉴욕)은 소득이 1000만 달러 이상일 경우 소득세 최고세율을 70%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러 모로 미국은 20세기 초중반까지는 진보적 세제와 불평등 감소를 세계적 단계에서 이끄는 나라였다.” 부의 불평등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가 워렌의 제안에 대해 허프포스트에 보낸 이메일에서 밝힌 의견이다. “안타깝게도 한 세기가 지난 2019년에는 불평등의 증가가 자유 민주주의에 새로운 위협을 제기하고 있다. 한 단계 나아가 새로운 정책적 도구들을 개발할 때다. 전세계적 부의 경향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들도 해결해야 한다.”

오카시오-코르테즈는 억만장자들의 존재 자체에 대해 도덕적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이 비도덕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앨라배마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공공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없어 백선(전염성 피부염)에 걸리는 사람들이 있는데도 억만장자가 존재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은 잘못되었다.” 오카시오-코르테즈가 마틴 루터 킹 주니어의 날에 했던 발언이다.

2020 미국 대선 출마를 선언한 엘리자베스 워렌(민주당, 메사추세츠) 상원의원은 '초부유세'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2020 미국 대선 출마를 선언한 엘리자베스 워렌(민주당, 메사추세츠) 상원의원은 '초부유세'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Bloomberg via Getty Images

 

2020년 대선에 무소속 후보로 출마할 것을 고려하고 있는 하워드 슐츠 전 스타벅스 CEO는 정치적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비롯한 억만장자들을 공개적으로 변호했다. 28일 맨해튼에서 열린 행사에서 슐츠는 오카시오-코르테즈가 억만장자들에 대해 한 비판이 ”비미국적”이며 ”잘못된 정보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날에는 워렌의 부유세 제안이 ”어처구니없다”고 말했다.

그러자 워렌은 “정작 어처구니 없는 것은 다른 모든 사람들의 기회는 박탈되고 있는데 계속해서 시스템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조작하기 위해 대통령직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억만장자들”이라고 반격했다.

샌더스는 부유층이 상속세를 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감세 수단들의 일부도 없앨 것을 제안했다. 워렌코리 부커 상원의원(민주당, 뉴저지)의 제안과 비슷하다. 양측 모두 상속세를 피하는 방법을 없애도록 개혁해 다른 법안들의 실현을 위한 자금을 마련할 것을 꾀한다.

부자들이 세금을 더 많이 내도록 하는 방법을 고안하는 것이 민주당 경선의 핵심 중 하나가 되고 있다고 ‘공평성장을 위한 워싱턴센터’의 세금 정책 디렉터이자 경제학자인 그렉 라이서슨은 말한다. 그러나 그는 아직 어떤 방법이 가능할지는 모르겠다고 말한다. 그는 “우리는 부유층이 세금을 더 많이 내게 해야 하며, 다양한 접근 방법이 나오고 있어 즐겁다”며, 현재 나온 제안들은 모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샌더스는 토마 피케티, 이매뉴얼 사에즈, 로버트 라이시 등의 경제학자들이 자신이 제안한 법에 이미 찬성을 보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부의 집중이 심해지며, 상속세를 되살리고 절세 구멍을 막고 보다 진보적으로 만들어야 할 때가 되었다. 샌더스 상원의원의 법안은 과감하며 이 방향으로 나아가는 환영할 만한 진전이다.” 샌더스의 보도자료에 들어있는 사에즈의 발언이다.

 

* 허프포스트US의 Bernie Sanders Proposes 77 Percent Estate Tax For Billionaire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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