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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워싱'에 대한 오사카 나오미의 발언이 완전히 잘못 전달된 과정

"왜 시끄러운지 모르겠다"고 번역되었다

  • 박세회
  • 입력 2019.01.31 18:25
  • 수정 2019.02.01 09:54
호주 오픈 우승 컵에 입을 맞추는 오사카 나오미. 
호주 오픈 우승 컵에 입을 맞추는 오사카 나오미.  ⓒSAEED KHAN via Getty Images

현재 세계 여자테니스 랭킹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테니스 계의 새로운 여왕 오사카 나오미의 발언이 완전히 잘못 번역되어 전달되는 ‘오역 사태’가 일어났다.

발단은 닛신식품이 오사카 나오미를 모델로 만든 컵라면 광고부터 시작됐다. 인스턴트 라면으로 국내에도 유명한 닛신식품(日淸食品)은 이달 초 오사카 나오미가 테니스 훈련을 하는 모습을 담은 자사의 컵라면 광고를 공개했다.

다만 오사카 나오미가 실사 출연한 광고가 아니라 일본의 유명 만화 ‘테니스의 왕자’ 원작자에게 의뢰해 그녀를 모델로 한 애니메이션 작품을 만들었다.  

문제는 이 만화에 등장한 오사카의 모습이다. 아이티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갈색 피부의 오사카를 광고 속에서는 하얀 피부의 서구형 이미지로 그렸다.

이 때문에 ‘화이트워싱’(백인이 아닌 캐릭터에 백인 배우를 캐스팅하는 행태)논란이 크게 일었다. 닛신식품은 공개한 모든 광고를 내리고 사과했다. 그러나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가디언 등을 통해 보도된 오사카 나오미의 '화이트워싱' 논란.
가디언 등을 통해 보도된 오사카 나오미의 '화이트워싱' 논란. ⓒNissin/AP/Guardian HP captured

이 ‘화이트워싱’ 논란에 대해 오사카 나오미에게 묻고 이를 전하는 과정에서 ‘오역 논란’이 벌어졌다.

지난 1월 24일 호주 오픈 준결승에서 오사카가 승리한 후 열린 기자회견. 이 자리에서 외신 기자 2명이 이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오사카는 ”내 피부는 누가 봐도 갈색이다. 난 그들이 ‘화이트워싱’이나 또 다른 목적을 가지고 그랬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그러나 다음번에는 나를 그리거나 묘사할 때 나랑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째서 사람들이 화가 났는지는 알고 있다. 정확하진 않지만 그걸 그린 사람이 테니스의 왕자 작가인 걸로 알고 있는데, 그 사람이 과거에도 그런 일을 한 적이 있는지 등을 조사해 봐야 할 것 같다”라며 ”지금 상태에서 틀린 말을 하고 싶지 않은데, 나도 좀 알아보고 대답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그런데 일본의 통신사인 시사통신(時事通信)은 이를 ”솔직히 말해서 별로 신경 쓰고 있지 않다. 왜 시끄러운지 잘 모르겠다”고 번역했다. 

아사히신문 역시 ”왜 많은 사람들이 떠들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 건에 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고 나쁘게 말하고 싶지 않다”고 번역했다. 

허프포스트 JP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합뉴스처럼 ‘통신사’인 시사통신의 기사는 25일 야후 재팬의 톱 페이지에 실렸다.

이후 트위터 등에서 오역 논란이 일자 시사통신과 아사히신문 그리고 해당 뉴스를 게재한 야후 재팬까지 사과문을 올리고 해당 기사를 정정했다. 

한편 허프포스트 JP는 이러한 오역 사건이 벌어진 이유를 오사카 선수가 아래와 같이 한 말에서 찾았다. 

“But I think for me...I don’t...like, I get why people would be upset about it.”

시사통신과 아사히신문 등은 이 문장을 “I don’t get why people would be upset about it”으로 해석했을 수 있다. 

아래 영상을 통해 확인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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