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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수호 장성단'을 이끄는 사람들에 대해 알아보자

이런 사람들을 한 곳에 모으기도 쉽지 않다

  • 최성진
  • 입력 2019.01.31 15:34
  • 수정 2019.01.31 16:23
ⓒ뉴스1

전직 국방부 장관 등 예비역 장성 400여명이 모인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 장성단’(장성단)이라는 이름의 퇴역 군인단체가 새롭게 출범했다. 현 정부가 북한과의 공조 아래 자유민주주의를 붕괴시키고 있는 만큼, 9·19 남북 군사합의를 폐기하고 한미동맹을 강화하라는 것이 이들 주장이다.

31일 뉴시스는 ”국방부가 지난해 예비역 단체의 설득에 총력을 기울여왔지만, 올해 예상치 못한 예비역 장성 단체가 새롭게 등장하면서 한동안 골머리를 앓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실제로 이들은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출범식을 열고 대국민 성명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실천은 조금도 진척이 없는데, 한국의 안보 역량만 일방적으로 무력화·불능화시킨 ‘9·19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는 대한민국을 붕괴로 몰고 가는 이적성 합의서”라며 ”조속한 폐기가 그 정답”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일보에 따르면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 ‘민족 공조’라는 미명하에 대한민국 정통성을 명확하게 인정하지 않으면서 자유민주주의를 붕괴시키고 있다”며 9·19 합의서에 서명한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을 비판하고 이를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약속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의 사퇴를 주장했다.

아울러 이들은 이날 김동신·권영해·김태영 등 세 명의 전직 국방부 장관 등 9명을 공동대표로 선출했다. 이와 별도로 백선엽씨와 박희도, 정호용, 이기백, 이종구씨 등은 고문으로 추대했다.

장성단의 공동대표 및 고문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들의 면면을 살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이들은 전두환 신군부 세력이다.

고문으로 추대된 박희도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조직인 ‘하나회’ 출신으로, 1979년 1공수특전여단장을 맡아 12·12 군사반란에 적극 참여한 인물이다. 1987년 6월항쟁 당시 민주화 요구 집회를 ‘소요사태’로 규정하고 계엄작전 명령을 직접 하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1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죄도 없는 대통령을 무너트리고 촛불세력이 연합해서 나라를 팔아먹으려고 한다. 빨갱이들에게 넘어가서 되겠는가”는 등의 발언을 했다.

정호용은 전두환의 육사 동기다. 박희도와 마찬가지로 12·12 군사반란에 가담한 뒤, 특전사령관이던 1980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광주 시민에 대한 진압 작전을 전두환 등과 함께 논의했다. 1997년 12·12 및 5·18 재판에서 내란목적살인죄로 유죄가 확정됐다. 내란목적살인죄는 ”국토를 참절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사람을 살해해 성립하는 범죄”다.

하나회의 핵심으로 꼽히는 이종구도 전두환 신군부 세력을 언급할 때 빠질 수 없는 인물이다. 전두환 정권 때 육군 수도방위사령관·보안사령관·2군사령관·참모총장 등 요직을 맡았다. 특히 그는 1985년 11월 전두환 정권이 광주 민주화운동 유족을 분열시키기 위한 공작을 벌였을 때, 해당 공작 문건을 결재한 사령관이었다. 참여정부 때는 전시작전권 조기 전환 반대 움직임을 주도했다. 

태극기 단체 회원들이 지난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 장성단 출범 환영집회를 열고 있다.
태극기 단체 회원들이 지난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대한민국 수호 예비역 장성단 출범 환영집회를 열고 있다. ⓒ뉴스1

공동대표에 오른 권영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과정에서 태극기 집회를 주도한 것으로 많이 알려졌다.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 공동대표도 맡고 있다.

1997년 대선 직전 안전기획부장(현 국정원장)을 맡아 ‘북풍 공작‘을 주도한 혐의로 1999년 4월 징역 5년형이 확정됐다. 선거를 앞두고 재미교포 윤홍준씨에게 공작금을 주고 기자회견을 열어 “김대중 후보가 김정일한테 돈을 받았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하도록 한 혐의다. 2003년 12월에 안기부 예산을 빼돌려 총선 등에 지원한 `안풍 사건’으로 징역 10개월을, 2005년 6월에는 안기부 예산 1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추가로 선고받았다.

김동신 전 국방부 장관은 또다른 북풍 공작 사건 개입 의혹에 대한 조사를 무마하기 위해 전 청와대 행정관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2004년 2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바 있다. 2016년 국민의당에서 영입하려 했으나 비리 논란이 불거지자 다시 영입 철회를 발표했다.

가장 최근 국방부 장관을 지낸 김태영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논란이 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비밀 군사협정’을 맺은 당사자다. 지난해 참여연대는 ”김 전 장관이 이 협정을 체결하려면 헌법 60조 1항에 따라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이를 회피했다. 이는 중대한 헌법 위반 행위”라며 그를 검찰에 고발했으나 처벌을 피해갔다. 직무유기의 공소시효 5년이 지났다는 이유에서다.

올해 100살이 된 백선엽은 일제가 항일 독립투사를 토벌하기 위해 만든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펴낸 친일인명사전에도 등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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