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2019년 02월 02일 15시 21분 KST

"운동해서 살 좀 빼라"고 비난하는 악플러들에게 마라토너가 보내는 답변

체형과 체중으로 내 인생을 지레짐작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다.

COURTESY OF HOKA ONE ONE MEDIA TEAM
2018년 자벨리나 전드레드 행사에 참가해 처음으로 100킬로미터를 뛰었을 때의 모습 

작년에 나는 50킬로미터 경주 두 번, 마라톤 네 번을 완주했다. 두 달 동안 마라톤 세 번을 뛰었다. 뉴욕시티 마라톤 참가 일주일 전에는 애리조나 사막에서 열리는 자벨리나 전드레드 행사에 참가하여, 처음으로 100킬로미터를 뛰었다.

올해는 마라톤 10회, 50마일 달리기 1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최초로 100마일 달리기도 시도할 생각이다. 그러나 완주 메달이 100개가 넘고 5년 동안 200회에 가까운 달리기, 사이클링, 장애물 경주에 참가했는데도 인터넷에서는 나보고 ‘운동해서 살 좀 빼라’고 난리다.

내 키는 160센티미터이고, 체중은 109킬로그램이다. 나는 브루클린에 살고, 호카 원 원 운동화 회사로부터 스폰서를 받는 러너인데도 끊임없이 그런 비난을 듣는다.

나는 살 뺄 생각이 없다

1월 3일 내가 운동하는 영상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다음 날 5만 명 이상 팔로워를 가진 사람이 내 영상을 공유한 걸 보았다. 사람들은 댓글로 나의 운동이 ‘존경스럽지만’, 내 ‘뚱뚱한 몸’이 받을 비난이 두렵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었다.

“우려”하는 그 말들이 편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누려고 시도했더니, 곧 차단당하고 말았다.

TIM HEMPHILL / @ANTONIO_FIT_NESS

여러 해 동안 내가 운동을 한다거나 감량 이외의 목적으로 여러 행사에 참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큰 충격을 받는 사람들을 아주 많이 만났다.

2017년 뉴욕시티 마라톤에서 ‘뚱뚱하다’고 비난받은 게 1년 남짓 전이다. 그리고 훨씬 전부터 나는 이 문제로 괴로웠다.

내가 운동을 시작했던 2013년 5월, 내 체중은 120킬로그램을 넘어섰고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했다. 나는 체중감량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1년 동안 45킬로그램을 뺐다.

주변에서 칭찬을 듣기 시작했고, 어느새 내 목표는 ‘건강해지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인정하는 이상적인 체형’이 되어버렸다.

내 몸을 사랑하게 된 과정

나도 모르게 의사가 아닌 사람들의 조언을 듣기 시작했고, 일주일에 5~60킬로미터를 뛰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최소 4번 짐에 가서 근력 운동을 45분씩 했고, 하루에 1500칼로리 이하만 섭취했다. 몇 달 동안이나 그렇게 살았다. 기억력이 나빠졌고, 굉장히 피곤해졌고, 정체기가 찾아왔다. 가장 안 좋았던 것은 당시 내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W. ERIC SNELL OF E. SNELL DESIGN (@ESNELLDESIGN)

더 먹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계속 무시했고, 휴식이 필요할 때에도 운동을 강행했다. 영양실조이며, 심각한 탈수 증상을 겪고 있다는 징후를 몇 번이나 무시했다.

그러다 2015년 4월, 온도가 13도밖에 안 되는 날이었는데 출근하며 전철에서 땀을 뻘뻘 흘렸다. 내가 코트를 벗자 셔츠가 흠뻑 젖은 게 보여서, 다른 승객들이 내게 괜찮으냐고 물었다. 나는 괜찮다고 하고 그냥 잊어버렸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붐비는 맨해튼 거리 한복판에서 갑자기 앞이 보이지 않았다. 로어 이스트 사이드의 옛 근무처까지 어찌어찌 찾아갔고, 레스토랑에 들어가면서 쓰러졌다.

의사는 내게 ‘거식증을 앓는 게 아닌지’ 물었다. 의사는 내가 경험했지만 무시해 왔던 증상들을 열거하기 시작했다. 탈모, 불규칙한 맥박 등등.

타인이 날 어떻게 생각하는지 신경 쓰다가 죽을 수도 있겠구나. 그 후 몇 달 동안 카운슬링을 받고 긍정적인 자기 대화를 하고 나서야  체중을 늘리고 지금의 내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체중이 늘어나자 처음에는 공포를 느꼈지만, 심리치료사는 ‘내가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볼 수 있게 도와주었다. 다이어트 문화에 빠져 살았던 나는 비만을 혐오하도록 가르침 받았다. 수십년 동안 잡지 표지 같은 모습을 원하도록 길들여졌다.

당신들 앞가림이나 잘하라

나는 서서히 달리는 거리를 늘려나갔다. 살을 빼야 한다는 생각도 버렸다. 운동은 다이어트만을 위한 게 아니기 때문이다. 운동의 다른 영역을 탐구해 나가며, 나는 세상에 정말 다양한 체형과 능력을 지닌 사람들이 운동을 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체구가 그 사람의 투지나 신체적 능력과 무관하다는 것도 곧 깨달을 수 있었다.

COURTESY OF HOKA ONE ONE MEDIA TEAM

나는 달라졌지만, 세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2016년에 블로그 ‘달리는 뚱뚱한 셰프’(Running Fat Chef)를 만들었을 때도 사람들은 여전히 나에게 11살 된 내 아들의 1형 당뇨병이 내 탓이라는 둥 수없이 혐오의 말들을 쏟아냈다.

하지만 말이다. 왜 내 신체에 대해 다른 이들에게 설명해야 하나? 나에게 그래야 할 의무가 있나? 부디, 당신들 앞가림이나 잘하라. 내 체중에 상관하지 말고, 나를 두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지 말라.

내가 ‘구글 검색 어벤져스’라고 부르는, 걱정해주는 척하는 트롤들이 최악이었다. 그들은 내 말이나 행동을 반박하기 위해 편한 대로 ‘팩트’를 끄집어냈다. 그들은 내가 신체 긍정을 굳게 믿는다고 주장하면, 내가 ‘비만을 장려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나는 내 최선의 모습을 추구하기에 바쁘다

COURTESY OF NEW YORK ROAD RUNNERS

요즘 나는 아침에 눈뜰 때 ‘어떻게 하면 내가 될 수 있는 최선의 인간이 될 수 있을지’ 스스로 묻는다. 다른 사람들의 피트니스 목표에 나를 끼워 맞추고 싶지 않다. ‘걸 크러시’의 대상이 되고 싶지도 않다. 나는 나 자신의 공포에 맞서고, 내 최선의 모습을 추구하기에 바빠 그런 걸 신경 쓸 겨를이 없다. 내가 정말 멋진 운동선수이자 인간이 되었음을 거울에서 확인하고 자부심을 느끼고 싶을 뿐이다.

6년 전에는 내가 피트니스에 이렇게 빠져들어서 커리어로까지 삼게 될 줄 몰랐다. 나는 내 몸을 사랑한다. 체중이 빠진다면 좋은 일이지만, 더 이상 감량에 집중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도 이런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 느낄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필자가 출연한 호카 원 원 유튜브 영상 

체형과 체중으로 내 인생을 지레짐작하는 이들에게도 행복을 빈다. 언젠가, 되도록 빨리 그들이 나에게 쏟는 관심을 자기 자신에게 되돌리고 자기 삶에 집중하길 바란다. 나 같은 체구를 가진 사람을 미워하기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길 바란다. 원하지도 않는 댓글은 알아서 자제하는 법도 언젠가 배우길 바란다. 

* 허프포스트 US의 을 번역, 편집했습니다. 필자의 인스타그램을 방문하고 싶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