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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에 뜬 365개의 태양

유럽우주국 `프로바2' 위성이 촬영했다.

매일 촬영한 사진 중 대표적인 것을 골라 2018년 태양 캘린더을 완성했다. 유럽우주국 제공.
매일 촬영한 사진 중 대표적인 것을 골라 2018년 태양 캘린더을 완성했다. 유럽우주국 제공.
ⓒhuffpost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할리우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마지막 장면을 장식하는 주인공 스칼렛 오하라의 마지막 대사다. 원래 영어 대사는 “After all, tomorrow is another day”이지만, 이를 아주 멋지게 의역했다. 힘들고 지쳐도 희망을 갖고 살자는 다짐의 말이다. 그런데 이런 속뜻 풀이와는 별도로, 이 문장 그대로 받아들여도 틀린 말이 아니다. 어제의 태양과 오늘의 태양, 내일의 태양은 다르다. 거대한 고온 기체 덩어리 안에서 핵융합 등으로 분출되는 엄청난 에너지가 태양의 상태를 시시각각 바꾼다.

유럽우주국(ESA)이 태양 활동을 관찰하고 있는 프로바2(Proba-2) 위성에서 촬영한 태양의 2018년 일일 활동을 ‘365일 태양 캘린더’ 사진으로 최근 공개했다. 위성에 탑재돼 있는 스왑(SWAP) 카메라로 촬영했는데, 이 카메라는 자외선 중에서도 파장이 10~121nm로 극히 짧은 극자외선(EUV)을 이용해 섭씨 100만도가 넘는 태양의 대기 바깥층, 즉 코로나의 움직임을 잡아낸다.

태양의 활동은 11년을 주기로 극대기와 극소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 주기에 따라 흑점 수, 태양 표면의 플레어 폭발 강도가 달라진다. 2018년은 극소기를 향해 가고 있다. 태양은 2014년 극대기를 지나 극소기로 접어들고 있다고 한다.

극소기라고 해서 모든 활동이 약해지는 건 아니다. 일부 지점에선 여전히 태양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는데, 태양 사진에서 밝게 빛나는 지점이 그런 곳이다. 유럽우주국은 2월7일에 태양 중심부 왼쪽에서 2018년 중 가장 강력한 플레어 현상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태양 표면의 폭발 강도는 5개 등급(A, B, C, M, X)으로 나뉜다. 등급이 한 단계 올라갈 때마다 방출되는 에너지가 10배씩 증가한다. 2월7일의 폭발 강도는 C등급이었다. M이나 X등급의 폭발이 일어나면 지구 통신 시스템과 전력, 위성 등이 큰 영향을 받을 정도의 지자기폭풍이 몰려온다. 태양 극소기는 이런 위험에서 벗어나 태양의 활동이 활발한 지점을 차분히 연구할 수 있는 기간이라고 유럽우주국은 밝혔다.

내년엔 태양 극지점활동 관측 위성 발사

현재 태양의 활동을 관측하는 위성으로는 유럽우주국의 클러스터 위성 4개,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SDO, 유럽우주국-나사 합작의 소호(SOHO) 등이 있다. 2020년엔 태양 극지점을 근접촬영할 유럽우주국의 `솔로’(Solar Orbiter)가 발사될 예정이다.

가장 기대되는 건 지난해 8월 발사한 사상 첫 태양 탐사선 파커다. 파커는 인공물 가운데 처음으로 태양 600만km 지점의 태양 대기 바깥층 코로나까지 진입해 태양 표면 온도보다 높은 코로나의 비밀을 캔다.

* 한겨레 신문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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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우주 #태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