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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1월 29일 13시 53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1월 29일 13시 55분 KST

서울 전셋값이 11주 연속 떨어지고 있다

"'깡통전세'까지는 나오지 않을 것"

fotoVoyager via Getty Images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사는 김아무개씨는 4월 전세계약 기간 만료를 앞두고 최근 동네 아파트값 시세 변동을 매주 살피고 있다. 2년 전 보증금 3억8천만원을 지급했던 전용면적 59㎡ 아파트의 최근 전세 시세가 주변 새 아파트 단지의 잇단 입주 여파로 최근 3억5천만원 안팎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인근 새 집으로 이사를 가야 할지, 전세금을 내려달라고 해야 할지 고민중인데, 집주인이 전세금 하락분을 조달해 제때 돌려줄지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28일 부동산업계 말을 종합하면, 올봄 이사 시즌에 서울·수도권 주택시장 곳곳에서 전세가격 하락 여파로 집주인이 전세금을 제때 내주지 못하는 이른바 ‘역전세난’이 빚어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동안 잠잠했던 수도권 전세시장이 지난해 말부터 심상치 않은 양상이고, 새해 들어서는 하락세가 가팔라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겨레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서울지역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11월 둘째 주부터 최근까지 11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 중이며, 새해 들어선 낙폭도 커지고 있다. 특히 1월 들어 3주간만 보면, 서울 강동(-1.18%), 강남(-0.84%), 송파(-0.79%), 서초(-0.89%) 등 ‘강남4구’와 동작구(-0.56%), 서대문구(-0.34%) 등지의 내림폭이 큰 편이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도 지난해 12월부터 하락세로 돌아섰으며, 역시 새해 들어 낙폭이 커지는 양상이다.

종합부동산세 강화와 대출 규제를 뼈대로 한 정부의 지난해 ‘9·13 주택시장 안정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값은 급등세를 멈추었고 12월부터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또 전셋값은 11월부터 약세를 보이고 있던 터여서, 12월부터는 매매·전세가격 동반하락세가 가시화됐다. 그런데 매맷값은 찔끔 내리는 데 반해 최근 전셋값 하락폭이 더 커지면서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인 ‘전세가율’도 추락하는 양상이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지난해 12월 65.9%로 1년 만에 4.2%포인트 낮아졌다. 이처럼 전세가율이 단기간에 크게 낮아지는 경우 집값 상승기에 이른바 ‘갭투자’(전세를 낀 투자용 주택 매입)를 했던 집주인들의 전세금 반환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올봄 서울·수도권에 새 아파트 입주물량이 많다는 점도 역전세난을 몰고 올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국토교통부 집계를 보면, 오는 2~4월 수도권 새 아파트 입주물량은 5만7507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4.6% 증가한 규모다. 특히 다음달에만 2만6901호가 한꺼번에 완공돼 입주에 들어가 인근 전셋값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2~4월 입주물량이 몰려 있는 경기도 화성, 수원, 용인, 시흥 등지의 역전세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본다.

전문가들은 올봄 이사철 수도권에서도 전세금 하락과 함께 일부 지역에서 역전세난이 빚어질 가능성은 높아졌지만 일부 지방처럼 이른바 ‘깡통전세’까지 등장하지는 않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깡통전세는 집값이 전셋값 이하 수준으로 떨어져 세입자가 전세금 일부를 돌려받지 못하는 주택을 말한다. 김규정 엔에이치(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집값이 급락하지 않는 한 수도권의 깡통전세 발생 위험은 작은 편”이라며 “다만, 전세가 비율이 높은 주택에 입주해 있는 세입자의 경우 주택이 경매에 넘어가는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고 대비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