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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전 총리가 새누리당 대선 후보 당시 박근혜 도운 정황이 나왔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수사 기록에서 드러났다.

  • 박수진
  • 입력 2019.01.29 11:34
  • 수정 2019.01.29 11:35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012년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쪽을 도운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수사 기록에서 드러났다.

대선후보 수락 연설문을 작성하는 과정에서 최순실씨가 황 전 총리를 언급한 녹취록이 발견된 것이다.

그동안 황 전 총리가 박근혜 정부의 첫 법무부 장관으로 발탁되기 전까지, 그와 박 전 대통령의 ‘인연’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었다.

28일 <한겨레>가 입수한 수사 기록은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 전날인 2012년 8월19일에 녹음된 35분짜리 녹음파일을 푼 녹취록이다.

당시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은 다음날 대선후보 수락 연설문에 담을 메시지를 미리 논의하면서, 황 전 총리를 언급했다.

‘권력형 비리 사건 재판은 모두 국민배심원단에 의해 판단을 받도록 한다’는 공약을 논의하던 중 최씨가 “근데 왜 황교안씨는 그런 것 안 받아?”라고 말한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법이 없어요”, 정 전 비서관은 “그 법이 없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거부하면 국민배심원단으로 안 하거든요”라고 답했다.

ⓒ한겨레

이는 당시 박 전 대통령 쪽이 황 전 총리에게 관련 공약에 대한 자문을 구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으로, 2012년 대선후보 경선 준비 과정에서부터 황 전 총리가 박 전 대통령에게 권력형 비리 등 부정부패 대책을 조언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황 전 총리는 2011년 8월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고, 2012년 8월엔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고문으로 일하고 있었다.

이후 황 전 총리는 2013년 박근혜 정부 첫 법무부 장관에 임명됐고 2015년 5월에는 ‘50대 국무총리’로 발탁돼 박 전 대통령 탄핵 땐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지냈다.

2017년 1월 5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2017년 1월 5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집무실에서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통화하고 있다. ⓒ총리실 제공

박 전 대통령이 황 전 총리를 법무부 장관에 발탁하고 지속적인 신임을 보였지만, 황 전 총리는 ‘성·시·경’(성균관대·고시·경기고) 인맥이라는 배경만 제기됐을 뿐 둘의 인연과 신임의 ‘배경’은 알려진 바가 없었다.

특히 최순실씨가 “황교안씨”를 직접 언급한 녹취록이 나오면서, 황 전 총리도 당시에 이미 최씨의 존재를 알고 있었는지가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황 전 총리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책임론이 불거지고 최씨의 존재를 알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을 때 최씨를 전혀 모른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던 2016년 11월 국회에 출석해 ‘최순실을 알고 있냐’는 질문에 “지라시(정보지)를 통해 알게 됐다” “여러 지라시들에 시중에 돌아가는 얘기들이 나오는데, 그중에 최순실 이야기도 나오더라. 몇차례 봤지만 그 날짜를 다 기억하진 못한다”고 밝힌 바 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2012년 대선 경선 전부터 박근혜 당시 후보를 도왔는가’라는 물음에 “가짜뉴스다. 저에게 확인할 필요도 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또 ‘최순실씨를 당시에 알고 있었는가’라는 물음엔 “재론할 필요가 없다. 그때 (국회에서) 다 얘기했다”고 밝혔다. 녹취록에 자신의 이름이 언급된 것에 대해선 “그런 법률자문을 한 바 없다. 어떻게 해서 그런 얘기가 나왔는지 알 수 없다. 최순실은 모르는 사람이다”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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