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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랜드가 '브렉시트 백스톱에 양보는 없다'며 영국을 압박했다

아일랜드가 테레사 메이 총리의 '플랜 B'에 찬물을 끼얹었다.

  • 허완
  • 입력 2019.01.28 17:42
영국 런던 의사당 앞에서 열린 브렉시트 반대 시위에 등장한 피켓. 2019년 1월24일.
영국 런던 의사당 앞에서 열린 브렉시트 반대 시위에 등장한 피켓. 2019년 1월24일. ⓒASSOCIATED PRESS

유럽연합(EU)을 설득해 논란의 ‘아일랜드 백스톱’ 조항을 수정해보려는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의 계획은 아무래도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EU에 이어 이번에는 북아일랜드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아일랜드 정부가 ‘양보는 없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사이먼 코베니 아일랜드 외무장관 겸 부총리는 27일(현지시각) BBC ‘앤드류 마 쇼’ 인터뷰에서 백스톱 조항을 브렉시트 합의안에서 삭제하거나 백스톱에 종료 시한을 못박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의회는 백스톱이 담겨있지 않은 합의안을 비준하지 않을 것이다. 단순한 얘기다.”

 

그는 기존 합의안에 포함됐던 백스톱 조항은 ”이미 타협안”이므로 EU가 추가 타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애초 EU는 북아일랜드에만 백스톱을 적용할 계획이었으나 ‘영국 내에 관세 장벽이 생기는 건 수용할 수 없다’는 메이 총리의 요구에 따라 영국 전체로 적용 범위를 확대한 바 있다.

코베니 장관은 또 백스톱 관련 ‘양보’가 불가능한 보다 근본적인 이유도 언급했다. 백스톱이라는 장치가 필요해진 건 영국이 하드 보더 부활 반대와 EU 관세동맹·단일시장 탈퇴라는 양립 불가능한 목표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애초에 백스톱이 필요했던 건 (북아일랜드-아일랜드 국경 부활은 원하지 않지만) 유럽연합 뿐만 아니라 관세동맹과 단일시장에서도 탈퇴하겠다는 영국의 레드라인 때문이었다.” 

 

그는 백스톱 조항에 반대하는 이들을 향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아일랜드섬의 두 관할구역 사이에 국경 인프라가 다시 세워지는 것을 피하기 위한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며 법적으로 타당한 대안을 어느 누구도 제시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영국 하원은 29일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플랜 B’를 비롯해 의원들이 제출한 다양한 수정안을 놓고 즉석에서 토론과 표결을 벌일 계획이다. 여야 의원들은 브렉시트 연기, 2차 국민투표 실시, 관세동맹 잔류 같은 다양한 구상을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모든 수정안들에 대한 표결이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하원 의장이 어떤 수정안을 표결에 부칠지 결정하게 된다. 또 이날의 표결은 ‘2차 인준 표결’이 아니며, 정식 인준 표결은 2월초나 2월 중순에 실시될 예정이다. 

북아일랜드 뉴리(Newry)에서 친(親)EU 활동가들이 브렉시트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가상의 북아일랜드-아일랜드 국경 장벽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2019년 1월26일.
북아일랜드 뉴리(Newry)에서 친(親)EU 활동가들이 브렉시트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가상의 북아일랜드-아일랜드 국경 장벽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2019년 1월26일. ⓒPAUL FAITH via Getty Images

 

하원에는 백스톱 관련 수정안도 상정되어 있다. 보수당 평의원 기구인 1922위원회의 그레이엄 브래디 위원장은 EU가 백스톱을 대체할 ”대안적 계획”을 제시하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지지하는 내용의 수정안을 마련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이 총리가 이 수정안에 대한 지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보수당 앤드류 머리슨 의원은 백스톱에 종료 시한을 설정하는 내용이 담긴 수정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같은 수정안은 백스톱이 영국의 완전한 EU 탈퇴를 가로막는 ‘덫’이 될 것이라고 보는 반대파 의원들의 마음을 돌려세우기 위한 것이다. 이를 통해 메이 총리의 기존 합의안을 약간 손질한 ‘플랜 B’를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설령 그와 같은 새로운 브렉시트 계획안이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EU의 거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EU는 그동안 ‘백스톱 없는 합의안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허완 에디터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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