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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경제보좌관 "젊은이들 아세안 가보면 '해피조선'" 발언이 나온 맥락

“험악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에서 기회를 찾으라”

ⓒ뉴스1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겸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이 한 강연에서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헬조선‘이라고 말하지 말고 아세안(ASEAN) 국가를 가보면 ‘해피 조선’을 느낄 것”이라고 말해 일각에서 비판이 일고 있다. 

또 50~60대 세대를 향해서는 “SNS에서 험악 댓글만 달지 말고 아세안에서 기회를 찾으라”고 했다. 

이 말들이 나온 상황을 살피면 이렇다. 김 위원장은 2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회관에서 열린 ‘CEO(최고경영자) 초청 조찬간담회’에 기조연설자로 참석해 연단에 올랐다. 

문재인 정부의 2019년도 신남방 국가의 경제정책과 주요 방향을 들어보기 위해 대한상의가 마련한 자리로 신남방지역 진출에 관심 있는 기업 200여개에서 CEO를 비롯한 최고위급 경영진이 참석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부터 경제보좌관을 맡고 있는 김 위원장은 지난해 8월 출범한 신남방정책특위도 이끌고 있다.

신남방정책특위는 인도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 지리적으로 우리나라보다 남쪽에 위치한 아시아 주요 국가들과 경제·사회·정치적 협력을 모색하는 기구다.

이날 간담회 연단에서 김 위원장은 ”아세안 국가는 연평균 5~6%씩 고공성장하고 있으며 2020년엔 전체 소비시장의 59%를 동남아가 차지할 것”이라며 ”거대 소비시장인 신남방 지역은 중점 공략해야 될 곳”이라고 아세안 지역 투자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 경제는 미국, 일본, 중국과 협력하며 성장했지만 지금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일본과는 역사문제, 중국과는 사드보복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아세안 국가에는 이미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롯데, 포스코 등 굴지의 대기업을 비롯해 중견·중소기업까지 한국업체 8000여개사가 진출해 있다. 아세안으로의 직접 투자 비중은 2007년 8.6%에서 지난해 7월 기준 15% 이상 늘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각 기업 고위경영진을 상대로 ”아세안에 이미 많은 기업들이 진출해있는데 이 곳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최근 베트남에서 ‘쌀딩크’ 열풍을 이끌고 있는 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을 언급했다. 그는 ”박항서 감독도 한국에서는 은퇴하고 쫓겨나지 않았냐”면서 ”거기(베트남)에 가서 인생 이모작으로 대박을 터트린 것”이라고 했다.

ⓒvia 한겨레

문제의 발언은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김 위원장은 이어 ”우리나라의 50대, 60대들도 할일 없다고 산이나 가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험악한 댓글말 달지 말고 아세안으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우리나라 젊은이들 국문과라서 취직 안 된다고 ‘헬조선’이라 하지 말라”면서 ”여기(아세안)서 보면 해피조선”이라고 했다. 이어 ”아세안 국가에서는 한국 학생들 붙잡고 한글 배우려고 난리”라며 ”마음 같아서는 내가 젊은이들을 한국어 선생으로 데려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중동 갔다’ 발언과 무엇이 다르냐는 비판이 있었다. 박 전 대통령은 2015년 3월19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제7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대한민국의 청년이 텅텅 빌 정도로 한 번 해보세요. 다 어디 갔냐고, 다 중동 갔다고”라고 말해 청년들의 분노를 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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