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1월 25일 17시 21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1월 25일 17시 31분 KST

민주당 대선주자 엘리자베스 워렌은 '초부유세'를 원한다

상위 '0.1%' 부유층을 겨냥한다.

Boston Globe via Getty Images

2020년 미국 대선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메사추세츠)이 상위 ‘0.1%’ 부유층을 겨냥한 부유세를 도입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차기 대선에서 경제적 불평등을 주요 선거 쟁점으로 삼으려는 민주당 안팎의 움직임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24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워렌이 구상중인 이른바 ‘울트라밀리어네어세(ultramillionaire tax)’에는 과세 대상 가구의 모든 국내외 자산에 연간 2%~3%의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계획에 따르면, 가구 합산 자산이 5000만달러(약 560억원) 이상인 경우 이들이 국내외에 소유하고 있는 주식, 부동산, 퇴직 펀드 등 모든 자산에 연간 2%의 세금을 매기게 된다. 10억달러(약 1조1200억원)이 넘으면 추가로 1%의 ”빌리어네어 누진소득세”를 부과한다.

이 구상 대로라면 최대 7만5000가구가 세금 부과 대상이 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일가도 물론 과세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WSJ은 미국에 상속세라는 일종의 재산세가 있기는 하지만 이와 같은 형태의 세금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ASSOCIATED PRESS

 

계획안 초안 작성에 참여한 두 명의 UC버클리대 교수, 이매뉴얼 사에즈와 가브리엘 주크만은 이 계획이 실현되면 10년 동안 2조7500만달러(약 3085조원)의 세수가 확보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이는 현재 인상이 예상되는 상속세와 증여세로 인한 세수 확보 규모의 10배에 달한다고 WSJ은 전했다.

탈세를 막기 위해 미국 국세청의 예산을 늘리는 방안도 계획에 담겼다. 또 미국 국적을 포기함으로써 부유세를 피하려는 5000만달러 이상의 고액 자산가들에게는 40%에 달하는 ”국적포기세(exit tax)”를 새로 부과한다는 구상이다. 

워렌은 24일 ”세금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혁해 초뷰우층의 소득 뿐만 아니라 그들의 재산에도 세금을 매길 때가 됐다”고 말했다. ”최상층 7만5000가구에게 정당한 몫을 부담하도록 함으로써 고삐 풀린 부의 집중을 완화하는 동시에 우리 중산층을 재건하는 데 있어서 시급히 필요한 투자를 가속화할 것이다.”

워렌은 ‘초부유세’ 도입으로 확보된 재원을 보편적 어린이집(universal prekindergarten), 학자금대출 경감, 환경보호, 건강보험 등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날 MSNBC 인터뷰에서 이와 같은 과세를 통해 ”미국 경제 내 다른 이들에게 기회를 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워렌은 소득이 아닌 재산을 과세 대상으로 삼으려는 이유도 설명했다. ”소득에만 세금을 매기면, 소득은 비슷할지 모르지만 경제적 상황은 크게 다른 두 사람에게 똑같은 세금을 매기게 되는 것이다.” 

또 그는 상위 0.1%가 재산 대비 내는 세금이 실제로는 나머지 99%보다 낮다는 경제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언급했다.

조세 분야 연구자이자 오바마 정부에서 국가경제위원회(NEC) 부위원장을 지냈던 뉴욕대 릴리 배첼더 교수는 ”미국은 매우 부유한 이들에게 나머지 모든 사람들보다 더 적은 세금을 매긴다”고 말했다. ”자본이나 상속으로 인한 소득에 대해서는 보통의 전통적인 근면한 노동에 매기는 것보다 훨씬 낮은 세율을 적용하기 때문”이라는 것.

불평 문제에 천착해 온 사에즈 교수는 ”진보적인 부유세가 미국의 증가하는 부의 집중을 억제하는 가장 직접적인 정책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참여한 주크만 교수는 전 세계 조세 회피처를 활용한 부유층들의 탈세를 연구해왔다.

두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상위 0.1%는 미국 내 전체 부의 20%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NYT는 소개했다. 1985년과 비교하면 두 배 증가한 수치다. 나머지 90%가 소유한 부는 25%로, 40%에 달했던 1985년에 비해 크게 낮아진 수치다.

NYT는 부유층에 세금을 물리자는 이야기가 새로운 것은 아니라며 1960년대초에 최상위층을 대상으로 하는 소득세 세율이 91%에 달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현재 미국의 소득세 최고세율은 오바마 정부 시절의 39.6%에서 완화된 37%다. 

한편 민주당 내 진보 그룹 ‘공정성장 워싱턴센터‘와 ‘조세경제정책연구소’는 최근 각각 부유층 증세 방안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초선 하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뉴욕)는 1000만달러(약 112억원) 초과 구간의 소득세 최고세율을 70%로 올려야 한다는 주장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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