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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포차' 국뽕 주작 논란에 대한 제작진의 입장

"제작 비하인드를 다 설명드리기는 어려운 점..."

  • 박세회
  • 입력 2019.01.24 17:16
  • 수정 2019.01.24 17:23
ⓒ티비엔/네이버티비

‘리얼리티‘를 표방하는 프로그램에서 일반인을 사전 섭외하고 이를 밝히지 않을 경우 ‘주작‘(做作)이라고 한다. 없는 말이 아니다. 엄연히 있는 한자어로 ‘없는 사실을 꾸며 만들어낸다’는 뜻이다. 

올리브티비·tvN의 예능으로 3%대 시청률을 기록 중인 프로그램 ‘국경 없는 포차’가 주작 논란에 휘말렸다. ‘한국의 맛과 정을 듬뿍 실은 포장마차가 국경을 넘어 해외로 떠난다.’는 것이 제작진이 밝힌 콘셉트. 안정환, 신세경 등의 유명인들이 파리의 에펠탑 앞에 포장마차를 차리고 장사를 하고 이를 기록한다.

그런데 아무래도 이상하다. 길을 지나치는 사람들이 안정환을 알아보고, 샘 오취리에게 ”당신이 바로 스타”라고 말한다. 노래 한 곡을 청했더니 프랑스어로 김광석의 ‘거리에서‘를 불러주고, 신세경이 보낸 디엠을 보고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달려왔단다. ‘리얼‘을 표방한 예능이라 시청자 입장에서는 눈살이 찌푸려지는 게 당연하다. 특히 의혹을 받는 몇몇 지점은 지나치게 대한민국에 취하는 ‘국뽕’이라는 점도 문제가 된다. 다섯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는데 아래와 같다.

1. 젊은 영국 커플이 알아보는 2002년 반지의 제왕

2018년 12월 19일 방송에서 포장마차를 찾은 젊은 영국인 커플은 안정환이 축구선수라는 사실을 기억해낸다. 심지어 여자는 안정환이 ”안정환이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골든 골을 넣었다”고 말한다. 축구의 나라 영국이지만 이렇게 어린 친구들이 안정환을 기억한다니 대단하다. 

ⓒ네이버 TV
ⓒNaverTV/tvN/올리브티비

2. 신세경 디엠에 찾아 온 베르나르 베르베르

2018년 12월 19일 방송에서는 프랑스의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신세경의 DM(다이렉트 메시지)를 받고 국경없는 포차를 찾았다. 신세경이 파리로 출발하기 소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팬이라며 소셜미디어로 메시지를 보냈는데,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실제로 찾아왔다는 것이다. 다만 이는 ‘주작’으로 의심하기엔 타당성이 있다. 일단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영미권이나 다른 유럽권 국가에 비해 유독 한국에서 인기가 많기에 한국을 특별하게 생각했을 수는 있다. 또한 사전 섭외에 제작진이 공을 들였더라고 그 정도야 예능에서 흔하게 있는 일이다. 

ⓒ티빙/올리브티비

3. 파리의 슈퍼스타 샘

지난해 11월 21일 방송에서 포장마차를 준비하는 일행들이 파리를 걸어가는 도중 현지의 팬들이 샘 오취리를 향해 달려든다. 우리도 카메라가 줄지어 찍고 있는 유명인을 보면 어쩐지 사인을 받고 싶은 충동에 휩싸일 때가 있다. 그런데 방송을 보면 이들은 샘의 이름도 알고 있다. 그럴 수도 있지만, 신세경이 누군가의 ‘찍사’(제작진의 표현)로 등장하는 장면은 익숙하지 않다.  

ⓒ올리브티비/네이버티비

4. 포장마차를 찾은 파리 뮤지션이 부른 노래가 ‘거리에서’

지난해 12월 6일 방송분. 포장마차를 찾은 프랑스인 뮤지션 커플은 박중훈의 즉석 제안으로 포차 손님들을 위해 노래를 한 곡 부른다. 이들이 부르는 노래는? 김광석의 ‘거리에서’를 프랑스어로 번안한 것. 정말 좋은 노래지만, 사전 섭외가 전혀 없었다고 믿으려면 설명이 더 필요하다. 

ⓒ네이버티비/올리브티비

5. ‘퇴계 이황’의 팬이 나타났다

지난 16일 방송에서는 KPOP이 아니라 ”퇴계 이황을 좋아한다”는 덴마크 여성이 출연했다. 그야말로 화룡점정이다. 알고보니 이 여성은 ‘아시아 유교’를 공부하는 대학원생. 

어쩌면 홍보가 잘 되어서일 수도 있다. 한국의 연예인들이 와서 포장마차를 한다고 하니 아시아 유교에 관심 있는 대학원생이 자연스레 등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거리감은 어쩔 수 없다. 덴마크에서 퇴계 이황의 팬이 나타날 정도면 대체 포차 하나 하면서 얼마나 홍보를 열심히 한 것인가?

ⓒ티비엔/네이버티비
ⓒ네이버티비/티비엔

허프포스트는 제작진 측에 과도한 섭외와 설정에 대한 사실관계 해명을 요청했으나 제작진 측은 ”제작 비하인드를 다 설명드리기는 어려운 점 양해를 부탁한다”라며 ”시청자 분들이 보시기 부자연스러운 부분들은 향후 의견을 반영하여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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