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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1월 26일 09시 00분 KST

'자살을 생각하는 십대 부모들의 절반은 전혀 눈치채지 못 한다'

"내 아들은 자기가 '괜찮지 않다'는 걸 내가 알고 실망할까봐 나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마음이 너무나 아프다."

nadia_bormotova via Getty Images

존 트라우트와인의 큰 아들인 윌은 15세 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죽기 전날 밤, 윌은 다음날 치를 시험 공부를 했다. 그 주 주말에는 운전면허증이 나와 곧 운전을 할 수 있게 될 것이었다. 운전면허는 윌이 열심히 준비해온 윌 인생의 큰 이벤트였다. 인기도 많고 운동도 잘하는 아들이 자살을 생각하고 있었다는 걸 윌의 부모는 전혀 몰랐다.

“우리는 너무나 놀랐다. 생각도 하지 못했다. 누가 집에 난입해서 윌을 죽인 게 아닐까 생각했다.”

아버지 트라우트와인이 2010년에 한 말이다.

“자살 충동은 말할 것도 없이, 당시 누군가가 내 아들이 ‘불행하다’고 내게 말했다면 나는 그 사람에게 제정신이냐고 되물었을 것이다.”

1월 14일, 미국에서 부모가 십대 자녀의 자살에 대한 생각에 대해 얼마나 인지하는지에 대한 큰 규모의 연구 결과가 소아과저널에 발표됐다. 필라델피아 지역에서 5천 명 이상의 11~17세 청소년과 부모들을 상대로 한 면담 조사 결과다.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말한 십대의 부모들 중 50%는 그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중에는 자살을 자주 생각한다고 답한 경우들도 있었다. 

이번 조사를 토대로 한 논문에서 연구자 제이슨 존스(필라델피아 어린이병원 폴리시랩)는 부모와 자녀 간 우울 증상에 대한 인식이 일치하지 않는 정도가 컸다고 설명했다. ”‘자살할 생각을 해본 적 있는가?’라고 아주 직접적이고 간단한 질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부모와 자녀의 답이 일치하는 비율이 매우 적었다는 것이다.

이는 부모가 우울 증상에 대해 이해하지 못 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들 본인이 이해하지 못 하기 때문인 경우도 많은 것으로 존스는 분석했다.

대다수의 십대 응답자들은 평소 자살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들의 부모 다수는 자녀가 죽음을 생각해본 적 있다고 여겼다. 어린이들은 자기의 특정 행동을 대수롭지 않은 것이라고 답했지만, 같은 행동을 두고 부모들은 이를 우려스러운 신호로 봤다.

전문가들은 사망 원인에서 자살이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늘어나는 현상을 매우 시급한 공중 보건 상의 위기로 보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의 자살은 다각도로 접근해야 할 이슈이며, 의료계, 부모, 학교, 연구자들이 힘을 합쳐 이해를 늘리고 예방 조치를 취해야 할 문제다.

2015년 미국 전역에 걸친 조사에 따르면 고등학생 중 18%는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11세까지를 포함한 최근 조사에서는 더 낮은 수치인 8%가 나왔다.) 자살을 생각해 본 사춘기 청소년의 3분의 2는 도움을 구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존스는 이번 조사 결과가 의료계, 특히 소아과 의사들에게 어린이들의 우울증을 진단하고 자살에 대한 생각을 감지하는 더 나은 방법을 고안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자녀가 자살을 생각해 보았다고 부모가 말하지만 자녀 본인은 부정할 경우, 의사들은 부모의 의견을 구하는 것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고 존스는 말한다. 그러나 이는 의사가 환자를 만나고 소통하는 기회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현실적 어려움이 있는 방안이다. 의사가 부모의 주관적 의견을 감안해야 하는가에 대한 윤리적 문제도 생긴다.

전문가들은 이것이 부모에게 주는 메시지는 보다 명확하다고 말한다.

정신건강 전문의 테리 브리스터는 ”부모는 무엇을 살펴야 하는지, 또 자신이 알게 된 사실들을 가지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부모들은 평소 소아과 의사의 의견을 주의 깊게 참고해야 하며, 자녀와 우울증, 자살에 대한 대화를 해야 한다.

1997년 아들 제이슨을 잃고′ 자살 예방을 위한 제이슨 재단’을 만든 재단 회장 클라크 플랫은 부모들이 이런 태도를 가장 경계해야 한다고 말한다.

″부모들은 자살에 대해서 읽거나 이런 연구를 보고 ‘오, 정말 끔찍하군. 저 가족들에겐 정말 슬픈 일이야.’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들은 ‘내 애는 안 그래’ 증후군이란 걸 갖고 있다. 정말 많은 부모들이 그렇다.” 

플랫 역시 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충격이 컸다. 아들 제이슨은 스포츠를 좋아하고, 인기가 있고, 친구도 많았으며 학교생활을 즐기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매일 아침마다 자녀가 자살하지는 않을까 체크리스트를 확인하라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위험 신호에 대해서는 알고 있어야 할 필요가 있다.”

기분이 크게 바뀌는 것, 자살에 대해 말하거나 글을 쓰는 것, 약물을 사용하는 것 등이 위험 신호다. 자살에 대해 생각한다고 해서 꼭 행동에 옮기는 것은 아니지만, 주요 위험 요인인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힘들 수도 있지만, 질문하라”는 게 플랫의 말이다. 어렵지만 아이들의 마음을 터놓게 하는 의미 있는 방법일 수 있다.

“정신 질환은 쉽지 않은 문제다. 아프지 않은 척할 수 있다. 때로는 테스트로도 잡히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녀들이 ‘저기요, 나 안 괜찮아요.’라는 말을 할 수 있길 원한다.”

트라우트와인은 아들을 기리기 위해 ‘윌 투 리브(Will to Live)’ 재단을 만들고 ‘My Living Will’이란 책을 썼다.

“내 아들 윌은 ‘난 괜찮지 않아요’라는 말을 하길 두려워했다. 내가 윌과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윌은 내가 자기를 괜찮지 않다고 보길 원하지 않았다. 내가 실망할까 봐 걱정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마음이 너무나 아프다.”

 

본인이나 주변 사람을 위해 도움이 필요한 경우 다음 전화번호로 24시간 전화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자살예방핫라인 1577-0199 / 희망의 전화 129 / 생명의 전화 1588-9191 / 청소년 전화 1388) 생명의 전화 홈페이지(클릭)에서 우울 및 스트레스 척도를 자가진단 해볼 수 있다.

 

*허프포스트 미국판의 Half Of Parents Whose Teens Consider Suicide Have No Idea를 편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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