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1월 23일 09시 49분 KST

일본이 방사성 오염수 111만톤을 바다에 방출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오염수 매일 증가" 그린피스 보고서가 나왔다

KIMIMASA MAYAMA via Getty Images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 뒤 원전 1~4호기에 보관된 방사성 오염수가 111만톤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여의도 ‘63빌딩’을 가득 채울 양이다. 일본 정부와 제1원전 사업자인 도쿄전력은 오염수의 정화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에도 바다로 방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국제적 논란이 예상된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도쿄전력이 자초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보고서(숀 버니 그린피스 독일사무소 수석 원자력전문가 작성)를 22일 전세계에 동시 공개했다.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12월13일 기준 도쿄전력 방사성 정화처리시설 알프스(ALPS·다핵종제거설비)를 거친 뒤 탱크에 보관 중인 방사성 오염수는 98만8천톤을 넘어선다. 원자로와 터빈 건물에 남아 있는 물의 양도 2만8천톤에 이른다. 오염수는 매주 2천~4천톤씩 늘어나고 있다.

방사성 오염수가 계속 증가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2011년 사고 당시 녹아내린 원자로 핵연료(응용연료)의 온도가 치솟아 2차 화학반응을 일으키는 것을 막기 위해 매일 상당한 양의 냉각수를 1~3호기 원자로에 쏟아붓고 있다.

또 사고가 난 원전은 해수면과 가까운 저지대에 건설되어 있어 지하수나 빗물이 원자로 쪽으로 몰려들고 있다. 이 물은 응용연료 등과 닿아 세슘·코발트·스트론튬·안티몬·삼중수소(트리튬) 등 방사성을 띠게 되는데, 이 오염수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2011년부터 논란거리였다.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우선 2013년 9월 본격 가동된 다핵종제거시설 알프스를 통해 삼중수소를 제외한 62가지 방사성 핵종을 제거하겠다고 했다. 또 원전 부지 전체에 액체 냉매가 흐르는 파이프 1671개를 박아 땅속을 얼리는 ‘동토벽’(아이스월)을 2014년 6월부터 건설해 지하수 유입을 줄이겠다고 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정화와 방수 모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전력은 지난해 9월 제1원전 탱크에 보관 중인 정화를 거친 오염수 94만톤 중 89만톤을 분석해보니 84%에 이르는 75만톤에서 기준치를 넘어서는 방사성 물질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동토벽을 설치했지만 지하수를 통한 오염수는 매일 130톤씩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오염수 저장 탱크는 2021년 3월이면 가득 찰 것으로 보인다. 추가 탱크 증설 계획은 아직 없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장은 지난해 10월 기자들을 만나 ‘오염수를 희석(물 섞음)해 해양에 방출하는 것을 허용하겠다’고 밝힌 적도 있어 방출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일본 정부나 도쿄전력이 오염수 방출을 검토하는 것은 ‘비용’ 때문이다. 2016년 일본 경제산업성 발표로는, 오염수 80만톤을 방출하는 데 7~8년이 걸리고 35억~45억엔(362억~465억원)이 필요하다. 지하 매설엔 최장 76년이 걸리고 비용은 천문학적 수준이다.

보고서는 “애초 오염수가 증가한 것은 도쿄전력이 건설 및 냉각수 사용 비용을 아끼기 위해 원전을 기존 계획(해발 35미터)을 바꿔가며 해발 10미터 저지대에 지었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제1원전은 사고 전에도 매일 지하수와 싸워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는 그들의 전임자들이 과거에 저지른 실수로부터 아무런 교훈도 배우지 못했다. 남은 유일한 해법은 강철로 만들어진 탱크에 오염수를 중장기적으로 저장하고 그사이 처리 기술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