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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환경보호청장 지명자는 기후변화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앤드류 휠러 지명자는 석탄업계 로비스트 출신이다.

  • 허완
  • 입력 2019.01.17 11:46
  • 수정 2019.01.17 11:49
ⓒNICHOLAS KAMM via Getty Images

석탄업계 로비스트 출신으로 차기 미국 환경보호청(EPA) 청장에 지명된 앤드류 휠러가 16일(현지시각) 인준청문회에서 기후변화의 위협을 별 일 아닌 것으로 취급했다.

그는 급격한 지구온난화를 지구적 위기라고 규정하기를 거부했다. 그는 오바마 정부 시절에 마련됐던 발전소 규제 폐지안에 대한 EPA의 분석 결과를 계속해서 부정확하게 언급했고, 새 규제안이 의무화하는 배출가스 감축 규모를 부풀렸다. 심지어 그는 지난 3개월 사이에 나온 기후변화 관련 주요 보고서 두 개를 혼동했고, 자신이 이끌게 될 EPA가 공동저자로 참여한 보고서조차 전부 다 읽어보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휠러 지명자는 ”기후변화는 세계 차원에서 다뤄져야 하는 글로벌 이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게 (지구가 겪고 있는) 가장 중대한 위기라고는 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완전히 예상하지 못했던 건 아니지만 EPA의 15대 청장이 될 인물로서는 뻔뻔한 입장이었다. 휠러에게 이 직책이 생소한 것도 아니다. 지난해 7월 스콧 프루잇 청장이 불명예 퇴진한 이래로 그는 청장 직무대행을 맡아왔다. 지난달에는 EPA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재직한 청장 직무대행이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상원 환경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했을 때도 휠러는 ”인간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면서도 ”그러나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건 그 영향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입장은 거의 모든 과학자들이 합의하고 있는 컨센서스에 어긋나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인간이 화석연료를 태우기 시작하면서 나온 배출가스가 산업화 시대 이전에는 지구가 경험하지 못했던 온도 상승의 주된 원인이라고 본다. 

ⓒChip Somodevilla via Getty Images

 

이날 청문회에서 그는 지난해 10월에 나온 유엔 기후변화 보고서와 11월에 발표된 미국 연방정부 기후변화 보고서(EPA를 포함한 13개 기관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를 혼동했다. 

그는 11월 보고서에 대한 질문을 받고 ”발표되기 전에 직접 검토하지는 않았다”며 직원들로부터 한 차례 브리핑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4주째 계속되고 있는 부분적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정지) 때문에 계획했던 후속 브리핑이 지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휠러 지명자는 또 트럼프 정부의 규제 완화로 촉발된 제조업 및 산업 활동 증가에 따라 지난해 미국의 탄소배출이 3.4% 증가했다는 최근의 보고서를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각각 최대 탄소 배출원인 자동차와 발전소의 탄소 배출 규제를 급격히 완화하는 내용이 담긴 자신의 새 제안이 오바마 시절의 규제와 비슷한 감축 효과를 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EPA 자체 연구 결과와 배치된다.

이날 청문회장에는 기후변화를 부인하는 휠러 지명자를 지지한 사람도 있었다. 기후변화를 ‘반박’하겠다며 상원 회의장에 눈덩이를 들고 온 것으로 유명한 제임스 인호프(공화당, 오클라호마) 상원의원이다. 그는 화석연료 업계 억만장자 코흐 형제가 후원하는 우파 싱크탱크의 보고서를 인용해 기후과학 연구를 반박하려 시도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미국 탄소 배출이 증가했다는 보고서를 일축했다. ”언론에 조작된 정보들이 엄청 많다.”

 

* 허프포스트US의 EPA Nominee Andrew Wheeler Downplays Climate Threat At Testy Confirmation Hearing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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