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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는 어디를 보고 있는 걸까

모나리자의 시선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실험 참가자들은 모나리자의 시선이 꽂혀 있는 줄자의 눈금을 표시했다. 빌레펠트대 제공.
실험 참가자들은 모나리자의 시선이 꽂혀 있는 줄자의 눈금을 표시했다. 빌레펠트대 제공.
ⓒhuffpost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그림을 꼽으라면 아마도 많은 사람이 16세기 초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린 모나리자를 떠올릴 것이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전시된 이 그림 앞은 언제나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그런데 이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그림 속의 모나리자가 마치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을 정면에서 볼 때뿐 아니라, 옆으로 비켜서 볼 때도 모나리자가 자신을 계속 쳐다보는 것 같다고 한다. 이런 현상을 가리키는 ‘모나리자 효과’라는 용어까지 생겨났다. 그러나 독일 빌레펠트대 연구진의 실험 결과, 정작 모나리자 그림에는 이 모나리자 효과가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론 오른쪽 15.4도에 치우쳐 있어

연구진은 24명을 대상으로, 그들이 모나리자의 시선을 어떻게 느끼는지 다양한 방법으로 실험했다. 연구진은 우선 컴퓨터 스크린에 모나리자 그림을 띄워놓았다. 그리곤 참가자와 스크린 사이에 2m 길이의 접이식 줄자를 펼쳐놓고 모나리자의 시선이 줄자의 어떤 눈금과 일치하는지 표시하도록 했다. 스크린과 참가자 사이의 거리는 66cm로 했다. 연구진은 이 거리를 유지한 채 줄자를 한 번은 가까이, 또 한 번은 멀리 대면서 그림을 30~70% 확대하거나 얼굴을 몇 구역으로 나눠 보여주는 등 15가지 다른 방식으로 각각의 경우마다 모나리자의 시선 방향을 기록하도록 했다. 상대방과의 거리나 얼굴의 다른 부위가 시선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이렇게 해서 얻어낸 2000여개의 결과치를 분석한 결과, 참가자들이 느낀 모나리자의 시선은 대부분 정면이 아닌 실험 참가자의 오른쪽인 것으로 나타났다. 참가자들이 기록한 평균 시선 각도는 오른쪽 15.4도였다. 모나리자의 눈이 자신의 오른쪽 귀나 어깨에 꽂혀 있다고 느꼈다는 얘기다.

`모나리자 효과′ 시선 각도는 5도

관심받고 싶어하는 욕망의 표현

빌레펠트대 인지기술연구소(Cluster of Excellence Cognitive Interaction Technology)의 인지심리학자 거노트 호르스트만(Gernot Horstmann) 연구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실험 결과로 모나리자 효과는 잘못된 명칭임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는 ”모나리자 효과는 누군가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강한 욕망을 설명해주는 말”이라며 ”이는 그 사람이 아는 사람이든, 모르는 사람이든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물론 명칭은 잘못됐지만 모나리자 효과는 실제로 존재한다. 과학자들은 주인공의 시선 각도가 좌우 양쪽으로 약 5도 이상 벗어나지 않는 한 `모나리자 효과’가 일어난다고 말한다. 착시현상 가운데 하나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인공지능 아바타를 설계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감력 있는 가상 인물을 창작하기 위해선 시선 처리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아이 퍼셉션>(i-Perception)에 발표됐다.

* 한겨레 신문에 게재된 칼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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