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폭행 피해자인 일본 아이돌 멤버는 왜 고개 숙여 사과해야 했나?

사건의 시작부터 현 상황까지 훑어봤다

ⓒ야마구치 마호 인스타그램

결국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킨 소속사가 사과하고 관계자가 경질되며 일본을 떠들썩하게 했던 아이돌 멤버 피습 사건의 논란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복잡한 사건을 찬찬히 살펴보자면 이렇다.

여자 아이돌 그룹 ‘NGT48’의 멤버 야마구치 마호 씨는 지난 8일 한 모바일 라이브플랫폼 ‘쇼룸’(SHOWROOM)을 통해 ”지난해 12월 초에 자택에서 괴한에게 습격을 받았다”고 폭로한 바 있다.

‘악수회’(일본의 아이돌이 팬들과 악수를 하는 행사)를 마치고 자택에 돌아와 현관문을 닫으려는 사이에 괴한 1명이 틈을 비집고 들어와 야마구치 씨의 얼굴을 붙잡고 넘어뜨리려 했다.

또한 집안에는 1명의 괴한이 더 있어 ‘살려달라’며 저항하는 야마구치 씨를 위협했다. 당시 야마구치는 엘리베이터가 움직이는 소리에 괴한들이 허둥거리는 틈을 타 복도로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두 명의 괴한은 사건 발생 1시간 만에 폭행 혐의로 체포되었으나 불기소 석방됐다. 이후 보도를 통해 이 두 명이 ‘NGT48’의 팬인 25세 무직과 대학생 남성이며 ”얘기를 하고 싶었을 뿐”이라고 진술한 사실이 밝혀졌다.

그러나 당시 야마구치가 제기한 더 중요한 문제는 폭행 사건을 처리하는 소속사의 대처였다. ”한 달을 기다렸지만 아무런 대처도 없었다”,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라며 소속사의 후속 대처에 대해 불만을 털어놨다.

폭로 당시 야마구치가 ”그룹 내의 다른 멤버들의 개인정보도 유출된 것이 분명하다”고 말하는 순간 갑자기 방송이 중단되는 일도 있었다. 이후 일부러 야마구치를 위협할 목적으로 폭행을 사주한 멤버가 있다는 소문도 돌았다.

ⓒ유튜브 영상 캡처

팬들이 폭발한 건 10일 있었던 NGT48의 3주년 팬미팅에서였다. 피해자인 야마구치 씨는 이날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라며 팬들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했다. 팬들은 ”잘못은 소속사가 해놓고 사과는 아이돌에게 시켰다”라며 분노했다.  

허프포스트 JP에 따르면  이날 소속사  ASK는 10일 폭행에 대해 ”조사 결과 그룹의 한 멤버에게  길에서 만난 남성이 말을 걸어 마호의 집 주소를 물어봤으나 모른다고 대답했고, 귀가시간만 알려준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피해자를 사과하게 한 소속사를 향한 비난은 가시지 않았다. 해당 뉴스가 외신까지 타며 주목을 받자 소속사는 14일 “NGT의 극장 지배인인 이마무라 에츠로 지배인이 경질된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마무라 지배인은 NGT48의 유명세를 만든 일등 공신으로 평가 받는다. 

그러면서도  ASK는 해당 사과문에서 ”당사는 멤버 중 불법 행위를 한 사람은 없다고 보고 있다”고 밝히며 멤버 연루설을 부인했다.

AKB48의 자매 그룹인 NGT48은 일본 니가타현 니가타시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일본 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일본 #일본 아이돌 #야마구치 마호 #NGT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