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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영국 브렉시트 의회 표결 '운명의 날'이 밝았다

영국이 EU 탈퇴를 결정한 이래로 가장 중요한 날이다.

  • 허완
  • 입력 2019.01.15 18:03
  • 수정 2019.01.15 18:07
ⓒStefan Rousseau - PA Images via Getty Images

마침내 ‘운명의 날’이 밝았다.

15일(현지시각), 영국 의원들은 테레사 메이 총리가 유럽연합(EU)과 맺은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한다. 이 표결은 영국의 EU 탈퇴를 앞두고 앞으로 영국이 나아갈 방향을 좌우하게 된다. 이번주 내내 헤드라인을 장식할 뉴스이기도 하다.

과연 의원들은 ‘노딜(no deal) 브렉시트‘가 초래할 재앙에 대한 우려 때문에 메이 총리의 합의안과 논쟁적인 ‘백스톱’ 조항을 지지하게 될까?

아니면 메이 총리의 합의안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강경 브렉시트파 의원들로 이뤄진 ‘유럽연구그룹(ERG)’이 메이 총리의 계획을 좌절시킬 만큼의 의원들을 모을 수 있을 것인가?

어느 쪽이든, 표결 결과는 모든 사람들에 입에 오르내리게 될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이번주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ASSOCIATED PRESS

 

이번주에 있었던 일들...

메이 총리에게 그다지 좋은 출발은 아니었다. 도날드 투스크 EU 상임의장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논란의 백스톱 합의 조항에 대해 영국인들을 안심시키려는 의도로 보낸 서한 때문이다. 

여당인 보수당의 상당수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논쟁으로 떠오른 백스톱 조항에 대해 EU 지도자들은 ”(앞서 체결한) 탈퇴 합의 내용을 변경하거나 이와 어긋나는 어떤 것에도 합의해줄 수 있는 입장에 있지 않다”고 적었다. (예상대로) 그다지 좋은 반응이 나오지는 않았다.

″이건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보수당 의원 데미안 콜린스가 트위터에 적었다. ”우리는 반드시 백스톱을 끝낼 독립적인 수단을 가져야 한다.”

보수당 의원 벤 브래들리는 EU 측이 보내 온 서한을 ”무의미한 것일 뿐”이라고 깎아내렸다.

메이 총리의 ‘불운’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표결을 불과 하루 앞두고 여당의 원내총무 중 한 명이 물러났다. 정부 입장에 따라 표를 던지도록 여당 의원들을 설득해야 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인물이 사임한 것이다.

가레스 존슨은 사임서에서 원내총무로서의 임무와 메이 총리의 합의안에 대한 개인적 의견 사이에서 접점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메이 총리의 합의안에 동의 못한다’는 얘기다.

″모든 양심에 따라 나는 이 합의안이 우리나라의 국익을 해칠 것이 분명하므로 정부의 입장을 지지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Victoria Jones - PA Images via Getty Images

 

화요일과 그 이후의 일들...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해 5일 간의 치열한 토론이 의회에서 진행됐고, 이제 마침내 화요일(15일) 저녁, 의원들은 영국의 EU 탈퇴 방식에 대한 총리의 제안을 지지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날 진행될 이른바 ‘중요한 투표(meaningful vote)’는 애초 예정됐던 것보다 한 달 늦어진 것이다. 당시 메이 총리는 자신이 가져온 브렉시트 합의안이 ”큰 격차로 거부될 것”이라는 이유로 표결을 전격 연기했다.

메이 총리는 과연 합의안 통과를 위해 필요한 의원(650명 중 표결권이 없는 이들을 뺀 639명의 과반, 320명) 숫자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을까?

현재로서 가능성은 그리 높아보이지 않는다. 어쨌든 우리는 곧 결과를 알게 된다. 의원들이 투표를 마치고 빠르면 15분 내로 하원의장 존 버코우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서부터가 문제다. 메이 총리가 모두의 예상을 깨고 과반 의원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다면, 영국은 의견이 분분한 아일랜드 백스톱 문제를 포함해 총리가 EU와 맺은 조건에 따라 EU 탈퇴를 진행하게 된다.  

ⓒJack Taylor via Getty Images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문제는 약간 복잡해진다.

지난 수요일(9일) 밤, 정부는 하원에서 큰 패배를 당했다. 보수당 일부 의원들이 노동당과 손 잡고 통과시킨 법안 때문이다. 이에 따르면,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메이 총리는 애초 합의됐던 21일 대신 단 3일(의회 개회일 기준) 내로 새로운 브렉시트 계획안을 하원에 제출해야 한다.

보수당 도미닉 그리브 의원이 추진한 이 수정안은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려는 의도로 마련된 것이다. 의원들은 표결을 통해 2차 국민투표, ‘관리된’ 노딜 브렉시트, ‘노르웨이 플러스 모델’ 등 새로운 브렉시트 계획안에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어떤 것이든 새로운 브렉시트 계획안이 의회에서 통과된다면, 정부는 EU에 재협상을 요구하게 될 수 있다. 그러나 브렉시트 날짜(3월29일)이 불과 몇 주 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때 브렉시트는 연기(리스본조약 제50조 연장)될 수밖에 없을지 모른다.

끝으로, 메이 총리가 표결에서 패배한다면 노동당이 정부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상정할 수도 있다.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최근 브렉시트 연기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물론 의석수가 모자란 탓에 노동당이 단독으로 이를 통과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만약 일부 보수당 의원들이 가세해 정부에 대한 불신임 투표가 통과된다면, 총선 실시 요건이 갖춰지게 된다. 

한편 표결을 하루 앞둔 14일, 메이 총리는 의회에 출석해 ”이 합의안을 다시 한 번 살펴봐 달라”고 마지막으로 호소했다.

메이 총리는 현재의 합의안이 ”질서있는” 브렉시트를 위한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하며 만약 부결될 경우 남은 옵션은 노딜 브렉시트 뿐이라고 주장했다.

메이 총리는 노딜 브렉시트가 벌어지면 스코틀랜드 독립을 주장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1973년에 있었던 주민투표와 똑같은) 북아일랜드 독립 투표를 요구하는 이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 예상가능한 여러 가지 시나리오들 중 메이 총리의 합의안 통과 가능성은 제일 낮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 허프포스트UK의 This Is How Tuesday’s Crunch Brexit Vote Will Play Out - And What Happens If May Loses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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