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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사형 선고받은 캐나다인은 외교 갈등의 희생양이기만 할까?

갈등의 희생양으로만 보기에는 회의적인 시선이 있다

  • 박세회
  • 입력 2019.01.15 11:44
  • 수정 2019.01.15 11:57
ⓒASSOCIATED PRESS

중국의 사법 당국이 한 캐나다인 남성에게 마약 밀매 혐의 재심에서 사형을 선고했다.

14일 중국 북동지방에 있는 다롄시의 중급인민법원은 캐나다인 로버트 로이드 셸렌베르크(Robert Lloyd Schellenberg)의 마약 밀매 사건 재심에서 사형을 선고했다.

서방의 언론은 지난해 12월 초 캐나다에서 화웨이 글로벌의 CFO(재무책임이사) 멍완저우(孟晩舟)가 체포됐던 사건이 이 재판에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법원은 ‘법대로 했다’는 입장이다. 

중국 사법당국의 공소장을 보면 셸렌베르크는 지난 2014년 222kg의 메스암페타민(필로폰)을 중국에서 호주로 밀매하는 일을 공모한 혐의로 체포되어 재판에 넘겨졌다.

중국 검찰은 셸렌베르크와 그의 일당이 중국에서 마약을 타이어 등에 숨겨 호주로 밀수하려 했다고 봤으며 이들의 범죄를 소명할 다양한 증거를 제시했다. 

셸렌베르크는 15개월 후인 2016년 11월 첫 재판을 받았으며 32개월이 지나서야 첫 선고를 받았다. 지난 11월 20일 중국 법원은 셸렌베르크에게 15년 징역형과 15만위안(약 2500만원)의 재산 몰수형을 선고해다. 

셸렌베르크는 ”형이 과하다”며 항소했으나, 상급심 법원은 오히려 ”범죄 사실에 비해 형량이 너무 관대하다”며 하급심으로 되돌려 보냈다. 

계속된 재심에서 검찰은 ”최근에 드러난 증거를 보면 그가 마약 밀매 과정에서 더 중대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지난 12월에 있었던 재심 공판에는 3개의 외신만 참석했는데, 이 중 하나가 프랑스 계열의 통신사 AFP(Agence France-Presse)다.

AFP의 보도를 보면 이날 재판에서 셸렌베르크는 ”한 친구가 쉬칭(Xu Qing)이라는 사람에게 통역가로 자신을 소개해 줬는데, 부지불식간에 국제적인 마약 밀매 사건에 휩쓸리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Associated Press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번 재판에 대해 ”중국이 이번 사건처럼 사형을 임의로 적용하기로 마음먹었다면, 우리 정부로서도 또 국제 사회의 우방들로서도 극도로 우려되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셸렌베르크를 무고한 시민으로 보는 데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캐나다 언론 CBC는 2012년 셸렌베르크가 마약 밀매 혐의로 캐나다에서 16개월 형을 받았을 때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담당 판사가 셸렌베르크에게 한 말을 보도했다. 

″이 국가는 당신으로부터 좀 더 나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에서 살고 있다. 리비아나 시리아에서 체포된 것이 아니다.”

당시 캐나다 경찰은 그의 거주지를 급습해 6800캐나다 달러(573만원) 상당의 코카인과 헤로인 그리고 마약류 밀매 수익으로 추정되는 약 5305달러(447만원)의 현금을 압수했으며, 셸렌베르크는 모든 혐의를 인정하고 16개월 형을 받았다. 당시 이 판사는 셸렌베르크가 밀매의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봤다.

중국은 마약 범죄에 매우 민감하다. 중국법에 따르면 헤로인 50g 이상 또는 아편 1kg 이상을 거래하다 적발될 경우 사형에 처할 수 있다. 중국 관영 언론 환구시보는 ”일본 국적의 6명을 포함한 다수의 외국인이 중국에서 마약 범죄로 사형 선고를 받았다”며 캐나다를 향한 보복적 성격이 아님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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