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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랜드로버가 4500명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 허완
  • 입력 2019.01.11 11:42
ⓒBloomberg via Getty Images

재규어랜드로버가 4500명 규모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시장 판매 부진과 디젤 자동차 판매 감소, 브렉시트로 인한 불확실성 등의 영향이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지난해 25억파운드(약 3조5600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같은 날,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는 유럽에서 인력 감축과 공장 폐쇄를 비롯한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포드는 영국이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가 벌어지면 영국에 위치한 공장을 닫아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는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는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이 기록됐고, 유럽에서는 디젤차 규제, 브렉시트 등이 판매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국 시장도 정점을 찍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면서도 각국 정부의 배출가스 규제 강화에 대응하고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연구·개발 지출은 크게 늘어나는 중이다. 주요 자동차 업체들이 수익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배경이다.

ⓒBloomberg via Getty Images

 

1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가디언 등에 따르면, 재규어랜드로버는 이번 구조조정으로 4500여개의 일자리가 줄어들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중 대부분은 영국 코벤트리와 게이돈에 위치한 연구·개발(R&D) 기지에 근무하는 사무직 인력이다. 

인도의 재벌그룹 타타자동차 소유의 재규어랜드로버는 영국에서 4만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영국에 있는 자동차 업체 중 최대 규모다. 회사 측은 영국에서 우선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

랄프 스페스 CEO는 ”모든 지역에서 (인력) 감축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생산직 노동자들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이미 다방면에서 비용 절감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솔리헐 공장은 비정규직 1000여명을 정리했고, 캐슬브롬위치 공장 생산직 노동자들의 조업을 주당 3회로 축소해 가동 시간을 대폭 단축했다.

신형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생산 물량은 최근 준공된 슬로바키아 공장으로 옮겼다. 생산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조치다. 그밖에도 영국 내 신규인력 채용 중단, 출장 제한, 연구개발 예산 축소 등의 조치도 시행중이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전기차 시대에 대비한 새 투자 계획도 동시에 발표했다. 현재 엔진 조립공장이 있는 울버햄튼에 신규 투자를 단행해 전기차 부품을 생산하고,  버밍엄 햄스홀에 전기차 배터리 조립 공장을 새로 짓는 내용이다.

현재 재규어랜드로버의 라인업에서 유일한 전기차인 재규어 I-Pace는 협력업체 마그나 슈타이어의 오스트리아 공장에서 위탁 생산 되고 있다.

스페스 CEO는 ”복합적인 지정학적, 규제 관련 혼란, 자동차 산업이 마주하고 있는 기술적 도전을 맞아 장기적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결단력 있는 행동을 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NurPhoto via Getty Images

 

같은 날 포드는 유럽 사업 부문을 대폭 축소하는 내용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재규어랜드로버의 구조조정 계획이 발표되기 불과 몇 시간 전이다. 포드는 유럽 전역에서 5만여명을 고용하고 있다.

포드의 유럽·중동·아프리카 부문을 이끌고 있는 스티븐 암스트롱은 ”(구조조정 규모는) 우리가 고용하고 있는 5만명 중에서 상당한 숫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구체적인 규모와 범위 등을 논의하고 있다는 이유로 자세한 언급은 피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회사 측은 노조 측과도 협상을 벌이고 있다. 최종안은 6월말에 공개될 예정이다.

포드는 유럽에서 수익을 내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최신 통계에 따르면 2018년 1월부터 11월까지 EU 시장에서 포드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 하락한 91만여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9월부터 11월까지의 월간 판매량은 각각 전년대비 23.5%, 7.3%, 8% 하락했다.  

유럽 시장 구조조정은 포드가 글로벌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재조정 작업의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포드는 향후 최대 5년 간 110억달러(약 12조3000억원) 규모의 구조조정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드는 판매가 저조한 세단 등의 유럽 생산을 중단할 계획이다. 독일 자를루이 공장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보르도에 위치한 변속기 공장은 8월말에 폐쇄할 계획이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가득한 영국에서도 변화가 예상된다. 암스트롱은 ”브렉시트가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할지 다시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는 잉글랜드와 웨일스에서 총 5곳의 직영·합작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암스트롱은 아직 영국 공장 폐쇄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았다면서도 ”아무것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이 EU와의 협상을 통해 순조로운 탈퇴 절차를 밟아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만약 노딜 브렉시트가 벌어지면 구조조정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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