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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1월 11일 09시 16분 KST

굴뚝농성 426일 만에…파인텍 노사 협상 극적 타결

20여시간의 마라톤 협상을 벌였다.

스타플렉스(파인텍)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제공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장과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 등 노사 대표자들이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교섭 타결 조인식을 하고 있다. 

지상 75m 하늘에서 맞은 426번째 아침, 고공농성을 벌이던 파인텍 노동자들에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공장 정상화와 단체협약 이행 등을 요구하며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굴뚝에서 고공농성을 벌여온 파인텍 노동자들과 스타플렉스(파인텍 모기업)가 11일 오전 7시20분께 전날부터 이어진 20여시간 마라톤협상 끝에 ‘자회사 고용’을 보장하는 잠정 합의안을 극적으로 도출했다.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장과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 등 노사 대표자들은 전날 오전 11시께 서울 양천구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여섯 번째 교섭을 시작했다. 앞서 교섭장에 도착한 차 지회장과 김 대표는 교섭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교섭장으로 들어갔다.

양쪽의 교섭을 중재해 온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열렸던 5차 교섭이 마지막이라 될 줄 알았는데 이야기가 마무리되지 않아 오늘 한 번 더 논의하기로 했다”며 “오늘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당분간 교섭을 재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교섭은 정회와 속개를 거듭하며 끝날 듯 끝나지 않는 협상을 이어갔다.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9일 사이 열렸던 1∼5차 교섭에서 핵심 쟁점은 김 대표의 법적 책임과 노동자들의 ‘지속가능한 고용’ 보장 문제였다. 당시 노조 쪽은 “김 대표가 고용보장과 관련한 합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향후 법적 책임을 진다는 약속을 해야 한다”고 회사의 합의불이행에 대한 ‘안전장치’를 강력하게 요구했다. 2015년에도 노사 합의로 차광호 지회장이 408일 만에 굴뚝에서 내려왔지만, 이후 사측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은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한겨레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장(왼쪽 둘째)과 김세권 스타플렉스 대표(오른쪽 둘째)가 3일 오전 서울 양천구 사회적경제통합지원센터에서 열린 파인텍 노사 4차 교섭에 참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노조는 빠른 교섭타결을 위해 스타플렉스의 직접고용을 주장했던 기존 요구안에서 한 발 물러서 ‘지속가능한 고용’이라는 제3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상에서 30일 넘게 단식 투쟁 중인 차 지회장을 비롯해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나승구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신부, 박승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 등이 24일째(10일 기준) 동조단식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상황을 하루 빨리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노조 쪽의 양보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가 진정성 있는 답변을 회피하면서 교섭은 진전 없이 공회전을 거듭했다.

이날 교섭 타결로 지난 6일부터 무기한 단식을 선언했던 고공농성자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도 단식을 중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