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2019년 01월 10일 16시 35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1월 10일 17시 10분 KST

미국 목사가 트럼프를 변호한 논리 : '천국에도 장벽이 있을 것이다'

국경 장벽을 소망하는 트럼프를 변호하기 위해 성경을 인용했다.

Bloomberg via Getty Images

미국의 복음주의 기독교 목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간절한 소망인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을 변호하는 데 성경을 활용했다. 천국에도 이를 둘러싼 장벽이 있을 것이라는 논리다.

텍사스 제일침례교회 목사이자 트럼프의 오랜 지지자인 로버트 제프리스는 지난 일요일(6일) ‘폭스 앤 프렌즈’에 출연해 국경 장벽이 ”부도덕”하다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 캘리포니아)의 주장을 반박했다.

″성경은 천국에도 이를 둘러싼 장벽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제프리스가 말했다. ”이곳에 들어가는 게 모두에게 허용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만약 장벽이 부도덕한 것이라면, 하나님도 부도덕하다는 얘기가 된다.”

Mario Tama via Getty Images
트럼프 정부가 미국-멕시코 국경 인근에 설치한 국경 장벽 시제품들의 모습.

 

미국 기독교인들은 트럼프가 원하는 국경 장벽의 도덕성에 대해 엇갈리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 미국연합그리스도교회(UCC) 총회장인 존 C. 도어하우어는 자신이 속한 교파는 국경에 장벽을 세우는 게 도덕적이거나 성경적이라는 의견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허프포스트에 말했다. 그는 베를린장벽이나 유대인들을 게토로 몰아넣기 위해 유럽에 세워졌던 장벽들이 이를 반증하는 사례로 꼽았다.

″장벽을 세운다는 것은 이웃과 자신을 사랑하라는, 예수가 제자들에게 따르도록 한 이 핵심적인 가르침을 지키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폭스 앤 프렌즈’ 단골 출연자인 제프리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 장벽을 변호하며 여기에 그 어떤 부도덕성도 없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성경은 질서를 유지하고 시민들을 안전하게 하는 게 정부의 핵심적인 책임이라고 가르치고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장벽을 활용하는 것에는 그 어떤 잘못도 없다.” 제프리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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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화가, 판화가 귀스타브 도레(1832-1883)는 성경의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새 예루살렘'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그는 성경의 두 구절을 인용해 자신의 논리를 뒷받침하려 했다. 그가 트럼프의 국경 장벽 건설 계획을 변호하며 과거에도 꺼냈던 논리다.

제프리스는 하나님이 기원전 5세기경 유대인 지도자인 느헤미야에게 예루살렘을 둘러싸는 장벽(성벽)을 지어 시민들을 안전하게 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신약성서의 요한계시록을 근거로 천국도 장벽으로 둘러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요한계시록 21장을 인용한 것으로 보인다. 14절에는 세계의 종말 끝에 들어설 ”새 예루살렘”을 ”크고 높은 성곽”이 둘러쌀 것이라는 대목이 등장한다. 

 

기독교 복음주의 인도지원 단체인 ‘월드릴리프(World Relief)’의 디렉터 매튜 소렌스는 정부가 국경 장벽을 짓는 것에 대한 찬성이나 반대의 의미로 성경이 쓰이는 게 꼭 적절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분명한 것은 느헤미야의 성벽을 언급한 성경은 또한 박해를 피해 탈출해 온 이들을 환대하고 환영할 것을 이스라엘 민족에게 가르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나는 느헤미야의 시대처럼 우리 시대에 우리나라가 박해를 피해 피난처를 구하러 탈출해 온 이들을 - 우리에게 그들을 도울 힘이 있는 데도 - 거부하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소렌스가 이메일에 적었다.

″국경 안보를 확보하면서도 동시에 취약한 이민자들을 환영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공공 정책들의 변화를 요구해야 한다고 믿는다.”

 

* 허프포스트US의 Evangelical Pastor Defends Trump’s Border Plan: ‘Heaven Itself Is Gonna Have A Wall’을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