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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고민주공화국 국민들이 18년 만의 정권교체에 환호했다(화보)

2년간 미뤄진 대선 결과가 나왔다

  • 박수진
  • 입력 2019.01.10 16:33
  • 수정 2019.01.10 16:52
10일 민주콩고의 수도 킨샤사 거리에서 시민들이 치세케디의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10일 민주콩고의 수도 킨샤사 거리에서 시민들이 치세케디의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ASSOCIATED PRESS

18년 동안 조제프 카빌라의 독재 체제가 이어져 온 아프리카 중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야권 인사가 새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10일 로이터는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민주콩고)에서 2018년 12월 30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인 민주사회진보연합(UDPS)의 펠리스 치세케디 후보가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치세케디는 21명의 후보 중 38.57%를 득표했다.

카빌라 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았던 범여권 단일후보 에마뉘엘 라마자니 샤다리 전 내무장관은 3위를 기록했다. 2위는 엑손모빌에서 일하다 국회의원이 된 마르탱 파율루다.

ⓒASSOCIATED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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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콩고 정부는 선거 다음날인 31일 이후 국가 전역의 인터넷과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차단유엔(UN)과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의 규탄을 받았다. 정부는 ”가짜 선거 결과가 퍼지는 걸 막기 위해”라는 이유를 내걸었다.

또 선거관리위원회가 당초 지난 6일이었던 선거 결과 발표를 ‘지역별 개표가 지연되고 있다’는 이유로 연기하면서 투표 결과 조작 논란도 일었다.

콩고민주공화국 신임 대통령으로 당선된 펠리스 치세케디
콩고민주공화국 신임 대통령으로 당선된 펠리스 치세케디 ⓒLUIS TATO via Getty Images

현 대통령 조제프 카빌라는 서른 살이던 2001년 1월 전임 대통령인 아버지 로랑 카빌라로부터 정권을 물려받았다. ‘5년 2회 연임’ 원칙에 따라 2006년과 2011년 대선에서 승리했으나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졌다. 2016년 12월에 치렀어야 할 임기 후 세 번째 대선은 2년이나 미룬 2018년 12월 치르면서 18년 간 대통령으로 재임했다.

(왼쪽) 2001년부터 민주콩고 대통령으로 재임해온 조셉 카빌라 (오른쪽) 범여권 단일후보로 나섰던 에마뉘엘 라마자 샤다리 전 내무장관
(왼쪽) 2001년부터 민주콩고 대통령으로 재임해온 조셉 카빌라 (오른쪽) 범여권 단일후보로 나섰던 에마뉘엘 라마자 샤다리 전 내무장관 ⓒBRYAN R. SMITH via Getty Images

1960년 벨기에에서 독립한 이 나라의 정권을 잡은 것은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모투부 세코(1930~97)였다. 이 무렵 쿠바혁명의 주역 체 게바라가 콩고자이르해방민주세력동맹의 로랑 카빌라(1939~2001)와 합세해 공산 혁명을 시도했다.

세코 정권의 32년 철권 통치가 끝난 것은 냉전 이후였다. 카빌라는 1차 콩고 내전(1996~97년)에서 승리한 뒤 국명을 자이르에서 콩고민주공으로 바꿨다. 그러나 1차 내전 때 카빌라를 도운 투치족이 정부 쪽의 홀대에 반발하며 2차 내전(1998년)이 발생했다. 내전은 국제 분쟁으로 확대됐고, 카빌라는 2001년 경호원의 총에 암살됐다. 아들인 조제프 카빌라 대통령이 정권을 이어받아 17년 장기 집권을 이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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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은 샤다리가 이기면 카빌라 대통령이 2023년 차기 대선에 출마하는 ‘푸틴식 꼼수’를 통해 집권 연장을 꾀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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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의 공정성을 둘러싸고 벌써부터 극한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 치안과 에볼라출혈열을 이유로 야권 세가 강한 동부 일부 지역의 투표를 2019년 3월로 연기했다. 유권자 4000만명 가운데 3%가 사실상 투표권을 빼앗겼다. (2018년 12월 31일, 한겨레)

 

10일 시민들이 치세케디의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10일 시민들이 치세케디의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ASSOCIATED PRESS
ⓒASSOCIATED PRESS
10일 시민들이 치세케디의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10일 시민들이 치세케디의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ASSOCIATED PRESS
선거 결과 발표 직전인 9일 킨샤사의 치세케디 선본 사무실 앞에서 파티 중인 지지자들
선거 결과 발표 직전인 9일 킨샤사의 치세케디 선본 사무실 앞에서 파티 중인 지지자들 ⓒASSOCIATED PRESS

한편 2위를 기록한 파율루 의원의 지지자들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서도 비위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선거 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치세케디의 지지율이 파율루의 지지율보다 한참 낮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파율루는 프랑스공영국제라디오(RFI)에 선관위의 이번 개표 결과에 의혹을 제기하며 공개적으로 재검표를 요구했다. 

2위를 기록한 마르탱 파율루 후보
2위를 기록한 마르탱 파율루 후보 ⓒLUIS TATO via Getty Images

치세케디 선본은 ‘선거 후 카빌라 측과 연락을 한 사실은 있으나 우리는 평화로운 정권교체를 추구하며 현 정권과 어떤 거래도 없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박수진 에디터: sujean.park@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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