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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가 석탄업계 로비스트 출신 휠러를 환경보호청장에 공식 지명했다

앤드류 휠러는 지난해 7월부터 청장 직무대행을 맡아왔다.

  • 허완
  • 입력 2019.01.10 11:32
앤드류 휠러 미국 환경보호청(EPA) 청장 지명자.
앤드류 휠러 미국 환경보호청(EPA) 청장 지명자. ⓒASSOCIATED PRESS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탄업계 로비스트 출신인 앤드류 휠러를 환경보호청장(EPA)에 공식 지명했다. 휠러는 지난해 7월부터 청장 직무대행을 지내왔다.

미국 연방정부 부분적 셧다운(일시 업무정지)가 3주째로 접어들면서 EPA 업무에도 상당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휠러 지명자에 대한 인준 요청서를 상원에 발송했다.

휠러는 성명을 내고 ”환경보호청을 이끌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해준 것을 영광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류의 건강과 환경을 보호하는 것보다 더 큰 책임은 없다고 생각하며, 미국 시민들을 대표해 이와 같은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기를 고대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은 2018년 10월23일 백악관에서 열린 리더십 컨퍼런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앤드류 휠러 환경보호청장 직무대행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은 2018년 10월23일 백악관에서 열린 리더십 컨퍼런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앤드류 휠러 환경보호청장 직무대행을 소개하는 모습. ⓒBloomberg via Getty Images

 

트럼프 정부에는 규제 대상 업계 출신인 인물이 해당 규제 기관을 이끌게 된 사례가 꽤 많다.

지난해 상원이 인준한 알렉스 아자르 보건사회복지부 장관은 거대 제약회사인 일라이 릴리 임원 출신이다. 보잉 임원을 지냈던 패트릭 셰너핸은 제임스 매티스 장관의 갑작스러운 사임 이후 1월1일부로 국방부 장관대행에 내정됐다. 그 다음날, 석유업계 로비스트 출신이자 내무부 부장관인 데이비드 베른하트는 장관 직무대행이 됐다. 라이언 징크 장관이 비위 혐의 끝에 물러나면서다.

휠러의 EPA 청장 지명은 예정되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그를 청장으로 공식 지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당시 뉴욕타임스(NYT)에 ”나는 내가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우리 기관의 전환기다. 우리는 몇 가지 정책들을 시작했고 나는 그 결과들을 보고 싶다.”

'NRG에너지'가 운영하는 석탄발전소의 모습. 미국 일리노이주 로메오빌. 
'NRG에너지'가 운영하는 석탄발전소의 모습. 미국 일리노이주 로메오빌.  ⓒBloomberg via Getty Images

 

휠러는 각종 의혹에 휩싸였던 스콧 프루잇 청장이 6개월 전 불명예 퇴진한 이래 청장대행을 맡아왔다. 짐 인호프(공화당, 오클라호마) 상원의원을 비롯한 프루잇의 최측근들은 트럼프 정부의 친(親)화석연료 정책을 시행할 적임자로 휠러를 꼽았다.

휠러는 기대에 부응했다. 지난해 8월, 그는 새 자동차 연비 기준을 완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전기차 기술이 미래를 향해 도약하고 있는 와중에 석유 업체들에게 ”거대한 선물”을 줬다는 비판을 받았다. 몇 주 뒤 그는 오바마 정부의 대표 정책 중 하나인 발전소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늘어날 공해는 EPA의 자체 계산으로도 매년 1400명의 조기사망자를 더 유발할 전망이다.

11월에는 EPA를 비롯한 13개 연방정부 기관 과학자들이 연례 보고서를 발표해 지구온난화가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휠러는 다음 보고서 작성 과정에 개입하겠다고 위협했다.

12월 한 달 동안 휠러는 자신이 2017년 중순까지 몸 담았던 석탄 업계에 두 건의 선물을 더 안겨줬다. 12월 첫 째주, 그는 석탄발전소의 탄소 배출량 감축 의무 규정을 완화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마지막 주에는 석탄발전소가 수은을 비롯한 유해 물질을 얼만큼이나 대기에 배출할 수 있는지에 관한 규정을 완화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웨스트버지니아주 찰스턴에서 열린 연설집회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2018년 8월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웨스트버지니아주 찰스턴에서 열린 연설집회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화답하고 있다. 2018년 8월21일. ⓒMANDEL NGAN via Getty Images

 

휠러를 EPA 역대 15번째 청장에 지명한 건 형식상 절차에 불과하다. 지난달 그는 EPA 48년 역사상 최장수 청장 직무대행에 등극했다. 2013년 밥 퍼시아세프의 5개월 기록을 깬 것이다. 직무대행에 관한 EPA 규정은 모호할 뿐만 아니라 보통은 이를 크게 문제 삼는 경우도 없어서 일각에서는 그가 트럼프 정부 임기 끝날 때까지 직무대행으로 계속 일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공화당이 상원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어쨌거나 휠러는 무난하게 인준될 전망이다.

 

* 허프포스트US의 Trump Nominates Andrew Wheeler As Permanent EPA Administrator를 번역, 편집한 것입니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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