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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가 연기될 수도 있다'고 영국 장관이 처음으로 밝혔다

브렉시트까지 남은 날짜는 80일 뿐이다.

  • 허완
  • 입력 2019.01.08 11:57
ⓒDan Kitwood via Getty Images

영국 테레사 메이 총리가 유럽연합(EU)과 맺은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에서 부결될 경우 브렉시트가 연기될 수 있다고 마고 제임스 디지털문화미디어체육부 장관이 말했다. 영국 정부 관계자가 공개적으로 브렉시트 연기 가능성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제임스 장관은 7일 BBC ′ 폴리틱스 라이브’에 출연해 ”영국은 합의 없이 EU를 떠날 형편이 안 된다”며 브렉시트 합의안이 하원에서 부결되면 ”리스본조약 제50조를 연장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회원국의 EU 탈퇴 절차를 규정한 리스본조약 제50에 따르면, 영국은 탈퇴 문서에 서명한 지 꼭 2년이 되는 3월29일에 공식적으로 EU를 떠나게 된다. 불과 80일 후다.

영국과 EU는 브렉시트 이후 양측의 관계를 규정할 브렉시트 합의안(탈퇴 합의, Withdrawal Agreement)를 체결했다. 이제 최종적으로 영국 하원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통과 가능성은 여전히 매우 낮은 상황이다.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노딜(no deal) 브렉시트’의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말 그대로 영국이 EU와 아무런 합의 없이 무작정 EU를 떠나게 되는 것. 이는 영국 사회와 경제에 엄청난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힌다. 

 

제임스 장관은 ”노딜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서는 이 합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며 ”의원들이 그 위험을 가만히 앉아서 지켜볼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EU가 재협상을 수용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며 ”우리는 최선의 합의를 했고 이제 이를 통과시키는 것은 의원들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의회 통과를 거듭 호소한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제임스 장관이 브렉시트 연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의원들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원은 15일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이 발언은 미묘한 파장을 부르고 있다. 총리실은 ‘어떤 일이 있어도 영국은 예정대로 3월29일에 EU를 떠난다’고 거듭 밝혀왔다.

메이 총리는 6일 BBC ‘앤드류 마 쇼’에 출연해 ”합의안이 부결되면 우리는 전인미답의 영역으로 들어서게 된다”고 말했다. ”의회에서 어떤 반응이 나올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는 합의안이 부결되면 ‘노딜 브렉시트도 좋다’는 강경파와 EU에 잔류하자는 브렉시트 반대파가 서로 목소리를 높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브렉시트 자체를 하지 않게 될 위험이 있다.” 메이 총리의 경고다. 

ⓒGetty Images

 

7일 하원에 출석한 스티브 바클레이 브렉시트부 장관은 리스본조약 연장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으면서도 그는 ”이게 (영국이) 일방적으로 내릴 수 있는 결정이 아니라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나머지 27개 EU 회원국들의 동의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온갖 종류의 현실적인 문제들이 뒤따를 수 있다. 특히 5월 말에 치러질 유럽의회 선거가 그렇다. 리스본조약 50조를 연장하지 않고 EU를 떠난다는 것이 정부의 확고한 의지다.” 

메이 총리는 합의안에 반대하고 있는 의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EU로부터 추가 확답을 받아낸다는 계획이다. 핵심 쟁점인 아일랜드 백스톱(backstop)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허프포스트UK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EU가 새로 체결할 무역협정이 2021년부터 발효되도록 하는 방안을 메이 총리가 EU에 제안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백스톱이 적용되더라도 기한에 제한을 두는 것과 같은 효과를 발휘하도록 하자는 얘기다.  

그러나 구체적인 무역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발효 날짜를 못 박자는 이같은 제안이 받아들여질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EU 정상들은 표현만 다를 뿐 사실상 내용은 같은 메이 총리의 앞선 제안을 일축한 바 있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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