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중국이 '짝퉁 다이슨'을 적발했다.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일지 모른다.

미국은 중국 기업들의 지적재산권 침해 행위를 지적해왔다.

  • 허완
  • 입력 2019.01.07 15:18
  • 수정 2019.01.07 15:20
중국 공안이 압수한 다이슨 헤어드라이어 모조품.
중국 공안이 압수한 다이슨 헤어드라이어 모조품. ⓒShanghai Police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의 헤어드라이어 모조품을 만들어 판매해 온 중국 업체가 공안에 의해 적발됐다.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지적재산권 보호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이어서 관심이 쏠린다.

홍콩 영문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상하이데일리’ 영문 자매지 ‘샤인’에 따르면, 상하이시와 관둥성, 후젠성 공안은 대대적인 합동 검거 작전을 벌였다고 4일 밝혔다.

당국은 공장 두 곳을 압수수색해 다이슨 헤어드라이어 모조품 완성품 400개와 반제품 1500개, 부품 20만개를 압수하는 한편 관계자 36명을 체포했다.

당국이 ‘양’이라고 신원을 밝힌 용의자는 1년 전 아내와 함께 관둥성에 ‘DMSA’라는 이름의 회사를  설립하고 기술자들을 고용해 다이슨 모조품을 생산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핵심 용의자인 두 사람은 12월 중순에 체포됐다. 

ⓒRachel Murray via Getty Images

 

이들은 정상적인 무역 거래인 것처럼 꾸며 진품을 들여온 뒤 기술자들에게 분석을 맡겨 모조품을 생산했다. 또 이 업체는 부품 조달, 생산, 물류 시설, 도소매 등 전방위에 걸쳐 ‘짝퉁’ 사업을 벌여온 것으로 드러났다.  

상하이 공안은 이 모조품들이 진품의 최대 절반 가격에 판매됐다고 밝혔다. 일부 온라인 소매점들은 해외 ‘직구’로 관세를 물지 않아 가격이 저렴하다고 홍보했다. 

이 업체는 하루 평균 500~600대의 모조품을 팔아 1000만위안(약 16억3000만원) 넘는 부당 이득을 챙긴 것으로 추정된다.  

진품(왼쪽)과 모조품(오른쪽).
진품(왼쪽)과 모조품(오른쪽). ⓒShanghi Police

 

이번 수사는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 모조품을 구입한 소비자의 신고와 다이슨 본사의 진정에 따라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됐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공안은 이번에 적발된 모조품은 눈으로 보기에 진품과 매우 흡사하지만 안전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용자들의 모발을 손상시키거나 화재를 유발할 수 있다는 것.

공안은 이 업체가 다이슨의 인기 제품인 청소기와 고데기의 모조품도 생산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Damir Sagolj / Reuters

 

지적재산권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에서 핵심 쟁점 중 하나다. 미국은 ▲ 중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에 기술 이전을 강제하는 정책 폐지 ▲ 지적재산권 보호 등을 중국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무역전쟁’이 본격적으로 개시되기 전에도 중국 기업의 지적재산권 침해 행위에 민감하게 대응해왔다. 

일종의 시한부 ‘휴전 합의’ 이후 미국과 무역 협상을 계속하고 있는 중국 정부는 최근 미국의 요구에 응답하는 듯한 행동을 취하고 있다. 지적재산권과 강제 기술이전 문제를 다룬 새 외국인투자법을 지난 연말 공개한 게 대표적이다.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포함된 특허법 개정도 준비중이다.

중국 당국이 의도한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이번 검거 작전은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응할 의지가 있음을 미국에 보여주는 조치로 해석될 수 있다.

상하이 공안은 2018년 한 해 동안 500여건의 지적재산권 침해 사건을 수사했다고 밝혔다고 SCMP는 전했다. 물론 실제 위반 사례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저작권자 © 허프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관 검색어 클릭하면 연관된 모든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중국 #무역전쟁 #다이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