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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캐슬의 떡밥 '잠자리·마왕·그레이스 켈리'를 설명하다

이 드라마에 그냥 나오는 장면은 없다

  • 박세회
  • 입력 2019.01.06 15:26
  • 수정 2019.01.07 11:09
우주의 발 뒤에 죽어 있는 잠자리. 
우주의 발 뒤에 죽어 있는 잠자리.  ⓒJTBC 캡처

금·토 주말 2회 방영이 끝나도 스카이캐슬(‘SKY 캐슬’)은 끝난 게 아니다. 팬들의 수사는 드라마가 끝나고부터 시작이다. 스카이캐슬을 보는 것도 재밌지만, 집단 지성이 게시판에 모여서 작가가 던진 떡밥들은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난 4, 5일 방송된 13, 14화도 예외가 아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떡밥들이 잔뜩 등장했다. 이중 우리가 찾은 걸 공유한다.

 

잠자리

14화의 마지막. 성적표를 바라보며 분노한 혜나(김보라 분). 수학2에서 98점을 받아 전교 2등을 했다. “전교 2등도 엄청 대단한 거야”라며 다가온 우주(찬희 분)에게 혜나는 ”이건 정당한 경쟁이 아니냐. 절대 인정 못 해”라고 대답한다. 성적표를 짓구기고 자리를 떠나는 혜나의 뒤에 창문에 부딪혀 죽은 잠자리의 모습이 보인다. 스카이캐슬에 ‘그냥’은 없다. 이 드라마에 그냥 나오는 장면은 없다는 게 작가가 우리와 지금까지 약속한 가장 중요한 원칙이다.

이 잠자리 언제 나왔더라?

ⓒJTBC 방송 캡처

생각해보니 한서진(염정아 분)이 차를 마시는 장면이 이상하게 오래 잡힌 적이 있었다. 13화에서 김주영(김서형 분) 선생과 만나고 돌아온 서진이 찻주전자에 뜨거운 물을 넣어 차를 우리는데, 이 주전자에 잠자리가 새겨져 있다. 가을 잠자리는 여름에 성충이 되어 10월께에 죽는다. 특히 이 장면에서 서진은 차를 우리는 시간을 맞추기 위해 잠자리 다기 옆에 모래시계를 세워둔다. 시간이 흐르고 누군가 죽는다는 걸 암시하는 완벽한 떡밥이다. 이 장면을 에필로그에 나오는 혜나의 죽음과 연관 짓지 않을 수가 없다.

ⓒJTBC 방송 캡처

마왕

13화의 마지막 장면. 조선생(이현진 분)이 한서진을 김주영에게 데려가는 사이 김주영은 자신의 집에서 두 눈을 감고 음악을 듣고 있다. 여자 가수가 부르는 곡은 슈베르트의 ‘마왕’의 한 소절. 슈베르트가 괴테의 시에 곡을 붙인 이 노래의 가사를 보면 아이를 품에 안고 어딘가로 말을 달리는 부자가 등장한다.

″망토를 두르고 왕관을 쓴 마왕이 보이지 않으세요”라고 묻는 아이에게 아빠는 ”마왕이 아니라 마른 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일 뿐”이라고 달랜다. 부자가 겨우 집에 도착하지만, 사랑하는 아들은 이미 아비의 품속에서 죽어 있다.

ⓒJTBC 방송 캡처

그레이스 켈리

‘SKY 캐슬’의 홈페이지를 보면 한서진의 인물 소개 첫 줄에는 뜬금없는 문장이 있다. ”모나코 왕비였던 그레이스 켈리보다 더 진주목걸이가 잘 어울린다. 우아하고 기품이 넘친다”는 구절이다. 진주목걸이가 잘 어울리는 사람으로 왜 하필 그레이스 켈리를 꼽았을까?

미국의 영화배우 그레이스 켈리는 1956년 모나코의 왕자 레니에 3세와 결혼해 모나코 왕가에 들어간 신분 상승의 상징적인 인물로 주얼리, 특히 진주 목걸이를 사랑했다.

켈리는 1982년 당시 17세이던 자신의 딸 스테파니 공주와 동승해 직접 차를 몰고 가다 절벽으로 떨어졌다. 의료진은 켈리가 운전 당시 가벼운 뇌졸중을 일으켜 운동 기능을 일부 잃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사고로 스테파니 공주는 목숨을 건졌으나 켈리는 사망했다.

ⓒin movie ‘Rear Wind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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