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을 수년간 손발과 둔기로 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송명빈 마커그룹 대표가 두 번째 조사를 받기 위해 6일 오전 경찰에 출석했다. 지난 3일 첫 피의자 조사를 받은 뒤 사흘 만의 출석이다.
송 대표는 상습폭행 및 공갈 협박, 근로기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고소인 A씨는 고소장에서 자신이 2016년 3월부터 3년 동안 송 대표로부터 쇠파이프, 각목, 구둣주걱 등으로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6일 오전 9시쯤 송 대표는 출석 과정에서 미리 준비한 원고를 꺼내 읽었다. 송 대표는 ”폭언과 폭력은 어떠한 변명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음을 잘 안다”며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도 고소인 A씨가 자신의 횡령을 감추는 데에만 몰두했다고 주장했다.
송 대표는 “A씨가 회삿돈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개발 제품 관리에도 부실하는 등 회사는 점점 어려운 상태로 치닫게 되었다”며 ”나와 이사회는 2018년 초 A씨에게 사직을 요구했고 성실한 업무 인수인계만 강조했으나 A씨는 사직 요구를 뒤로 한 채 자신의 배임·횡령 혐의를 축소·은폐·은닉하는 일에 몰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송 대표는 “A씨는 나의 폭행과 폭언을 수집하는 데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쏟았다”며 ”대부분의 일반인은(일반인이었다면) 22개의 폭행(폭언) 녹취록을 만들기 전에 사직하거나 경찰에 신고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송 대표가 언급한 녹취록 중 하나엔 아래와 같은 대화가 담겨 있었다.
송명빈 대표 : 어떻게 너라는 XX는 질문이 없냐. 너는 너 말고 아무것도 관심이 없지. 내가 오더(지시)하면 아무것도 생각 안 하고 바로바로 막 전화하고 그러잖아. 너는 X나게 맞아야 돼. 죽을 때까지 맞아야 돼!
A씨 : (비명을 지르고 울면서) 죄송합니다
송명빈 대표 : 어디 소리를 지르냐. (수십번 질문하며) 너는 왜 맞을까?
A씨 : (울부짖으며) 잘못했습니다.
송 대표는 현재 A씨가 횡령·배임을 감추려고 폭행과 폭언을 유도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며, A씨는 자신이 명목상 대표에 불과했다고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