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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가 미국에서 가격을 대폭 인하했다.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

테슬라 모델3에 대한 수요가 둔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허완
  • 입력 2019.01.03 17:59
  • 수정 2019.01.03 18:05
ⓒThe Washington Post via Getty Images

최근 몇 년 동안 테슬라의 가장 큰 걱정은 바로 공급이었다. 전기차 대중화 시대를 이끌기 위해 야심차게 출시한 모델3의 생산 속도가 도무지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모든 역량을 생산규모 확대에 쏟아부었다. 애널리스트와 전문가, 언론은 테슬라가 매번 생산량 자체 목표치 달성에 실패하는 것을 지켜보며 얼마나 빠르게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느냐에 따라 테슬라의 운명이 좌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모든 논평과 전망들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았다.

‘수요는 충분하므로 공급을 늘리는 게 관건이다.’ 

그러나 어쩌면 그 오랜 통념과 작별을 고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The Washington Post via Getty Images

 

전격 가격인하

테슬라가 2일(현지시각) 현재 판매중인 모든 차종의 미국 내 판매가격을 2000달러(약 225만원)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는 테슬라 모델3에 대한 수요가 예상보다 저조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블룸버그 등이 보도했다. 

테슬라는 연방 세액공제 혜택 축소로 인한 소비자들의 부담을 ”일부 흡수”하기 위해 가격인하를 단행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한 자동차 업체가 친환경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로 인증된 차량을 20만대 넘게 판매하면 이후부터는 해당 업체가 생산한 전기차에 대한 연방 세액공제(federal tax credit) 혜택이 줄어든다. 테슬라는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먼저 누적 판매량 20만대를 달성했으며, 곧 GM이 뒤따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테슬라 전기차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은 올해 1월1일 출고분부터 7500달러에서 절반인 3750달러로 축소됐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1875달러로 줄어들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아예 사라진다. 

ⓒJOSEP LAGO via Getty Images

 

수요 둔화 신호?

그러나 시장은 테슬라의 가격인하를 부정적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생산규모를 확대하느라 내내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예고 없이 가격을 낮춘 이유가 석연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가격인하가 수익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날 테슬라의 주가는 6.81%나 하락한 310.12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 토니 사코나기는 ”모델3에 대한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WSJ에 말했다. 코웬의 애널리스트 제프리 오스본도 모델3에 대한 미국 내 얼리어답터들의 수요가 정점을 찍었다는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탐베리노는 ”수요에 대한 의문이 여전하다”며 목표주가 225달러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모건스탠리의 애덤 조나스는 ”오늘 발표된 가격인하는 우리가 아는 한 모델S 출시 이후 테슬라가 단행한 것들 중 가장 미심쩍은 것”이라며 목표주가 291달러, ‘비중유지’ 의견을 냈다. 

다만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의견도 있었다.

RW베어드의 애널리스트 벤 칼로는 ”수요에 대한 우려는 과장되어 있다는 의견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현재 북미 지역에 한해 출고되고 있는 모델3가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도 풀리기 시작하고, 저렴한 기본형 모델이 인도되기 시작하면 수요가 꾸준히 유지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가 일부 있지만 여러 애널리스트들은 모델3의 글로벌 판매 증가와 생산량 확대 등에 힘입어 테슬라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SOPA Images via Getty Images

 

기대에는 미치지 못한 ‘역대 최고치’ 

이날 테슬라는 4분기 생산량과 인도대수 수치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 기간 동안 모두 8만6555대의 차량을 생산했다. 3분기보다 8% 늘어난 수치이자 역대 최고치다.

그 중에서도 모든 이들의 관심이 쏠려있는 모델3의 생산량은 6만1394대를 찍어 전분기 대비 15% 증가했다. 모델S와 모델X는 2만5161대 생산됐다.

테슬라는 모델S와 모델X, 모델3를 모두 합해 9만700대를 고객들에게 인도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만9870대에 비해 세 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역대 최고 기록이기도 하다. 

이 중 모델3는 6만3150대 출고됐다. 1년 전에는 1550대에 불과했다. 4분기에 인도된 모델3는 모두 북미 시장에 한해, 또 가장 저렴한 3만5000달러짜리 기본형을 뺀 중·고급형 모델(4만4000~7만8000달러)에 한해 이뤄졌다고 테슬라는 설명했다.

2018년을 통틀어 테슬라는 모두 23만5240대의 차량을 고객들에게 인도했다고 밝혔다. 모델3가 12만5646대, 모델S와 모델X를 합해 9만9394대다. 지난해의 10만2807대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테슬라가 4분기에 역대 최고 생산량과 인도대수를 기록했지만 모두 시장 전망치에는 약간 미치지 못한 수준이라고 WSJ은 전했다.  

 

 허완 에디터 : wan.heo@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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