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2019년 01월 03일 15시 56분 KST | 업데이트됨 2019년 01월 04일 10시 51분 KST

청와대는 정말 비위 적발자 김태우를 1계급 특진 대상으로 추천했을까?

두 가지 다른 사실이 섞여 있다

 

특진으로 달래다 안 되니 꼬리 자르기?

일요신문의 단독보도에 의하면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었던 김태우씨는 ’2018년에 청와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으로부터 1계급 특진을 약속받았다’고 주장했다.

 

뉴스1
청와대 특별감찰반이 윗선의 지시로 민간인 불법 사찰을 했다고 주장하는 김태우 수사관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원)이 검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던 중 취재진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다음은 김씨의 주장인데 1계급 특진을 약속받은 이유는 이렇다.

“박형철 비서관이 회식자리에서 수석님 지시라며 비트코인 업체를 처벌할 수 있을 만큼 보고가 되면 1계급 특진을 해준다는 말을 전해줬다”

부연하자면 김태우는 자신의 직속상관의 지시로 고건 전 국무총리 아들 고진 씨, 변양균 전 정책실장,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등 참여정부 시절 인사의 암호화폐 투자 정보를 수집했고 이 작업이 잘 마무리될 것을 조건으로 6급 공무원인 김씨에게 1계급 특진을 약속했다는 주장이다.

일단 ”청와대가 민간인 사찰을 했다”는 김씨의 주장은 검찰 수사 대상이니 이 부분은 제외하고 다른 걸 살펴보자. 김씨에 대한 특진 추천 시점이다. 일요신문은 ”김씨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나는 모양새”라며 그 증거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2018년도 검찰직 5급 특별승진 시행관련 대상자 추천’이란 문서를 제시했다. 이 문서에 적힌 날짜는 11월 21일이다.

이 날짜가 중요한 이유는 청와대가 비위혐의 적발을 이유로 김씨를 업무에서 배제한 날이 특진 추천일보다 앞서기 때문이다. 김씨는 11월 2일 경찰청 특수수사과를 찾아가 자신이 특감반 소속이라는 신분을 밝히고 자신의 지인인 건설업자 최모씨의 뇌물 사건 진행상황을 캐물었다. 이른바 ‘수사 개입’ 의혹이다.

청와대는 김씨가 ‘수사 개입‘을 한 그날 바로 업무에서 배제했다고 한다. 청와대와 김태우씨의 발언을 조합하면 ‘청와대는 김씨의 수사개입을 확인하고 업무에서 배제하고도 그 뒤에 그를 특진 대상으로 추천했다‘는 것이다. 기사는 ‘법조계 일각의 주장‘이라며 ‘‘애초에는 김태우 씨를 5급 발령으로 달래려고 했다가 보도 이후 꼬리 자르기 아니겠냐’고 이야기했다.

다른 매체도 이 사안을 비슷하게 평가했다. 문화일보는 ” 11월 21일 서울중앙지검 내 5급 특별승진 대상자로 추천됐던 것은 11월 2일 직무 배제했다고 주장한 시기 이후라는 점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고 조선일보도 ”앞서 청와대는 개인 비리가 있어 김 수사관을 검찰로 복귀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 사람이 특별 승진 대상으로 추천됐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작년’의 의미

조선일보는 ”검찰에 따르면 김 수사관은 작년 11월 21일 서울중앙지검 2018년도 검찰직 5급 특별 승진 신청 대상자로 추천됐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발행 시점은 2019년이므로 여기에서 ‘작년’의 의미는 2018년이 된다.

그런데 일요신문이 말한대로 ”김씨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나는 모양새”가 되기에는 오류가 있다.

일단 ‘작년‘, 그러니까 2018년에 김씨가 특진 추천을 받은 것은 맞다. 다만 추천을 해준 곳은 김씨의 주장처럼 ‘반부패비서관’, 그러니까 청와대가 아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3부장(A 부장검사)이 추천인이다.

경향신문은 ”(2018년 11월) 당시 청와대는 검찰 수뇌부에만 김 수사관의 복귀 경위를 통보한 상태였다”며 ”김 수사관의 비위 적발 사실을 알지 못했던 A 부장검사는 김 수사관이 작성해 온 공적설명서에 형식적으로 추천인 서명만 해줬다”고 보도했다.

청와대는 김씨의 주장대로 ‘특진 추천서’를 써준 적은 있다고 했다.

″김 수사관은 2017년 11월 대검찰청에 특진을 신청하고 이인걸 전 특별감찰반장의 추천서를 제출했다. 당초 이인걸은 청와대에 파견 나온 검찰공무원의 특진 신청이 부적절하다며 난색을 표했지만 김 수사관의 계속된 요청으로 추천서에 서명해줬다고 한다. 그러나 대검 사무국은 김 수사관이 상대적으로 업무가 힘든 수사부서 경험이 적어 특진 제도 취지에 맞지 않다고 보고 김 수사관을 탈락시킨 것으로 전했다”

2019.01.03 [단독]김태우 “청이 특진 약속”?…본인이 요청, 시기도 달라
- 경향신문

양측의 보도를 정리하면 이렇다. 김태우는 2017년과 2018년 2년 모두 추천서를 바탕으로 특진을 신청했다. 공무원임용령 등에 따르면 6급 공무원은 일정 근속기간을 채운 후 업무 실적을 내세워 특진을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청와대’ 측에서 추천서를 써준 시점은 2018년이 아닌 2017년이다. 이 시점을 기준으로 따지자면 ‘비위 때문에 직무에 배제해 놓고서는 뒤에서는 추천서를 써줬다‘는 주장은 맞지 않다. 마찬가지로 ‘애초에는 김태우 씨를 5급 발령으로 달래려고 했다가 보도 이후 꼬리 자르기를 했다’는 주장도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 3부장은 2018년 11월에 비위로 검찰에 원복된 김태우에 대한 추천서를 써준 이유에 대해 ‘비위 적발 사실을 알지 못했고’ ‘형식적으로 추천서를 써주었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검찰 수뇌부에만 김씨의 비위 사실을 알렸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크게 이상할 것은 없는 내용이다.

경향신문은 보도 말미에 “이인걸은 김 수사관에게 특진을 약속한 적이 없다. 이인걸이 특진을 약속했다면 김 수사관은 전년도에 이어 2018년에도 이 전 반장의 서명이 적힌 추천서가 필요했겠지만 요청은 없었다”는 청와대 관계자의 목소리를 인용했다. 즉 이 사건이 정말 앞뒤가 맞지 않기 위해서는 ‘청와대가 2018년 11월, 비위가 적발된 직후에 김태우에 대해 추천서를 써주었다’는 사실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런 증거는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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