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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판에 떠도는 중국 '유기농 클릭 농장'의 실체는?

전문 클릭 재배업자는 물론 브로커도 있다

  • 박세회
  • 입력 2019.01.02 12:43
  • 수정 2019.11.25 09:39

확인한 결과 다수의 인터넷 게시판에 ’중국의 불법 클릭 공장’을 다룬 내용의 사진들이 떠돌고 있다. 수천 대의 스마트폰이 서가의 책처럼 진열되어 있고 노동자들이 이를 조작해 특정 앱의 다운로드 순위를 올린다든지, 페이스북 계정의 팔로워를 늘린다는 내용이다.

예를 들면, 중국 최대의 소셜미디어 웨이보에는 아래와 같은 사진이 떠돌았다. 한 여성이 스마트폰 수십 대를 조작하고 있는 모습이다.

ⓒWeibo via Tech in Asia

이런 게시글들은 실체가 있는 주장일까? 실체가 있다면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해당 사진이 웨이보에 올라온 것은 지난 2015년 2월 2일. 당신 올린 이는 ”열심히 일하고 있는 앱스토어 랭킹 공장의 노동자”라는 코멘트를 달았다.

당시 이 사진을 근거로 클릭 농장(혹은 공장)의 실체를 보도한 ‘테크인아시아’를 보면 ”이런 사진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연관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몇몇 사이트를 보면 앱스토어 순위 10위 안에 들어가는 비용은 한화로 하루에 약 1250만원”이라고 되어 있다.

ⓒ웨이보

지난 2017년에는 태국에서 30만개가 넘는 심카드(SIM card)를 이용해 소셜미디어의 ‘좋아요’를 생산하던 중국인 3명이 적발되기도 했다. 

AP의 당시 보도를 보면 이들은 476개의 휴대전화와 34만7000개의 심카드를 사용해 중국 최대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중 하나인 ‘위챗’ 등의 팔로워 순위 등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잉글리시러시아’의 트윗 계정이 올린 아래 중국의 클릭 농장 영상은 1백만 번 넘게 재생되기도 했다.

그런데 대체 왜 이리 많은 스마트폰이 필요한 걸까? 21세기인데,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좋아요’를 자동으로 늘릴 수는 없는 걸까? 대체 왜 클릭 농장들은 사람이 직접 작업하는 유기농 재배를 고집하는 걸까?

농담같지만, 클릭을 유기농(organic)으로 재배하지 않으면 소셜미디어의 ‘서비스조건’(Terms of service)에 걸리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셜미디어 마케터들은 꼼수를 쓰지 않은 팔로워나 좋아요를 ‘오가닉’이라고 부른다. 

이런 방법을 쓰는 데는 이유가 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이나 애플이 수만개의 좋아요나 앱 다운로드가 동일한 IP 주소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이에 사용된 해당 계정을 삭제할 수 있다. 태국에서 적발된 중국인들 역시 수십만 개의 심카드를 돌려가며 사용해 IP 추적을 우회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클릭을 안전하게 기르는 데는 유기농 밖에는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조회수, 앱 다운로드 횟수, 페이스북의 팔로워, 트위터의 팔로워, 특정 포스팅의 좋아요 개수 등 이들이 조작 가능한 유기농 상품은 수천 가지고 소셜미디어 사업자들의 감시망을 피해 상품을 배달하는 방법은 지금도 발전 중이다. 

또한 이런 클릭 상품을 사고파는 시장이 아시아권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브로커나 구매자가 영미권에 있는 경우도 허다하다. 지난 8월 뉴욕타임스는 유튜브 조회수를 팔아 생계를 꾸리는 32세 남성의 이야기를 소개한 바 있다. 

당시 NYT의 보도를 보면 32세 마틴 바실리에프는 자신의 웹사이트 ’500Views.com’을 통해 컴퓨터로 조회수를 생산하는 서비스와 조회수를 사고자 하는 고객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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