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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학자들이 뽑은 ‘올해의 통계’ 는?

어떤의미일까?

버려진 비닐 봉지들. 90% 이상의 플라스틱이 재활용되지 않는다. 유엔 보고서
버려진 비닐 봉지들. 90% 이상의 플라스틱이 재활용되지 않는다. 유엔 보고서 ⓒHuffpost KR
 

영국은 산업혁명의 발상지일 뿐 아니라 그 근간이 된 근대 과학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영국의 유수한 과학단체 이름에 거의 예외없이 왕립(로열)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는 건 이런 역사적 배경을 반영한다. 이는 영국 통계학이 대규모 집단을 장기간에 걸쳐 추적하는 코호트 분석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바탕이기도 하다. 과학에 먼저 눈뜬 원조국가가 누릴 수 있는 이점이라고나 할까? 영국왕립통계학회(RSS)가 발표하는 `올해의 통계’(Statistics of the Yea)는 그래서 좀 더 눈길을 끈다.

 

ⓒHuffpost KR

 

이 학회가 선정한 2018년의 통계 숫자는 `90.5%’다. 무슨 숫자일까?

전세계에서 재활용되지 않는 플라스틱 쓰레기 비율을 가리킨다. 1950년부터 2015년까지 전세계에서 생산된 플라스틱 83억톤 가운데 지금도 사용되고 있는 것은 전체의 30%다. 나머지 63억톤은 소각되거나 버려졌다. 12%는 소각되고, 79%는 매립되거나 버려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숫자는 유엔이 올해 발표한 보고서 `일회용 플라스틱‘(Single-Use Plastics: A Roadmap for Sustainability)을 통해 전세계에 알려지면서 유명해졌다. 플라스틱은 온실가스와 함께 세계 환경 문제의 핵심 키워드로 등장하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는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에서 `플라스틱의 역습’을 미세먼지에 이어 2위 뉴스로 꼽았다.

 

 
전세계 절대빈곤층 추이. 
전세계 절대빈곤층 추이.  ⓒ세계은행 보고서
 
 
 

이밖에 `올해의 통계′ 후보에 오른 것들은 다음과 같다.

 

9.5=지난 10년간 감소한 전세계 절대빈곤층의 %포인트 숫자다. 살 만한 나라들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10년 기간은 궁핍의 세월이었다. 하지만 그 기간에 저개발국에서는 많은 사람이 절대빈곤 상태에서 벗어났다. 세계은행이 계산한 바로는 2008년 전세계 절대빈곤층은 18.1%였다. 현재 그 비율은 8.6%로 절반 이상 줄었다.

 

6만4946=2017년 11월부터 2018년 10월 사이에 발병한 유럽 홍역 환자 수다. 한 해 전 2만5465명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2016년 4240명과 비교하면 15배나 많다. 일부 국가에서의 보건 시스템 붕괴와 백신 부족 등이 어우러져 빚어진 사태로 추정된다. 홍역은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질병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태가 빚어진 것에 경각심을 고취하기 위해 추천된 숫자다.

 

40%=65세 이전에 사망한 러시아 남성 비율이다. 이 숫자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가 연금수령 연령을 60세에서 65세로 올린다고 발표한 것을 계기로 유명해졌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러시아 남성 10만명당 6만84명만이 65세까지 생존한다. 이는 영국의 87%, 미국의 79%에 비해 크게 낮은 비율이다.

 

하루만에 스냅챗 시가총액 13억달러를 날려버린 카일리 제너의 트윗.
하루만에 스냅챗 시가총액 13억달러를 날려버린 카일리 제너의 트윗.

 

 

13억달러=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10종경기 금메달리스트 케이틀린 제너의 막내딸인 미국의 패션모델 카일리 제너(Kylie Jenner)의 트윗 한 마디로 하루만에 날아간 스냅챗의 시가총액이다.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을 극명하게 드러내주는 숫자다.

2400만명이 넘는 팔로워를 갖고 있는 제너는 지난 2월2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스냅챗 더는 안 쓰는 사람 없나? 나만 안 쓰나…아유, 슬퍼”라는 짤막한 트윗을 날렸다. `셀럽’의 한마디에 곧바로 스냅챗을 끊는 사용자들이 속출하고 스냅챗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이날 하루에 스냅챗 시가총액은 227억8000만달러(24조5682억원)에서 214억5000만달러(23조1338억원)로 하락했다. 제너가 날린 트윗의 알파벳 한 문자당 1480만달러가 날아간 셈이다. 파장이 커지자 제너는 “스냅챗을 아직도 사랑한다”고 해명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학회는 지난해 처음으로 ‘올해의 통계’를 선정했다. 지난해 올해의 통계’로 뽑힌 숫자는 ‘69’였다. 미국에서 한 해 동안 잔디깎기 기계 사고로 숨진 사람 숫자다. 이는 한 해 동안 테러로 숨진 사람(14명)보다 5배나 많은 숫자다.

*이 글은 한겨레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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