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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공개한 초계기 레이더 영상을 직접 보자

서로 다른 얘기를 하고 있다

  • 박세회
  • 입력 2018.12.28 19:59
  • 수정 2018.12.28 20:03
ⓒYoutube/modchannel

사건은 이렇다. 12월 20일 일본 해상자위대 제4항공군 소속 초계기 P-1이 한국 해군의 광개토대왕함과 해경 함정이 북한 어선을 구조하는 작업을 하는 와중에 인근을 비행한 일이 있다.

이 일이 있고 일본 측은 광개토대왕함이 ”화기관제(사격통제) 레이더를 방사했다”며 ”이는 총구를 겨냥한 것”이라며 항의했다. 한국 해군이 ”레이더를 방사한 일이 없다”며 부인하자 오늘 일본 방위성 측은 급기야 이 초계기의 내부 영상을 공개했다. 

일본 방위성은 28일 오후 5시쯤 공식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한국 해군 함정에 의한 화기(火器) 관제 레이더 조사(照射) 사안’이라는 제목의 13분7초짜리 영상을 올렸다.

우리 군 당국은 이 영상이 지난 20일 오후 2시55분부터 오후 3시15분 사이에 촬영된 것으로 분석했고 일본이 이 중 일부를 편집해 공개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일본은 당일 오후 3시 4~7분, 3시 8~10분 두 차례 광개토대왕함으로부터 사격통제 레이더를 받았다고 주장하지만 우리 측은 추적레이더(STIR)를 운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영상을 보면 초계기 P-1이 경계 감시를 위해 외부를 찍는 상황이 나타나 있다. 자위대 대원이 레이더가 포착됐다고 말하는 음성도 여러번 녹음됐지만 일부는 자체 편집 과정에서 효과음 처리했다.

군 관계자는 이날 방위성의 영상 공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해상에서 어떤 레이더를 운용할지는 함장이 (판단)한다”며 ”일본이 (광개토대왕함에) 접근해놓고 트집잡는 것은 황당하다”고 말했다.

영상에는 광개토대왕함이 북한 조난 선박을 구조하는 장면이 담겼고 그 옆에는 우리 측 해경 5001함도 1척 떠 있다. 북한 선박 옆에는 고무보트 2척이 함께 떠 있다.

군 당국의 분석에 따르면 P-1은 광개토대왕함에 500미터까지 접근한다. 높이는 150미터 정도로 일반적인 기준보다 매우 낮게 근접비행하는데 해군 측은 위협적인 저공비행이라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광개토대왕함 함미로 P-1이 지나가는 장면을 보면 저공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함미사일과 대잠어뢰가 장착가능한 대잠초계기가 오면 충분히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은 항공기가 해수면으로부터 150미터까지 내려가지 말라는 국제민간항공규정을 지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민간항공기에만 적용된다”고 반박했다.

일본의 이런 비행에 먼저 항의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배에 피아식별장치가 있어 8마일에서 일본 항공기를 확인했다”며 ”우리는 민간 선박 구조 중이라 우군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영상에는 자위대 대원들이 레이더를 탐지하고 이를 파악하기 위해 교신하는 음성이 담겼지만 세부 주파수 대역대 등은 나오지 않는다. 효과음 처리된 부분에 포함됐는지도 확인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교신만으로는 우리 측 STIR 레이더로 생각할 수 없다”며 ”조사를 받았다면서 주파수 특성을 하나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를 확인해 달라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또 ”교신내용을 보면 톤이 급박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통상적으로 P-1이 올라가서 오른쪽으로 가야 하는데 왼쪽으로 돌았다, (P-1 입장에서) 위협되지 않았다고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교신 내용을 보면 자위대 대원은 한국 측 해군의 안테나가 P-1을 향하고 있다며 어떤 의도냐고 여러차례 묻기도 한다. 하지만 위협 상황 대응시처럼 중지하라는 등의 교신은 나오지 않는다.

이 관계자는 ”우리 측은 한국 해군 배(Korea South Navy Ship) 청취음을 한번 들었는데 수신기에 잡음이 있어 해경(Korea Coast)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 ”일본은 과거에 JMSDF(해상자위대)라고 썼는데 어느 순간 Japan Navy라고 한다”며 ”이런 용어를 쓰는 건 다른 의도가 숨어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일본 측은 우리 측 해군이 북한 선박을 구조하고 난 뒤에 레이더를 쐈다고 주장했지만 군 관계자는 영상을 설명하며 ”구조 중인 상황”이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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