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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28일 09시 53분 KST

미국이 방위비 분담금 협정 협상에서 한국을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50% 인상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NICHOLAS KAMM via Getty Images

미국이 내년부터 적용될 제10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최근 협상에서 협정 유효기간을 1년으로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 협정의 유효기간은 5년이어서, 돌연 유효기간을 1년으로 하자는 미국의 제안은 한국에 큰 압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방위비 분담 협상 과정을 잘 아는 소식통은 27일 미국이 지난 11~13일 서울에서 진행된 10번째 회의에서 차기 협정의 유효기간을 1년(2019년 한해)으로 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유효기간은 분담금 총액과 더불어 협상의 주요 쟁점 중 하나였다.

미국의 이런 ‘돌발’ 제안에 대해 우리 쪽은 유효기간을 1년으로 줄이는 것을 검토할 수는 있지만, 미국의 애초 요구보다 분담금 총액을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대폭 증액 요구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우리 쪽은 다음 협상을 내년 1월 중에 잡으려 하고 있지만, 아직 협상 날짜를 잡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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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6월26일 장원삼 외교부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왼쪽)와 티모시 베츠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가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제10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 체결을 위한 제4차 회의에 앞서 악수하는 모습.

 

미국의 의도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적으로 동맹국들과의 방위비 분담금 틀을 전반적으로 재조정하려는 전략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일 `부자 국가들의 무임승차’를 비난하고 “더 이상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하지 않겠다”거나 “호구가 되지 않겠다”며 한국, 일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유럽 국가들이 해당 국가에 주둔하는 미군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인상하라는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한국과 1년짜리 단기 협정을 맺어 새로운 전략을 가다듬을 수 있는 시간을 번 뒤, 한국을 포함해 내년에 분담금 협상이 예정된 일본 및 나토에도 적용하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한-미는 지난 3월부터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벌인 결과 지난 11~13일 서울에서 열린 10차 회의에서 총액에 대한 이견을 상당히 좁혔지만, 미국 수뇌부가 대폭 증액을 요구하는 훈령을 내리면서 협상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제9차 특별협정에 따라 올해 한국의 분담액은 약 9602억원이며, 10차 협정에서 미국은 갑자기 50% 정도의 대폭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전했다. 유효기간을 이전의 5년에서 갑자기 1년으로 하자고 제안한 것도 협상 타결이 무산된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향후 추가 협의 및 입장 조율 방안에 대해서 외교 경로를 통해 미국 쪽과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 협정의 유효기간은 오는 31일까지로, 협정 공백 상태가 길어지면 국내 미군부대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 임금 지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주한미군사령부는 협상 미타결 때 내년 4월 중순부터 한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무급휴직 시행이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공문을 지난달 7일 전국주한미군한국인노동조합에 발송하는 등 전방위로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