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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소셜 미디어에서 사랑받은 유행어 6

#JMT과 #JMTGR의 차이점은?

소셜 미디어의 발전과 함께 유행어의 흐름도 빨라지고 있다. 2018년 소셜 미디어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던 유행어들은 무엇이 있었을까? 허프포스트가 올해를 정리하며 2018년의 유행어를 모았다. 먼 훗날 ’2018년의 생활상’을 돌아볼 수 있는 사료로 남길 기대해 본다.

1. 갑분싸(갑자기 분위기 싸해짐)

2018년은 갑분싸의 한 해라고 봐도 무방하다. 사실 아무리 행복한 모임이더라도 ‘갑분싸‘가 되는 순간은 언제나 있었다. 인류 역사 내내 그랬다. 그간 그 순간은 ‘순간의 고요’ ‘불현듯 찾아온 숙연함’과 같은 단어로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 그럴수록 분위기는 더욱 적막해졌다.

언제부터인가 ‘갑분싸’라는 말은 그런 갑작스러운 정적을 내쫓는 부적이 돼 줬다. 그런 순간에 ”갑분싸...” 한 마디면 다시 모임이 까르륵 활기를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주로 갑분싸를 불러온 이를 비난하면서(ex. ”아 갑분싸. 형 진짜 왜 이렇게 진지충이야~” or “아 갑분싸. 분위기 어떻게 할거야”) 다시 분위기가 고조되는 패턴.

어디서 처음 나온 말인지는 아무도 알지 못하지만 아마 별걸 다 줄이는 현대 유행 국어의 특징으로 인해 생성된 단어로 추측된다. 이로 인한 무한 변형도 가능하다. 갑분아(갑자기 분위기 아이스에이지), 갑분축(갑자기 분위기 축구), 갑분치(갑자기 분위기 치킨) 등등. 다만 처음에는 ‘요즘 10대’ 들만 쓰는 말이었으나 지금은 40대도 쓰는 국민단어가 돼 버려서, 내년부터는 유행어가 아니라 일상어에 등극할 듯하다. ‘창렬하다’처럼 말이다.

2. JMT

영어사전에 검색하니 ‘Jedi Mind Trick’의 줄임말이라고 하는데, 올해 JMT은 그보다는 훨씬 더 깊은 뜻으로 쓰였다. JMT 역시 줄임말이지만, 영단어를 줄인 것은 아니다. 글로벌 시대답게 한국어를 영어로 표기한 줄임말이다. 인스타그램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해시태그 중 하나이기도 한 JMT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Jon
Mat
Taeng

존맛탱!

진짜 맛있다는 뜻이다. 종종 JMTGR처럼 변형돼서 사용되기도 하는데 이는 ‘존맛탱구리’를 뜻하는 것으로 별다른 의미가 추가되지는 않는다.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 #JMT을 검색하면 음식 사진을 잔뜩 볼 수 있다.

3. 핵인싸

‘매우‘, ‘아주‘의 뜻을 담고 있는 현대 국어의 접두사 ‘핵(Nuclear)‘과 글로벌 시대에 맞춘 영어 유행어 ‘인사이더(Insider)‘를 더한 단어로, 조직이나 모임 내부에서 둥글게 잘 지내며 아는 사람도 많고 외향적인 성격의 사람을 뜻한다. 이전까지 조직이나 모임에 융화되지 못하는 사람을 ‘아웃사이더‘의 줄임말 ‘아싸‘라고 불렀는데, 여기에 대비되는 단어로 ‘인싸‘가 생겨났다. 여기에 ‘핵’까지 붙어 ”매우 아싸와 대비되는 사람”의 의미를 갖게 된 것이다.

추가로 ‘인싸‘가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물건을 ‘인싸템‘이라고 부른다. 물건을 팔아먹기 위한 얄팍한 마케팅 상술 같긴 하지만 어쨌든 페이스북에 종종 올라오는 ‘인싸템 모음’ 같은 영상에 따르면 에어프라이어, 소맥 제조기, 노래 부르는 연꽃 초 등이 ‘인싸템’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귀 움직이는 토끼모자도 추가됐다. 

4. TMI

ⓒPool via Getty Images
ⓒNICHOLAS KAMM via Getty Images
ⓒ뉴스1

국제화 시대에 맞춰 한국어 단어를 영어로 표기해 줄임말을 만든 ‘JMT’이나 ‘핵인싸’ 같은 단어와 달리 ‘TMI’는 온전히 영어 그 자체다. ‘Too Much Information’, 너무 많은 정보라는 뜻으로 굳이 알려줄 필요 없는 과다하게 잡다한 정보를 뜻한다. TMI의 예시로는 이런 게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볼펜보다 연필을 즐겨 사용하는 버릇이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의 눈썹 문신은 출장문신사가 집을 방문해 해 줬다.

가수 유노윤호의 스마트폰 잠금화면은 ‘캐시워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생일은 키스데이다.

래퍼 스윙스는 토익 970점이다.

정말 알아봤자 쓸모는 없지만 그래도 쏠쏠하게 알아가는 재미는 있다. 연예인이나 정치인뿐만 아니라, 친구들 사이에서도 누군가 ‘TMI’를 난사할 경우 “TMI 오진다”고 말해주는 재미가 있다. 그럼에도 TMI 난사가 끝나지 않을 땐 갑분싸로 이어지기도 한다. 

5. 그... 그치만 오니쨩...

ⓒ에브리타임

여름부터 ‘대나무숲‘이나 ‘에브리타임‘을 중심으로 퍼져 나간 드립이다. 매우 진지한 이야기로 시작하는데, 작성자를 억울하게 만들거나 당황스럽게 만드는 인물이 하나 등장한다. 결국 분노한 작성자는 그 인물에게 왜 이런 행동을 하냐고 채근하고, 그 인물은 갑자기 ”그.. 그치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오니쨩, 내게 관심조차 없는 걸!”이라고 외친다. 그럼 작성자는 갑자기 라노벨 츤데레 주인공마냥 ”손나 바카나(바보냐)! 그... 그럴리가 없잖앗-!”라고 말하며 그 인물을 은근히 챙기는 발언을 하고, 주변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인물들이 모자를 돌리며 ”오이오이~ 녀석, 제법이라구-.”라고 말하며 글은 끝난다. 지금 ‘그치만 드립’을 처음 접한 독자라면 이해가 쉽지 않을 수 있겠으나, 직접 읽어보지 않는 한 이 난해한 드립은 온전히 납득하기 힘들다.

이 드립이 너무 흥하자 ‘대나무숲‘을 보는 독자들은 진지한 게시물에도 ”언제 그치만... 나오나 걱정하면서 읽었다”며 ‘그치만 드립‘의 후유증을 호소하기도 했다. 경북대학교 에브리타임에 올라온 ‘하... 고등학생 동생 가방에서 담배 발견했다‘라는 제목의 글과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교수님, 당신께 경의를 보냅니다‘라고 시작되는 글이 가장 유명하다. 고려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김치를 싫어하는 예민한 후배 이야기’는 살짝 응용(?)된 글이다. 각각 클릭하면 확인해 볼 수 있다.

다만 이 드립은 이미 올해 너무 많이 사용돼 내년에는 ‘노잼’이 될 확률이 높다.

6. ~~공부법 간다

소셜 미디어 유행어를 만들고 주로 소비하는 연령대는 20대 대학생들이다. 이 유행어는 철저하게 대학생들에 맞춰진 유행어로,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코앞에 둔 대학생들이 ‘~~ 공부법 간다’는 글을 에브리타임에 게시하면서 시작됐다. 이런 게 있다.

데카르트 공부법 간다.
나는 시험 생각 안한다. 고로 시험은 존재 안한다.

답은 호랑이 가죽 공부법이다.
시험지에 이름 석 자만 남긴다.

이제 남은건 이순신 공부법이다.
나의 정답을 교수님께 알리지 않는다...

후 이제는 배추 공부법이다.
포기한다.

이제 올림픽공부법 간다.
참가에 의의를 둔다.

이런 창의적인 드립을 생각해낼 시간에 공부를 하면 되겠으나, 원래 시험 기간에는 뭘 해도 재미있다. 유독 시험기간에 이런 유행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성되는 걸 보면 인간은 극한에 몰렸을 때 최고로 창조적이 되는 것 같기도 하다.

올해 소셜 미디어에서 인기 있었던 유행어 중에는 ‘그치만...‘처럼 이미 올 한해 너무 많이 사용돼 내년에는 보기 어려울 것 같은 것도 있고, ‘갑분싸‘나 ‘핵인싸’처럼 모두가 사용하는 말이 된 것도 있다. 내년에는 어떤 유행어가 또 소셜 미디어를 통해 우리를 즐겁게 해 줄까? 모르긴 몰라도 한 가지는 확실하다. 창의력 넘치는 유행어들은 매년 끊이지 않을 거라는 점! 

김현유 에디터: hyunyu.kim@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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