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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 철조망' 잘라 국회의원들에 선물한 육군 부대가 사과했다

여당 의원들은 선물을 반납했다

육군 7사단이 지난 18일 접경 지역 주민의 어려움을 살피기 위해 진행한 '청책 투어' 차원에서 부대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 선물한 액자. 시범철수 GP(감시초소)의 철조망 일부가 안에 들어 있다. 
육군 7사단이 지난 18일 접경 지역 주민의 어려움을 살피기 위해 진행한 '청책 투어' 차원에서 부대를 찾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에게 선물한 액자. 시범철수 GP(감시초소)의 철조망 일부가 안에 들어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육군의 한 부대가 최근 시범 철수된 비무장지대 안 감시초소(GP) 잔해물을 보존하라는 지침을 어기고 초소 철조망 일부를 잘라 여당 국회의원들에게 선물한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정부 차원에서 군사적 긴장 완화라는 감시초소 철수의 상징적 의미를 기념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는 와중에 일어난 일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국방부는 26일 자료를 내어 “‘철거 감시초소 잔해물 보존’ 지침에도 불구하고 해당 부대가 착오로 기념품을 제작해 증정한 것이 확인돼 육군은 제작 및 활용을 즉각 중지시켰다”며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통신매체 뉴스1은 강원 화천의 육군 제7보병사단(사단장 박원호 소장)이 지난 18일 남북 접경지역을 찾은 여당 의원 7명 등 모두 9명에게 철수된 감시초소의 잔해인 철조망 일부를 잘라 기념품으로 줬다고 보도했는데, 국방부가 이를 인정하고 사과한 것이다.

육군 7사단은 감시초소 잔해물을 활용한 기념품에 “이 철조망은 전군 최초로 실시한 감시초소 철거 작전시 7사단 감시초소에서 사용하던 것입니다. 사단 전 장병은 한반도의 평화수호를 다짐하며 7사단을 방문하신 ○○○의원님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적어 의원들에게 전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시 접경지역 주민의 어려움을 살피는 ‘청책 투어’의 일환으로 해당 지역을 방문했다가 연말 맞이 위문 차원에서 7사단을 찾았다고 한다. 7사단은 이날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을 비롯해 김두관, 김정우, 김한정, 박정, 심기준, 윤호중 의원 등 국회의원 7명과 국방 전문위원, 외교 수석전문위원까지 모두 9명에게 이러한 기념품을 전달했다. 이뿐 아니라 앞서 12일과 17일 각각 사단을 방문한 군인공제회 관계자와 시중의 한 은행 관계자 등 2명에게도 같은 기념품을 줬다.

문제는 7사단의 이러한 기념품 증정 행위가 상부 지침에 어긋나는 행위라는 점이다. 국방부는 지난달 30일 11개 감시초소 시범 철수가 끝난 뒤인 지난 4일 육군 전 부대에 ‘철수 감시초소 잔해물 처리 지침’이라는 공문을 보내 감시초소 잔해물을 “양호한 상태로 보존”하라고 지시했다. “평화와 문화적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취지에서였다. 당시 국방부는 통일부,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감시초소 잔해물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태스크포스까지 꾸려 협의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육군 관계자는 “7사단은 지난달 20일께부터 시범 철수가 끝난 059 감시초소의 잔해물을 부대 안 역사관에 보관하다가 부대를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의미있는 기념품을 주자는 취지에서 폐기물 처리 지침에 따라 재활용하려고 한 것이다”라며 “그런데 그러는 와중에 국방부 공문이 내려왔고, 이런 사실이 지휘관에게 보고가 되지 않아 문제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8일 7사단을 방문했다가 기념품을 받은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지침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바로 국방 전문위원을 통해 기념품을 반납해달라고 요청했고, 다른 의원들도 모두 반납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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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국방부 #육군